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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카운트다운이 끝나면 거대한 스크린에서는 ‘나로호(KSLV-I)’가 폭발음과 함께 우주를 향해 날아가는 장관이 연출된다.
지난 27일 ‘2020 온라인 과학축제 - 랜선 과학관 나들이’ 마지막 시간에는 한국 최초 발사체 ‘나로호’ 발사를 가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국립부산과학관을 찾았다.
우주와 미래, 국립부산과학관에서 느껴보자
국립부산과학관 1층에는 유아를 위한 과학놀이터 ‘새싹 누리관’과 퍼즐 맞추기, 보드게임 등 어린이와 가족이 함께 즐기는 과학 놀이터 ‘꿈나래 동산’이 주요 전시관으로 자리하고 있다.
과학관 2층으로 올라오면 3대 주요 전시관이 눈에 띈다. 국립부산과학관의 자부심인 자동차·항공우주관과 선박관, 에너지·의과학관이다.
자동차·항공우주관에 처음 들어서면 네모바퀴가 달린 자전거로 평면이 아닌 길 위를 달려갈 수 있는 ‘네모바퀴 자동차’가 있다. 회전 속 숨겨진 과학 원리를 알기 위해 만들어진 장치이다.
자전거를 타고나면 다양한 바퀴 모형을 굴려보면서 레일을 이탈하지 않고 잘 굴러갈 수 있는 바퀴 모양을 찾을 수 있다. 곡선 주행의 원리를 알아보는 실험이라 할 수 있다.
자동차의 심장은 바로 ‘피스톤 엔진’. 증강현실(AR) 기술을 이용해 엔진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 전시대 위의 태블릿을 이용해 카메라의 조준원 내에 엔진이 들어오게 하면 엔진을 작동시킬 수 있다.
관람객에게 가장 인기 있는 ‘자이로스코프’ 체험도 자동차·항공우주관에서 가능하다. ‘자이로스코프’를 타고 가상현실(VR) 기술로 짜릿한 우주여행을 체험해볼 수 있다.
‘자이로스코프’는 빠르게 회전하는 회전체의 중심축과 그 중심축과 직각을 이루는 회전축을 각각 축으로 해 3개의 축 주변을 자유롭게 회전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장치이다. 회전하는 동안 한 방향을 유지하는 성질이 있어 비행기의 자세 제어에 사용되기도 한다.
가장 흥미로운 전시물은 바로 항공 우주 존에 위치한 ‘나로우주센터’. 이름에 걸맞게 나로우주센터의 역할과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 발사체인 나로호가 발사되는 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소형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는 세 번의 도전 끝에 성공한 ‘의지의 발사체’다. 2009년 과학 기술 위성 2호를 싣고 처음 발사를 시도했으나 페어링 부분이 분리가 안 되어 위성 궤도 진입하는데 실패했다. 그 후 2013년 나로과학위성(STSAT-2C)를 실은 나로호(KSLV-I)는 지구 저궤도에 진입하는 데 성공한다.
관람객은 나로우주센터 통제실 안 테이블형 전시대에 설치된 모니터의 영상 지시에 따라 버튼을 차례대로 누르며 나로호가 발사되던 감격의 순간을 느낄 수 있다. 위성이 성공적으로 발사되면 쏘아 올린 위성이 지구를 빙글빙글 도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내년에 순수 국산 기술로 만든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 발사를 계획 중이다. 오는 2022년에는 발사체 기술을 완성하고 민간분야로 기술을 이전해 본격적인 '우주 개발 시대'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한국형 발사체에 거는 기대, 우주 강국 꿈꾼다
발사체는 만들기도 어렵지만 만드는 비용도 천문학적인 금액이 든다. 때문에 발사체를 다시 회수해서 재활용하는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우주개발회사 스페이스 X는 발사체를 다시 되돌아오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해 발사체를 재활용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2015년 12월 이후 13차례 발사체 회수를 시도한 끝에 8차례 발사체를 회수할 수 있었다.
국립부산과학관 나로호 우주센터에 앉으니 다양한 궁금증이 생겼다. 왜 작은 위성을 날리기 위해 큰 나로호 발사체를 사용하는 것일까.
발사체란 흔히 우리가 ‘로켓’이라 알고 있는 우주 수송수단이다. 발사체는 위성체를 우주 궤도에 투입하기 위해 사용된다. 대기권 밖으로 우주발사체를 쏘아 올려 위성을 우주궤도에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발사체에 엄청난 속도와 추진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우주발사체의 엔진은 가스를 빠르게 분사함으로써 그 반작용으로 추진력을 얻는다. 때문에 발사체가 우주까지 날아가기 위해서는 대용량의 연료가 필요하다. 실제로 위성의 무게는 로켓 전체의 10% 미만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우주로 나아가기 위해 추진력을 얻기 위해 설계된 연료의 무게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렇다면 발사체가 발사될 때 나오는 ‘하얀 구름’의 정체는 무엇일까. 로켓이 발사될 때는 많은 열이 나오는데 열 때문에 로켓의 부품들이 제대로 작동이 안 될 수 있다. 냉각제를 사용해 열을 떨어뜨리도록 하는데 이때 사용하는 냉각제는 열 때문에 얼음조각이 떨어져 나온다. 이 얼음조각이 마치 하얀 구름처럼 보이는 것이다.
자동차·항공우주관에는 달에 있는 것처럼 월면 걷기 체험 장치도 준비되어 있다. 지구와는 다른 달의 중력 크기를 느낄 수 있다.
이 밖에도 국립부산과학관에는 입자가속기, 스마트 그리드, 아인슈타인의 광전효과 실험 등 다양한 에너지 관련 전시물이 있는 에너지·의과학관과 해양 강국의 비전을 실현할 선박 전시관, 천체 투영관 등 풍부한 볼거리가 전시돼 있다.
국립부산과학관은 지난 2월 25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9(COVID-19) 예방 및 확산 방지를 위해 휴관하고 온라인에서 과학교구를 신청해 집에서 만드는 ‘방구석 뚝딱뚝딱 패밀리 챌린지’와 화훼농가로 손잡고 벌이는 ‘플라워 버킷 챌린지’ 등 다양한 온라인 이벤트를 통해 과학관을 직접 찾기 어려운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 김은영 객원기자
- teashotcool@gmail.com
- 저작권자 2020-04-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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