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들의 창의성 제고에 주력할 터”

[월간 과학창의] 스페셜 인터뷰 - 김종찬 국방홍보원장

국방과 과학기술의 공통점 중 한 가지를 꼽자면 국민들의 이해와 지지가 있을 때 더 크게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과학창의재단과 국방홍보원은 다가올 미래에 대비하고 국가와 군의 발전에 함께 일조하기 위해 지난 6월 국가안보와 과학기술 콘텐츠 교류의 업무협약을 체결하였다. 김종찬 국방홍보원장을 만나 국방기술과 과학기술의 상호관계, 군과 창의성, 국방과 홍보 등 다소 생소하지만 국민생활과 멀지 않은 이야기들을 나누어본다. (월간과학창의 편집부)

Q. 먼저 국방홍보원의 주된 업무와 그 역할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A. 국방홍보원의 임무는 장병의 정신전력을 강화하고 건전한 병영문화를 창달하며, 국방정책과 군 활동상 홍보로 국민과 함께하는 열린 국방을 구현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국방홍보원의 주 홍보대상은 군 장병들이 됩니다. 군 내부의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시켜서 잘한 부대의 사례를 다른 부대에 전파하면 벤치마킹도 되고 경쟁이 되어 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국방홍보원은 대내적으로 이러한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국방일보를 일일 15만부 발간해서 1만5천부 정도를 외부로 발송합니다. 국방 관련 매체이기 때문에 사회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끼치지는 않아도, 결국 병사들이 제대 후 사회로 진출하는 것을 고려하면 간접적으로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치는 셈입니다. 또한 국군방송 라디오와 TV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군 장병들은 업무 중 라디오를 듣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TV방송은 자막방송 서비스와 병행해서 정부 각 부처의 홍보 영상물을 방송하는 등 국방정책뿐만 아니라 국가 주요정책을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서 이해와 지지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국가안보는 군(軍)만 하는 게 아니라 국민들과 함께 해야 합니다. 월남전의 경우에는 우세한 전력을 가진 미국이 국내 반전여론 때문에 철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국민의 지지 없이는 이제 전쟁도 이길 수 없는 시대인 것입니다.

Q. 군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업무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A. 홍보차원에서 본다면 군이라는 집단의 속성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군에 입대하는 연령층은 대개 20대 중반이죠. 지금은 학력도 거의 대학생들이 많습니다. 정신과 육체가 건강한 젊은이들이 현역과 상근으로 입대합니다. 또한 계속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2년 간 복무하고 계속 교체되는 집단입니다.

그러므로 국가의 대계를 위한 장기적인 측면에서 홍보를 한다면, 군 장병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이들은 항상 조직체계 내에 있어서 조직적으로 교육·홍보하기에 좋습니다. 과학기술 관련 부분도 장병들에게 제대로 알려주고 설명한다면 많은 홍보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과학적이고 논리적으로 설명해주면 ‘물을 절약해야 하는구나!’, ‘녹색성장은 반드시 필요하구나!’ 하고 쉽게 인지하고 실천할 것입니다.

홍보를 하는 데 있어서도 직접적인 홍보보다는 간접적인 방식이 더 효과가 있습니다. 주입식으로 교육하기보다는 스스로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홍보를 진행해야 합니다. 만약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우리 군을 대상으로 홍보를 한다면, 국방홍보원과 협력해서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겠죠. 군에서 실시하고 있는 제도 중에 ‘국방·군사 제안제도’가 있습니다. 에너지를 절감하거나 효율을 높이는 방법 등을 창안한 부대와 부대원을 포상하는 제도인데,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성격과 연관이 있다 생각합니다. 이런 행사를 같이 진행하다보면 장병들도 많은 것을 느끼고 체험하리라 생각합니다.

Q. 과학과 국방, 국민들이 생각하기에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서로 어떤 관련이 있을까요?

A. 요즘 우리 생활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단어가 문화 그리고 과학입니다. 과학이란 건 사물의 원리나 이치를 체계적으로 따지는 방법을 말하지만, 넓게 보자면 우리 생활 전체 중에서 과학과 연관되지 않은 게 없지요. 생활의 모든 용품이 과학기술의 일부분인데도, 공기처럼 우리가 그 중요성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가 반도체나 자동차 분야에서 미국을 능가할 정도가 된 것은 과학기술 덕분입니다. 과학기술이 발전하려면 정부 차원에서 지원이 많아야 합니다. 미국은 정책적으로 자연과학 분야에 엄청난 투자를 많이 합니다. 특히 수학, 물리학 등 순수과학 분야는 개인이 학비를 들이지 않아도 정부에서 돈을 줘가면서 공부를 시킵니다. 미국이 그래서 세계적으로 앞서 있는 것입니다.

