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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건물을 녹색건물로 만드는 방법 한국의 그린 리모델링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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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이종원 수석연구원

심각해지는 기후 위기

최근 몇 년 동안 한국은 과거의 기상 패턴에서 크게 벗어난 이상 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는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기후 변화의 현상이기도 하다. 몇 년 전에는 서울의 기온이 영하 18도까지 떨어지면서 극심한 한파를 기록하기도 했다. 예상치 못하게 찾아오는 극심한 한파는 우리나라의 기후 특징인 '삼한사온'과는 거리가 먼, 점점 더 심각해지는 이상기후 현상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2021년 10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와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확정했다. 이러한 기후 위기는 배출되는 온실가스와의 연관이 크다. 유엔환경계획(UNEP)에서 발표한 세계건축 및 건설연맹(GlobalABC)의 ‘2020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건물과 관련된 온실가스 배출량이 38%를 차지한다고 한다.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건물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해 해당 분야에서는 제로에너지 건축물, 그린 리모델링, 에너지 고효율 기기 보급, 스마트 에너지 관리 등의 노력하고 있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와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확정했다. ⓒ gettyimages

 

그린 리모델링이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는 국내에 오래된 건물이 많다는 것이다. 오래된 건물은 냉·난방에 많은 전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이 좋지 않다. 에너지 효율이 좋지 않다는 것은 온실가스를 더 많이 방출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생각해 보면 전국 건축물 724만 개 동 중 15년 이상 된 건축물이 약 75%(540만 동)를 차지하고 있으니 온실가스를 많이 방출하는 노후 건물의 비중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에서는 노후 건축물의 개선을 위한 그린 리모델링 사업을 시작했다. 그린 리모델링(Green Remodeling)이란 건축물의 에너지 성능 향상 및 효율 개선을 위한 개·보수 공사를 종합적으로 지칭한다. 특히, 기존의 리모델링과는 달리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에너지 성능 개선이 가능한 녹색 요소 기술을 도입한다는 특징이 있다.

그린 리모델링(Green Remodeling)이란 건축물의 에너지 성능 향상 및 효율 개선을 위한 개·보수 공사를 종합적으로 지칭한다. 특히, 기존의 리모델링과는 달리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에너지 성능 개선이 가능한 녹색 요소 기술을 도입한다는 특징이 있다. ⓒ gettyimages

국토교통부가 주도하는 그린 리모델링 사업의 대상은 에너지 효율이 낮고 온실가스 배출량이 큰 노후 건축물이다. 노후 건축물은 단열성능 저하로 에너지 성능도 떨어지고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결로, 곰팡이 및 미세먼지 등 실내환경 악화를 초래한다. 이는 결국 건물에 살고 있는 우리들 즉, 거주자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어린이, 노인을 포함한 취약계층의 41%가 노후된 공공건축물을 이용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그린 리모델링 사업 활성화가 시급하다는 것에 모두가 동감할 것이다.

그린 리모델링은 기존 건축물의 단열, 기밀, 설비 등을 개선하는데, 여기에는 첨단 단열재와 친환경 고효율의 창문, 고효율 냉·난방 장치 등이 사용된다. 이렇게 리모델링 된 건물은 기존 건축물 대비 46% 가량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 결과적으로 그린 리모델링은 건물의 에너지 성능을 향상시키고 거주 생활환경을 개선하니, 국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목표를 이행에도 취약계층을 보호하는데에도 매우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공공건축물에 친환경 디자인과 혁신적인 기술을 적용하는 '시그니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친환경 디자인은 환경에 대한 책임감을 강조하고 지속 가능한 건축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그린 리모델링은 단순한 기술적 혁신을 넘어 우리가 건물에서 살아가는 지속 가능한 생활 방식으로 전환이 되고 있다. 또한 건물 자체적으로 에너지 자립을 촉진하는 신재생 에너지원(태양광 패널, 풍력 발전, 지열 발전)을 이용하기도 한다. 오늘날 건물의 새로운 모습은 친환경적 혜택을 넘어 에너지 비용 절감 같은 경제적 이익도 제공할 수 있다.

 

공공건물에서 민간건물로의 확대

그린 리모델링은 성공적인 초기 단계를 바탕으로 그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는 공공 부문에서 국·공립 어린이집, 보건소, 경로당, 파출소, 도서관 등을 포함하여 약 900개 건물에 그린 리모델링 사업을 지원했다.

민간 영역의 경우 아직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지속적인 노력을 통한 대중의 인식 변화가 매우 중요하다. 정부는 민간 영역에서 그린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할 때 대출 이자 일부를 지원하는 등 재정적 지원을 통해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은 그린 리모델링에 필요한 재정적 부담을 완화하여 더 많은 건물주들이 스스로 지속 가능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그린 리모델링 사례를 교육 캠페인, 지역사회 참여 프로그램에 연계하여 에너지 효율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최신 친환경 녹색건물 기술에 대한 정보와 교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부는 2025년까지 공공건물에 그린 리모델링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정책 변화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정부의 결단력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공공건물에 친환경 설계를 의무화함으로써 공공장소가 에너지 효율성과 친환경성의 모범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공공건축물의 그린 리모델링 의무화는 학교, 병원, 관공서, 문화센터 등 수만 개의 공공 건축물을 지속 가능한 녹색건축으로 전환시키는 것이 목표이다. 이 계획에는 난방, 환기, 공조(HVAC) 시스템의 종합적인 점검, 에너지 효율이 높은 LED 조명의 설치, 공공건물의 단열 및 창호 업그레이드 등이 포함된다. 또한 신재생 에너지원과 건물에너지 관리 시스템인 BEMS(Building Energy Management System)를 통합하여 건물의 최적 에너지 사용을 도와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린 리모델링 의무화는 환경적 이점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이점도 있다. 지속 가능한 건설, 신재생 에너지, 녹색 기술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녹색 산업의 성장을 촉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린 리모델링은 건물을 에너지 효율적으로 개조하는 것을 넘어 녹색 경제를 활성화하고 혁신을 촉진하며, 관련 숙련된 인력을 양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또한 공중 보건과 복지 측면에서 공기 질 개선, 쾌적한 주거 및 업무 환경 조성으로 더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다.

 

모두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한 시점

국내 그린 리모델링의 성공은 국내 건물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민간의 폭넓은 참여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린 리모델링이 현재 민간 건물까지 확대된 것은 탄소중립을 향한 중요한 발걸음이다. 국내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민간의 참여를 촉진해야 하며 이를 위한 다각도의 접근이 필요하다.

중요한 전략 중 하나는 그린 리모델링 프로젝트에 대한 재정적 지원이다. 단기적 관점에서 재정적 지원은 친환경 기술 도입에 필요한 초기 비용을 상쇄시켜준다. 장기적 관점으로는 그린 리모델링을 통해 에너지 효율이 높아진 만큼 비용이 절감되고 부동산 가치를 상승시키며, 생활 및 업무 환경을 개선할 수 있게 된다. 구체적으로 친환경 녹색건물은 에너지 비용을 최대 40%까지 줄일 수 있고 쾌적한 실내 환경을 제공하며, 입주자의 웰빙과 생산성을 향상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

그린 리모델링에 대한 모두의 관심과 참여를 촉구하는 것은 탄소중립을 위한 환경적 의무라고 할 수 있다. 건물주를 포함한 국민들의 관심과 노력은 우리나라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여 기후 위기 문제를 해결하고, 모두를 위한 '지속 가능'하고 '탄력적'이며 '번영'하는 '친환경 녹색건물'의 마중물이 될 것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이종원 수석연구원
저작권자 2023-12-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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