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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김상선
2022-06-28

과학기술부총리 신설은 계속 검토되어야 한다 [기고] 초당적인 지원 아래 안정적·지속적인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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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선 단국대학교 초빙교수

매일 아침 눈뜨면 과학기술과 관련된 새로운 용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디지털 전환과 에너지·환경 전환을 중심으로 한 대전환의 시대가 본격화되는가 하면 AR/VR 등 가상현실기술과 블록체인, 대체불가능토큰(Non-fungible token) 등 가상화폐 관련기술은 메타버스 발전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그런가 하면 프롭테크(Proptech, property+technology), 펨테크(Femtech, Female+technology), 사회문제 테크(각종 사회문제+technology) 등 과학기술과 크게 관련이 없어 보이던 영역에서도 과학기술이 구원투수로 등장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기초원천기술과 제조업경쟁력 강화의 주역을 담당해 오던 과학기술이 모든 분야의 미래를 보장하는 핵심수단으로 부상하면서 ‘과학기술 없이는 어떤 분야도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는 과학기술중심사회’, ‘과학기술이 인류발전과 번영을 좌우하는 팍스테크니카(Pax-technica) 시대’에 살고 있음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추세에 맞추어 출범 100일을 넘긴 현 정부에서는 어떤 과학기술정책을 계획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남은 임기 동안의 바램을 함께 정리해본다.

 

과학기술은 여야가 있을 수 없는 대표적인 초당적 영역으로서 정권에 무관하게 일관되고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영역이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과학기술분야는 초당적인 지원(bipartisan support)을 받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유력후보 모두 과학기술의 중요성과 함께 관련 공약을 적극적으로 발굴·제시한 것도 이를 잘 나타내주고 있다. 자연스럽게 현 정부 인수위원회에서 제시한 국정과제에도 과학기술 관련 내용들이 충실하게 잘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과학기술계 입장에서는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으며 응원의 박수를 보낼 일이다.

참고로 현 정부 국정과제에 나타난 주요 과학기술정책을 살펴보면 국가 R&D예산의 총예산 대비 5% 수준 유지 및 민간부문 R&D 세제지원 강화, 초격차 전략기술 육성으로 과학기술 G5 도약, 자율과 창의 중심의 기초연구 지원 및 인재양성, 100만 디지털인재 양성 및 디지털혁신 가속화, 지방 과학기술주권 확보로 지역주도 혁신성장 실현, 그리고 세계 7대 우주강국 도약 및 대한민국 우주시대 개막 등을 담고 있는가 하면 지난 정부와 차별화하여 탈원전 정책 폐기 및 원자력 산업 생태계 강화를 포함하고 있다.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당초 기대를 모았던 과학기술부총리 및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 신설 등이 반영되지 못한 것이다.

 

여러 가지 과제 중에서도 정부 총예산의 5% 수준을 과학기술분야에 배분하겠다는 투자목표가 돋보인다. 우리나라는 GDP 대비 과학기술투자 비율 세계 2위, 절대규모 세계 5위로 높은 순위를 자랑하고 있으며 어려운 정부 재정여건 가운데 과학기술예산을 매년 10% 내외로 증가시켜 오고 있다. 그렇지만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전체 과학기술투자 중에서 정부부문은 21%에 불과한 29.8조원 규모이며, 특히 경쟁국에 비하여 늦게 시작한 점을 고려한 누적 규모 면에서 보면 크게 부족한 수준이다.

특히, 국가R&D 영역이 지금까지 중점 지원해 오던 제조업경쟁력 강화를 넘어서 혁신선도국가를 지향한 기초원천연구, 인력양성, 인프라, 삶의 질 향상, 사회문제해결, 국가안보 및 위상제고, 과학기술중심사회 구축, 지구촌 문제해결을 위한 국제협력, 우주·천체·원자력·핵융합·극지·가속기 등 거대과학연구 등으로 확대되면서 국가R&D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정부 R&D예산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과학기술계로서는 미래의 씨앗인 과학기술분야에 총예산의 5% 수준을 배정하겠다는 정부의 투자목표를 환영하는 한편 세계적인 우수연구성과 창출로 답해야 할 것이다.

 

둘째, 투자와 함께 주목해야 할 분야는 인력이다. 투자를 아무리 늘려도 과학기술은 결국 과학기술인의 양어깨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 저출산·고령화의 파고는 과학기술계에서도 비껴갈 수 없는 문제이다. 단방약이 있을 수는 없다.

결국 우수한 청소년들이 어릴 때부터 과학기술에 관심을 갖고 꿈과 비전을 키울 수 있어야 하며, 연구·교육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과학기술인들이 신명나게 연구에만 몰입하여 세계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안정적인 여건 조성에 힘쓰는 한편 은퇴한 고경력 과학기술인 활용, 여성과학기술인 육성, 외국의 우수인력 활용, 전세계에서 활동 중인 동포과학자 Network 협력, 대형연구시설을 활용한 공동개발·교류·협력 등 전(全) 주기에 걸쳐 가능한 모든 방안을 동원해야 할 것이다. 특별히 최근 중점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반도체, 배터리 등 필수전략기술분야의 핵심인력확보를 위하여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여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부출범 때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과학기술행정체제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기술패권경쟁 심화, 과학기술이 모든 분야의 중심이 되는 과학기술중심사회, 팍스 테크니카 시대의 빠른 진전에 따라 과학기술 없이 국가의 미래를 상상할 수도 없는 점을 고려할 때, 확실한 국가 비전과 강력한 추진력을 가진 리더십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과학기술이 모든 영역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핵심역할을 하도록 하는 국정운영방안은 무엇인지, 30조원에 불과한 예산을 30여개 부처로 나누어 펀딩 에이전시 역할에 그치도록 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지 등에 대한 심층 검토를 바탕으로 바람직한 과학기술 행정체계를 검토해 나가야 할 것이다. 과학기술에 국가의 미래, 인류의 미래가 달려있는 점을 감안하면 과학기술부총리 및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 설치 방안을 계속 고민해야 할 것이다.

 

김상선 단국대학교 초빙교수 / 前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장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상선
저작권자 2022-06-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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