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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과학, 코로나19가 새로운 기회” 사이언스 토크쇼(4) - 나는 과학으로 예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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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후 많은 산업이 침체되어 있지만 이중 특히 예술계 사정은 더욱 좋지 않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영화관, 공연장, 전시관 등을 찾는 관람객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가 역설적으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과학적으로 접근하면 이전과는 새로운 관람 문화가 오히려 대중문화를 확산시켜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관람문화가 기존의 예술의 틀을 깨고 새로운 도전과 기회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 게티이미지

지난 29일 ‘2020 온라인 과학축제 – 사이언스토크쇼’에서는 국내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과학자들이 나와 “침체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해 새롭게 달라질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이후 예술계, 새로운 기로에 서다

이날 사이언스 토크쇼에는 ‘예술’하는 과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가수 박새별, 삼성전자 디자인기업연구소 UX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채건호 KAIST 박사, 미디어 아티스트 이정섭, 반성훈 KAIST 박사가 자리했다.

29일 '2020 온라인 과학축제-사이언스 토크쇼'에는 예술하는 과학자들이 모여 코로나19 이후 공연예술계의 변화될 모습을 살펴봤다. ⓒ 사이언스올

채건호 KAIST 박사는 자신의 업무에 대해 “새로운 과학기술이 나왔을 때 대중들에게 쉽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며 “동시에 많은 미술작품들이 과학과 예술을 만났을 때 어떻게 쉽게 대중들에게 만날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직업”이라고 소개했다.

미디어아티스트 반성훈 KAIST 박사는 자신은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는 인터페이스 개발 및 글을 이용한 예술적 표현방식을 연구 탐구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이정섭 KAIST 박사는 “새로운 기술을 이용한 실험적인 공연 작품 제작을 실제 안무가들과 함께 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수 박새별 씨는 카이스트 박사과정에서 공부하며 자신의 앨범 작업에 인공지능 과학기술을 음악에 접목시키는 연구를 하고 있다.

최근 예술계는 '인공지능과의 융합을 통해 어떻게 예술을 표현할 것인가'가 가장 큰 화두이다. ⓒ 게티이미지

이들은 기존의 생각을 깨는 과학적인 사고방식으로 코로나19 이후의 예술계에 대해 전망했다. 가장 먼저 코로나19 이후 달라질 공연 예술계를 짚어봤다.

현재 공연 및 전시들이 축소 혹은 폐지되면서 예술계 사정은 점점 안 좋아지고 있다. 코로나19가 향후 몇 년간 지속되거나 최악의 경우 종식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공연예술계도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관객을 찾아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반성훈 박사는 “온라인을 통한 관람 방식 등 꼭 오프라인 장소에 가서 보지 않아도 되는 형식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예를 들면 온라인을 이용한 버추얼(virtual·가상) 예술 관람 방식을 들 수 있다. 이정섭 박사는 “공연장은 밀집된 공간이기 때문에 바이러스에 매우 취약한 편”이라며 “대학의 비대면 화상강의처럼 무용 공연도 가상 온라인 관람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관람 방식의 변화는 이제까지 깨지 못했던 관성을 벗어나 예술계가 새로운 실험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채건호 박사는 “코로나19 사태가 미술계에 새로운 기회가 된 것 같다”며 “이전에는 당연히 예술 공간에 사람들이 직접 와서 경험해야 한다는 것이 강조되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새로운 경험이 대두되고 있다. 잃은 것도 많지만 예술기관에 있어서는 새로운 가능성을 실험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섭 박사도 “코로나19로 인해 무용계도 자연스럽게 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바꿔 말하면 도전할 거리가 많아진 장르가 됐다고 볼 수 있다”고 답했다.

예술과 과학의 융합, 21세기는 AI가 화두

코로나19 이후 예술의 관람, 감상에 대한 개념이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지면서 예술과 과학의 융합도 코로나19 이후 더욱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보통 ‘과학과 예술의 융합’이라 하면 최근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수백 년 전부터 과학과 예술은 접목되어 왔다. 19세기 인상주의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모네의 '인상, 해돋이'. ⓒ 위키피디아

인상주의는 서양 근대 미술의 역사적인 전환점을 가져온 미술 사조이다. 인상파 화가들은 자연의 인상을 포착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채건호 박사는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유화물감이 ‘튜브’라는 기술을 통해 등장했고 화가들은 이전에 자신의 기억에 의해 실내에서 그림을 그리던 방식에서 벗어나 야외로 나와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다”며 “자연을 보면서 포착한 인상을 화폭에 담아내게 되었고 인상주의라는 새로운 예술 사조가 발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예술계는 예술과 과학의 융합 요소로 인공지능(AI)을 가장 큰 화두로 꼽는다. AI의 등장으로 예술계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다.

구글은 지난 2015년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인 '딥드림'을 공개했다. (사진=고흐의 그림을 재해석한 AI의 그림) ⓒ deepdreamgenerator.com

인공지능을 융합한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음악 작업을 하는 가수 박새별 씨는 “인간이 하는 것을 컴퓨터가 굉장히 많이 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며 “이제 예술가들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창조성이나 예술성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며 끊임없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유성을 찾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반성훈 박사는 과학은 예술을 끊임없이 변화를 시키는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공지능의 역할도 마찬가지로 긍정적인 측면에서 예술에 지속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반성훈 박사는 “르네상스 시대 화가들은 어떻게 하면 정밀하게 그릴 것인가를 연구했다. 하지만 사진이 나오면서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느꼈다. 오히려 사진이 나옴으로써 화가들은 기계(사진기)와는 다른 차별화를 나타내기 위해 화법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며 “과학기술이 인상주의 발전에 큰 영향을 끼친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공지능이 인간의 창작 영역을 많이 가져간다고 하지만 그걸 가져감과 동시에 그것들이 할 수 없었던 영역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영 객원기자
teashotcool@gmail.co.kr
저작권자 2020-05-0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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