창의성 기법 적용을 뛰어 넘어 학생들의 창의적 사고를 유도하는 질문부터 프로젝트 학습까지 교실 변화를 모두 ‘창의적’으로 탈바꿈하려는 교사들의 노력이 중간 점검의 시간을 가졌다.
2012 대한민국과학창의축전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핵심역량 중심의 창의·인성교육 수업모델 개발연구’의 중간발표가 열렸다. 16, 17일 양일간 △국어 △영어 △도덕 △사회 △기술가정 △음악 △미술 △체육 여덟 과목의 중간발표와 더불어 심사위원들의 평가와 피드백이 이어졌다.
과목별 핵심 역량 파악…모델 개발 과정 보여줘
창의·인성교육은 기존 인성 교육을 포함하지만 교과 활동 내의 창의적 체험 활동 속에서 자연스러운 인성 함양을 강조한다. 21세기의 ‘창의성’이 ‘집단 지성’과 ‘융합’이라는 키워드로 대표되는 만큼, 과거 창의적 인재가 ‘독특한 개인’이던 시절에서 ‘협력과 네트워킹’으로 변한 것이다. 따라서 창의·인성 교육은 일회적 교육 정책에서 그치지 않고 교육 인프라 개선 등 장기적으로 진행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과목별 연구책임자들은 해당 교과의 핵심역량을 분석하며 중간발표를 시작했다. 각 과목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문제 해결 능력과 소통 능력, 정보 처리 능력, 협업 능력 등이 핵심 역량으로 꼽혔다. 연구진은 이에 ‘창의적’ 인지 요소를 결합하여 교과 내에서 인성을 끌어내는 데 주목했다.
주목할 점은 많은 과목에서 최근 대두되고 있는 ‘스마트 기술’은 물론이며 이렇게 변화한 IT 관련 환경을 많이 활용했다는 것이다. 사회 교과에서는 ‘구글 어스’를 이용해 범죄 우발 지역에 대한 분석과 해결 방안 논의 등으로 내용을 확장시키는 모델을 제시했다. 또 영어 교과에서는 모바일 디바이스의 보급화로 이모티콘 사용이 잦아지는 것을 통해 ‘이모티콘 콘테스트’를 표방한 수업 모델을 내놓았다.
문화 콘텐츠를 다양하게 접목한 것도 흥미롭다. 도덕 교과에서는 소설 '가시고기'를 통해 부모의 헌신적인 모습을 깨닫고 영화 '버킷리스트'의 모티프처럼 부모와 함께 하고 싶은 일을 버킷리스트로 작성하도록 했다.
음악 교과에서는 제시된 테마에 대해 곡을 제시하거나, 저탄소 녹색성장 공익광고의 캠페인송을 만드는 활동을 포함했다. 특히 음악 교과의 경우 과학, 사회 등 타 교과와 어울려 다양한 ‘문화’를 음악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업 모델 개발 연구의 취지와 부합했다.
‘연구를 위한 연구’, ‘수업을 위한 수업’에 빠지지 말아야
과목별로 주어진 약 한 시간의 중간발표 후에는 5-6명으로 구성된 교과별 심사위원들이 해당 모델에 대한 평가와 피드백, 질의응답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준비된 시간이 모자랄 만큼 교사들의 모델 발표에 대한 열정도 뛰어났지만, 심사위원들의 평가 또한 날카로웠다.
특히 대부분의 교과목 연구진들이 피해갈 수 없었던 질문은 ‘해당 수업 모델의 실효성’에 대한 것이다. 모델로만 봤을 때 상당히 창의적이고 인성 함양에 긍정적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이지만 이것이 과연 실제 교육 현장에서 쓰일 수 있냐는 이야기다.
일반적으로 입시에 중요하다는 국어·영어·사회 등 교과에서는 “입시에 필요한 교육을 하는 것이 사실 현장의 핵심 아니냐”는 지적과 더불어 예·체능 교과에서는 “사실상 예·체능에 허락된 수업 시수가 적은데 이것을 어떻게 해낼 수 있겠냐”는 의문이 있었다. 또 연구안에서는 고교 수업 모델로 제작된 것들이 사실상 현장에 나가면 초‧중학생의 체험학습용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또 ‘창의‧인성’을 너무 ‘스파르타’로 만들어내려는 것은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 시간 여유를 가지고 끌어내야 하는 성질의 문제이고, 차시가 빠듯하게 진행되면 학생들에게 정말 ‘재미’를 줄 수 있냐는 것. “수업을 위한 수업이 되지 않겠냐”는 날카로운 비판이었다.
이에 연구진은 “피할 수 없는 지적인 걸 알지만 현장에서 어렵다는 비판을 뛰어넘어야 하는 것이 이 모델 연구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또 중간발표이니만큼 이러한 피드백을 적극 수용하여 창의·인성 요소를 최대한 학생들에게서 끌어내고, 이 지도안이 다른 요소와 접목할 수 있도록 마지막 발표까지 연구에 매진하겠다고 언급했다.
이 수업모델 연구는 올 겨울 최종 발표로 마무리되며 창의인성 교육넷 (http://www.crezone.net)에 그 내용이 모두 업로드 될 예정이다.
- 이승아 객원기자
- himeru67@hanyang.ac.kr
- 저작권자 2012-08-2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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