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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은영 객원기자
2017-07-31

中 나이키공장 '접수'한 스타트업 실패 딛고 해외 판로 개척한 울랄라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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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가 공장장에게 말을 건다. “저 F1에 있는 기계인데요. 온도가 높아졌어요. 장비를 점검해 주세요.”

반려동물이 주인에게 문자로 소통을 한다는 개념을 가지고 만든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를 시장에 들고 나왔지만 시장의 반응을 얻지 못한 한 스타트업이 이를 기반으로 기계가 인간에게 말을 한다는 신개념의 서비스와 디바이스로 해외 판로를 개척했다.

기계가 사람에게 힘든 부분을 이야기해준다는 개념에서 시작한 울랄라랩의 사물인터넷 시스템. ⓒulalaLAB
기계가 사람에게 힘든 부분을 이야기해준다는 개념에서 시작한 울랄라랩의 사물인터넷 시스템. ⓒulalaLAB

IoT 스마트 팩토리 플랫폼 ‘윔팩토리’를 개발한 스타트업 울랄라랩 강학주 대표는 28일(금)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창업지원공간 마루180에서 열린 클라우드 세미나에서 대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한 B2B 스마트공장 분야에서 스타트업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노하우를 공개했다.

직원 16명으로 구성된 스타트업 울랄라랩은 중국, 인도네시아 나이키 공장에 자사의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설치하며 새로운 해외 판로를 개척했다. 이를 인정받으며 지난해에는 제40회 국가생산성대상 창조경제 우수기업 부문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실패를 거듭하며 새로운 시장에 도전한 ‘오래된’ 스타트업

울랄라랩의 강학주 대표는 자사를 ‘늙은 스타트업’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최근 스타트업계에서는 창업한지 3~4년만 되도 ‘늙었다’고한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업계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현실을 에둘러 표현했다.

울랄라랩이 ‘늙은’ 스타트업이 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창업 이후 계속 실패를 거듭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실패를 아랑곳 하지 않고 실패한 상품을 더욱 발전시키며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냈다. 그는 ‘오뚜기’처럼 일어났다.

6년 전 강 대표가 처음 도전한 제품은 ‘라즈베리’나 ‘아두이노’를 벤치마킹해 만든 마이크로 컨트롤러를 내장한 기기제어용 사물인터넷 보드. 하지만 제품이 출시되었을 때는 이미 경쟁상대가 시장에 너무 많아 빛을 발휘할 수 없었다.

울랄라랩 강학주 대표는 실패를 기반으로 만들어낸 사물인터넷 시스템으로 스타트업이면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아 해외 스마트팩토리 시장 판로를 성공적으로 개척해냈다. ⓒ ulalaLAB
울랄라랩 강학주 대표는 실패를 기반으로 만들어낸 사물인터넷 시스템으로 스타트업이면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아 해외 스마트팩토리 시장 판로를 성공적으로 개척해냈다. ⓒ ulalaLAB

하지만 그는 여기에 절망하지 않고 만든 ‘보드’를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냈다. 반려동물들이 주인들과 사물인터넷을 통해 소통하는 개념의 디바이스였다.

시장 조사 결과도 매우 좋았다. 하지만 경쟁사가 이와 비슷한 제품을 먼저 출시해버려 타이밍을 놓쳤다.

천우신조라고 해야 하나.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사람들은 강아지 미용에는 돈을 쓰면서 강아지와 대화를 하는 디바이스를 사는데 에는 매우 인색했다.

시장에 먼저 서비스를 낸 경쟁사의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차가운 냉대를 받는 모습을 보면서 강 대표도 서비스를 출시하기 전에 사업을 포기할 수 있어 큰 실패에 대한 부담은 다소 덜 수 있었다.

절치부심 끝에 다시 생각해 낸 아이디어는 ‘스마트 팩토리’ 안에 들어가는 사물인터넷 시스템이었다. 초기 사물인터넷 보드에 반려동물과 대화하는 디바이스를 더 발전시킨 제품이었다.

기계가 사람에게 말을 걸며 오작동 잡는 사물인터넷 시스템 개발

“기계가 오작동 되고 불량이 생기는데 기계는 말을 못하잖아요? 동물이 말을 못하는데 주인과 소통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와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기계가 직접 공장장에게 말을 거는 시스템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죠.”

하지만 스타트업으로 스마트 팩토리 영역에 뛰어든다는 것은 당시 업계에서 ‘무모한 도전’일 수밖에 없었다. 당시 공장에 들어가는 시스템들은 대기업들이 쥐락펴락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 공장들은 대규모 설비들을 제공해야하기 때문에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이 B2B용 스마트 팩토리 사업 영역에 진입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강학주 대표는 ‘콜럼버스의 계란’을 언급했다. 525년 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는 신대륙을 발견하고 살아 돌아오지만 당시 아무도 그가 지구 끝을 다녀왔다는 사실을 믿지 않았다. 강 대표는 “콜롬버스는 계란을 깨서 세움으로써 기존의 낡은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나도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사업을 밀어붙였다.

예상한데로 국내 공장들은 진입하기가 어려웠다. 거래를 원해 찾아가면 어떤 서비스인지를 설명하기도 전에 “너희가 공장을 알아? 일개 스타트업이 공장을 어떻게 바꿀 건데? 너희들이 해외 시장을 어떻게 개척할 건데?”라며 조소했다.

국내시장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해외로 눈을 돌렸다. 경기창조혁신센터의 지원으로 해외로 나가 전시회며 거래처 확보를 위해 뛰어 다녔다. 땀 흘린 대가는 값졌다. 중국 나이키 공장에서 강 대표를 불렀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어 인도네시아 나이키 공장에서도 엄지를 ‘척’ 세웠다. 그렇게 중국, 인도네시아, 미국 등 해외 5개국에 자사의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었다.

울랄라랩이 개발한 사물인터넷 시스템 ‘윔팩토리’는 다양한 센서와 결합해 공장 설비의 온도 및 습도, 압력 등의 데이터를 수집해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게 해준다. 제조업에서 가장 중요한 불량률을 감소시키고 손실 비용을 절감시키면서도 기존 설비의 1/10에 불과한 저렴한 설치비용으로 해외시장에서 먼저 호평을 받았다.

스타트업이 빠지기 쉬운 오류 , 기술 아니라 가치가 중요

강학주 대표는 대부분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기술에 자신이 있어 기술만 빨리 만들면 금방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데 여기에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 대표는 "자원이 부족한 스타트업은 클라우드 센터를 활용해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강 대표는 "자원이 부족한 스타트업은 클라우드 센터를 활용해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 Flick.com

뛰어난 기술과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매우 빨리 식는다. 강 대표는 “시장이 너무 급변하기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금방 지친다. 좋은 기술과 서비스에 열광하는 시간이 매우 짧다”고 분석했다.

매번 새로운 재미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어필할만한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클라우드의 역할이 크다. 강 대표는 외부 클라우드 센터를 이용해 빨리 많은 자원을 이용해서 개발할 수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그는 해외스타트업들을 예로 들었다. 해외 스타트업들은 단순히 하드웨어 혹은 소프트웨어를 팔지 않는다. 강 대표는 “소비자들에게 가치를 줄 수 있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제공해야한다”며 “그 안에 4차 산업 혁명을 여는 열쇠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은영 객원기자
teashotcool@gmail.com
저작권자 2017-07-3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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