때로는 국방기술이 과학기술을 선도하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초기 고속도로 건설에서도 육군사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었고, 서울의 유명 건물들도 군이 참여해서 건축된 것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라디오, 텔레비전의 원천 기술들도 따지고 보면 원래는 군의 통신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티타늄도 군항공 소재에서 나온 것이죠. 군에도 과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조직이 있습니다. 국방과학연구소(ADD) 같은 조직이죠.

Q. 국방홍보원의 업무 중에서 군 장병들의 창의성을 높이고 글로벌 이슈에 대비하는 부분도 있으신지요.

A. 국방부에서 실시하는 제도 중에 ‘국방·군사 제안제도’가 있습니다.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더 효율적인 방법을 개발하고 발명하면 이를 포상하는 제도입니다. 실제로 예산 절감과 효율성 제고 측면에서 많은 효과가 있습니다.

기온상승과 기후변화 등 환경오염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데, 자원의 소비를 절감하려는 노력 자체가 녹색생활입니다. 군 내에서도 에너지 절감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사실 군은 가장 절약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조직이 아니겠습니까. 에너지를 절약할 방법을 강구하라는 지시가 내려오면 별의별 아이디어를 다 내서 노력하고, 그 와중에 창의적인 방법이 떠오르면 여러 가지로 실험해보고 상급부대에 제안해서 포상을 받기도 합니다. 글로벌 이슈나 창의성 부분은 군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Q. 과거에 비해 국방홍보원이 담당하고 있는 매체가 다양해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매체들의 기능과 앞으로 홍보업무는 어떻게 확대해 나가실 계획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매체로는 국방일보, 국군방송 TV, 국군방송 라디오 등이 있습니다. 국방일보는 현재 대령 이상 전역자와 30년 이상 근무자들에게만 전달이 되고 있습니다만, 향후 일반국민들과 예비역 전원에게 배포할 수 있도록 확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국군방송TV는 현재 위성방송을 통해서 송출되기 때문에 전 국민의 30%만이 시청 가능합니다. 사실 국군방송TV는 흥미 위주의 예능방송이 아니라 국민 계몽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타 매체와의 채널 선점에서 밀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공공채널로 지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공채널로 지정되면 지방 케이블TV 사업자들이 의무적으로 편성해야 하므로 전 국민이 시청할 수 있습니다. 또한 IPTV로도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국군방송 라디오는 현재 전국 8개 송신탑을 이용하고 있는데 강원도와 경기도 중북부, 그리고 계룡대 지역과 전북 일부 지역에서만 송출됩니다. 영·호남 지역과 제주도에서는 방송을 청취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 송출망을 확대할 계획이며, 라디오 어플리케이션 프로그램 제작을 추진 중입니다. 내년 1월부터는 국군방송 라디오를 인터넷으로 청취하며 진행자와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방송할 계획입니다.

Q. 사이언스타임즈와 국방일보 간 MOU를 맺은 후 콘텐츠 교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무기 이외에 어떤 국방과학기술을 소개하면 좋을까요.

A. 군대는 입법·사법·행정을 모두 갖춘 ‘소정부’라 불릴 만큼 규모가 크고 분야가 다양합니다. 또한 국방 각 분야는 과학 아닌 것이 없습니다. 무기나 장비 이외에도 군에서만 가지고 있는 특이한 과학기술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과거 강원도 지역에서는 예전에 땅굴 탐지를 담당하던 팀이 지하수를 탐지해서 주민들에게 식수를 공급하는 거죠. 이처럼 국방과학기술 중에는 무기개발 기술처럼 군에서만 필요한 기술도 있지만, 우리의 생활을 윤택하게 만드는 기술도 많습니다. 결국 국방과 과학이 상호 발전하는 셈입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국방이 국민들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여러 기술을 선보이는 것처럼, 과학도 인간적인 면을 보완해서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인문학, 생물학, 기계공학 등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을 만나보면, 결국에는 여러 학문이 한 곳에서 만나 서로 접목된다고 이야기합니다. 과학도 예술, 문학 등 인간의 정신 깃든 학문으로, 또한 정이 넘치는 과학으로 발전하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그런 면에서 국방의 중요성과 과학의 필요성에 대해 사람들의 감성에 호소하는 국방홍보원, 한국과학창의재단 모두 인간 중심의 홍보를 지향해야 하지 않나 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와 국방일보가 사람 냄새 나는 기사와 콘텐츠들을 교류해서 시너지 효과를 얻었으면 합니다.

단순한 콘텐츠 교환의 수준을 넘어서 장병들을 대상으로 하는 창의성 제고 캠페인이라든지 군인 자녀 과학캠프와 각종 경진대회 등의 공동 이벤트를 벌이는 차원으로 한 단계 높여 나가는 건 어떨까요. 앞으로도 양 기관의 적극적인 협력을 기대해 봅니다.

(1199)

태그(Tag)

전체 댓글 (0)

과학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