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과학기술을 이용하여 중앙아시아 실크로드의 잃어버린 두 개의 중세 도시를 발견하다
현대 과학기술은 인류에게 큰 도움을 주며 발전하고 있다. 과학기술은 인류의 지적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수단으로도 이용되고 있는데, 이중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고고학이다. 현대 과학기술을 이용해 과거를 들여다보고 과거로부터 온 메시지를 읽는 고고학은 과학을 통해서 인류의 역사를 하나하나 파헤치고 있다.
최근 과학기술을 이용하여 중앙아시아 실크로드의 ‘잃어버린 두 개의 중세 도시’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드론 기반 라이다(LiDAR: Light Detection and Ranging) 기술을 활용하여 우즈베키스탄 산악 지역에 위치한 두 개의 중세 도시 ‘투군불락’과 ‘타슈불락’이 발견되었는데, 이 두 도시는 중국, 아라비아, 유럽을 연결하는 실크로드 무역의 중심지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발견은 중세 시대 중앙아시아 지역의 도시화 수준과 실크로드의 역할을 새롭게 조명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크로드 무역 경로에 위치한 두 도시
투군불락과 타슈불락은 우즈베키스탄 말구자르 산맥에 위치하며, 해발 2,100미터 이상의 고지대에 자리 잡고 있다. 일반적으로 2,000미터 이상의 고지대에 도시가 위치하는 경우는 전 세계적으로 3% 미만에 불과할 정도로 드문 일이다.
투군불락은 약 120헥타르 규모의 대도시로, 중앙아시아 초기 중세시대 최대 도시 중 하나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타슈불락은 투군불락에서 약 5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약 12헥타르 규모의 소도시이다. 두 도시 모두 성벽, 요새, 광장, 주거지 등 도시 기반 시설이 잘 갖춰져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두 도시는 중국, 아라비아, 유럽을 연결하는 실크로드 무역 경로 상에 위치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당시 실크로드를 통해 이동하던 상인과 여행객들을 보호하기 위한 요새 도시의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이 지역의 풍부한 광물 자원과 목재 자원을 활용하여 철강 생산과 연료 공급의 중심지 역할도 했을 것으로 보인다.
라이다 기술을 활용한 과거 파헤치기
이번 발견은 드론 기반 라이다 기술을 활용했다. 라이다는 레이저 펄스를 이용하여 지표면의 3차원 지형 정보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인데, 이를 통해 연구진은 두 도시의 정확한 규모와 구조, 시설물 등을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공개된 라이다 이미지는 고고학 유적지에서 가장 높은 해상도를 자랑한다. 연구를 이끈 마이클 프라체티 워싱턴 대학교 교수는 이를 통해 도시 내부의 광장, 요새, 도로, 주거지 등 당시 지역 공동체와 무역의 모습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라이다 기술은 계속해서 인류의 역사를 파헤친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을 계기로 중앙아시아 지역의 다른 고지대 실크로드 도시들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프라체티 교수는 “이를 통해 중세 아시아 지역의 도시 발전 지도를 크게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이번에 발견된 두 도시가 실크로드 무역의 중심지였다는 점은 기존 연구에서 간과되었던 고지대 도시의 역할을 새롭게 조명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실크로드 네트워크의 복잡성과 역동성, 그리고 기술 혁신의 동력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관련 연구 바로 가기 - 중앙아시아 고원 지대에서 무인 항공기 라이더로 추적한 대규모 중세 도시화 (Large-scale medieval urbanism traced by UAV–lidar in highland Central Asia), Frachetti, et al., 2024
- 김민재 리포터
- minjae.gaspar.kim@gmail.com
- 저작권자 2024-11-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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