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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강봉 객원기자
2017-06-08

광합성에너지 대량 생산 예고 로잔공대, 고효율 광합성 촉매 개발에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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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세포 속에 들어 있는 엽록체는 광합성이 일어나는 장소다. 5~10μm 크기의 이 작은 타원형 기관에서는 이산화탄소와 물을 가지고 햇빛을 이용해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포도당과 같은 유기 양분을 만들어낸다.

그동안 많은 과학자들이 이 광합성 과정에 주목해왔다. 그리고 엽록소처럼 이산화탄소와 물에 태양 에너지를 가해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탄화수소 연료(hydrocarbon fuels)가 대표적인 경우다.

포화 탄화수소라고 하는데 탄소 원자가 전부 단일 결합으로 이루어진 것을 말한다. 탄소의 수가 늘어날수록 끓는점과 녹는점이 올라가는데 연소 시 많은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비행기 연료와 같은 고급 연료로 사용된다.

로잔 공대 과학자들이 식물 엽록소에서 하고 있는 광합성 작용을 모방해 새로운 신재생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고효율 촉매 개발에 성공했다.  ⓒWikipedia
로잔 공대 과학자들이 식물 엽록소에서 하고 있는 광합성 작용을 모방해 새로운 신재생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고효율 촉매 개발에 성공했다. 향후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기폭제가 되고 있다.  ⓒWikipedia

이산화탄소로 에너지 생산할 수 있는 고효율 촉매    

광합성을 흉내 내기는 어렵지 않은 일이다. 많은 과학자들이 인공 광합성촉매를 통해 에너지를 만들어왔다. 문제는 비용이다. 촉매를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상용화가 가능할 만큼 효율을 높여야 하는데 고품질 촉매를 개발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이 문제가 해결되고 있다. 7일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스위스 로잔 공과대학 연구팀은 태양전지 햇빛을 전기로 바꾸는 태양전지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쪼개 일산화탄소와 산소를 생산할 수 있는 고품질 촉매를 만들었다.

생산 비용을 줄인 이 촉매를 상용화할 경우 햇빛과 물, 이산화탄소만으로 가솔린과 경쟁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연료 생산이 가능하다. 특히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대량의 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신재생에너지연구소의 신재생에너지 전문가 존 터너 박사는 “로잔 공대 연구팀이 청정  에너지 생산에 기폭제가 될 멋진 연구 성과를 거두었다”며, 향후 이 촉매의 상용화 과정에 큰 기대감을 표명했다.

인공 광합성 과정은 이산화탄소를 산소와 일산화탄소(CO)로 분해하는 일부터 시작된다. 특히 일산화탄소는 수소와 결합해 다양한 종류의 탄화수소를 만들 수 있다. 탄화수소는 천연 가스, 석유(원유), 메탄올 등 중요한 에너지 자원 속에 들어 있는 물질이다.

인공 촉매를 통해 이런 에너지를 만들어낼 경우 전통적인 에너지 산업에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특히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는 이산화탄소를 새로운 에너지로 재생할 경우 에너지 산업 전반에 혁신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지난 1990년대 이후 많은 과학자들이 새로운 촉매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리고 비용이 적게 들면서 분해 효율이 높은 산화구리 촉매를 만들었다. 이 촉매를 통해  빠른 속도로 물과 이산화탄소를 분해할 수 있었다.

새로운 촉매 기술로 이산화탄소 활용 가능해져    

그러나 물과 이산화탄소를 분해하면서 물 분해속도가 너무 높아 산소와 일산화탄소 대신 원치 않았던 수소분자(H2)가 대량으로 만들어지고 있었다. 이런 과정을 세심하게 지켜본 사람은 로잔공대  대학원생인 마르셀 슈라이어(Marcel Schreier)다.

미카엘 그래츨(Michael Graetzel) 교수의 제자였던 그는 산화구리 촉매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세심하게 관찰했다. 그리고 지난해부터 여러 가지 방식으로 기존 촉매에 변화를 시도했다. 그리고 산화주석으로 제작한 전극을 통해 순수한 일산화탄소를 생산할 수 있었다.

그래츨 교수는 “뜻밖의 시도로 새로운 촉매기술을 개발했다”며, 슈라이어의 아이디어를 크게 칭찬했다. 주석은 열분해 활동을 막는 성질이 있다. 산화구리 촉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전극을 통해 촉매활동을 제한하며 물 분해 속도를 조절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슈라이어의 아이디어에 힘을 얻은 그래츨 교수 연구팀은 최고 효율의 촉매 개발에 착수했고, 지금의 산화구리 촉매를 제작할 수 있었다. 그래츨 교수는 “이 촉매를 통해 이산화탄소 중 90%를 순수한 일산화탄소로 변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에너지 효율도 대폭 향상됐다. 일산화탄소 생산 효율이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전에는 많은 전기 에너지를 투입해야 했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한 촉매는 태양전지에서 채취한 에너지의 13.4%만으로 일산화탄소 결합이 가능했다.

관련 논문은 이번 주 네이처의 자매지 ‘네이처 에너지’에 게재됐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많은 과학자들이 큰 놀라움을 표명하고 있다. 캘리포니아공과대학의 네이트 루이스(Nate Lewis)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가 다른 촉매 개발자들의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잔공대 연구 성과로 향후 신재생에너지 개발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로잔공대 연구가 아직 기초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저렴한 신재생에너지을 생산하기까지 갈 길이 멀다며, 효율이 더 뛰어난 전극 개발에 관심을 가져줄 것으로 당부했다.

광합성은 식물이 빛 에너지를 화학 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으로 지구상 모든 생명체의 에너지 근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이 기술을 상용화할 경우 지구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광합성의 비밀을 흉내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로잔공대 연구 결과는 그동안 난제였던 촉매의 효율성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고 있다는데 큰 의미를 담고 있다. 새로운 청정에너지 시대가 열릴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7-06-0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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