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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리포터
2023-12-04

[인터뷰] “다양한 과학수사 이야기를 전달하는 과학커뮤니케이터를 꿈꿉니다.” 과학소통 경연대회 ‘2023 페임랩 코리아’ 대상 수상자, 김지연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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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알·못도 듣고 싶은 당신만의 과학 이야기”, 2023 페임랩 코리아 본선이 지난달 25일 대전 인터시티호텔에서 개최됐다. 한국과학창의재단과 국립부산과학관이 공동 주관하는 올해 대회는 9월 15일부터 10월 13일까지 한 달간 참가자를 모집해 예선을 거친 11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본선 진출자 모두 각자의 전문지식과 기량을 발휘해 '과학을 알지 못하는 사람'도 이해하기 쉬운 과학 이야기를 전달했다.

페임랩은 자신의 연구 분야나 최신 과학기술을 주제로 정해진 3분 동안 대중에게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대회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이 대회는 이제 명실공히 대표적인 과학 대중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사이언스타임즈는 이번 대회에서 수상한 3인의 인터뷰를 연재한다. 첫 번째 순서는 2023 페임랩 코리아 대상 수상자 김지연 씨다.

2023 페임랩 대상 수상자 김지연 씨. Ⓒ한국과학창의재단

Q. ‘페임랩 코리아대회에 참가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 페임랩이 과학커뮤니케이터 ‘김지연’을 소개할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과학커뮤니케이터로서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더 큰 무대에 서고 싶다는 목표와 희망도 컸었고요.

그런데 대회에 참가한 계기보다 더 많은 것을 얻은 것 같아요. 페임랩에서 멋진 분들과 만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그 분들의 무대를 볼 수 있어서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Q. ‘페임랩 코리아에서 발표한 내용과 주제를 선택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 저는 사체의 상태, 시기에 따라 관찰할 수 있는 곤충상이 변화하는 ‘천이 현상’을 발표했습니다. 법곤충학은 법의학 수업에서 처음 접했어요. 수업을 들을 때만 해도 국내에 법곤충학 연구의 필요성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었지만, 현재는 ‘경찰 법곤충 감정실’이 마련될 만큼 인식과 활용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고백하자면 저는 곤충을 무서워하는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곤충을 통해 사건이 해결된 법의학 사례를 접하면서 점차 곤충에 대한 다른 경험과 인식이 쌓여가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중들이 뉴스에서나 들었던 법곤충학, 과학수사 기법에 흥미를 갖기 바라는 마음으로 이 주제를 선택했습니다.

 

Q. 발표를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 그 순간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 페임랩 포맷인, 3분 제한 그리고 쉬운 언어로 발표하는 것. 이 자체가 발표자에게 가장 큰 부담이며 동시에 도전이었습니다. 3분은 구체적인 정보를 모두 담기에는 짧은 시간이었고, 전문용어를 대중 언어로 대체하는 데 오류가 없어야 하니까요. 그래서 자료를 찾고, 요약하고, 검토하고, 다시 요약하고, 자문받는 데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부었습니다.

준비 과정에서 아쉬웠던 점은 아직까지도 국내에 법곤충학 전문 서적과 자료가 많지 않았다는 것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해외 자료들을 찾아보고, 전문가들께 직접 연락을 드려서 내용의 오류를 검토·자문을 받았습니다.

 

Q. 대회 준비 과정 또는 발표 중 아쉬웠던 점은 무엇이었습니까?

: 대회가 끝났으니 이제 웃으며 말할 수 있지만, 대회 전날부터 말 그대로 ‘우당탕’이었어요.(웃음)

페임랩은 본인이 준비한 소품을 활용해 발표하기 때문에 소품이 대회 전날에 도착해야 하는데, 도착 소식이 없더라고요. 다급하게 준비를 도와주던 친구 집으로 배송지를 변경했고, 친구가 당일 오전 7시에 택배를 받아 대회장에 전달해준 덕에 ‘해골이’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아쉬웠던 점은 발표 자체였습니다. 연습할 때는 항상 시간이 부족하거나 빠듯했는데, 막상 대회에서는 20초가 남더라고요. 무대에서 내려온 뒤에서야 발표 내용 한 문단을 통으로 빼먹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순간,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라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죠. 하지만 앞으로 저에게 다가올 기회에는 절대 이런 실수를 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습니다.

2023 페임랩 대상 수상자 김지연 씨. Ⓒ한국과학창의재단

 

Q. 대회 준비 과정과 발표 중 가장 신경 써서 준비한 부분은 무엇이었습니까?

: 제가 준비한 주제가 사체에서 발견하는 곤충을 이야기해야 하다 보니 너무 무섭거나 혐오스럽게 들리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청중들이 편하게 들을 수 있게 심각한 주제와는 반대되는 요소들을 발표 환경에 녹이는 계획을 세운 이유입니다. 그래서 귀여운 머리띠와 귀여운 마녀 모자를 쓴 해골을 소품으로 선택했고, 동화 구연처럼 밝은 목소리로 발표를 했습니다.

 

Q. 내년 페임랩 코리아에 도전하는 분들을 위해 조언 한 마디 부탁합니다.

: 저도 처음 페임랩을 준비할 때는 어떻게,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이전 참가자들의 영상을 보면서 준비를 했는데요. ‘3분’이라는 시간 안에 많은 내용을 욱여넣기 보다는 이야기의 구성을 먼저 탄탄하게 짜고 시작하는 것이 매끄러운 발표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참가를 망설이는 분이 있다면, 무조건 도전해보라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페임랩은 ‘나만의 강연’을 만들어보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연구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서 저 스스로 더 많은 공부를 해야 했기 때문에 연구자로서 더 깊어질 수 있었습니다. 또, 멋진 참가자들이 강연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보고 멋진 강연을 들으면서 배운 점도 많았습니다. 그분들과 보낸 즐거운 시간과 추억은 잊지 못할 것 같아요.

 

Q. 한국과학창의재단 과학커뮤니케이터로 위촉되었는데, 앞으로 과학커뮤니케이터로서 계획과 포부를 말해주세요.

: 다양한 과학수사 이야기를 전달하는 과학커뮤니케이터가 되고 싶습니다. 제가 과학수사를 연구한다고 하면 대부분은 “프로파일러인가요?”라고 물어보세요. 요 몇 년 사이에 프로파일러가 많이 알려졌고, 프로파일링이 흥미로운 콘텐츠이니까요. 하지만 과학수사는 엄연히 프로파일링과는 다릅니다. 과학수사는 제가 이번 페임랩에서 발표한 법곤충학을 포함해 법의학, 법유전학, 법생물학, 법공학, 그리고 디지털포렌식까지 다양한 전문분야가 활용되는 융합 분야이거든요. 제가 활발히 활동하면서 다양한 과학수사 분야, 수사기법 등을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처럼 몸으로 체험하는 과학, 흥미진진한 시나리오로 몰입할 수 있는 과학콘텐츠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과학수사 전공자가 기획하는 ‘REAL 크라임씬, 방탈출, 과학수사 기법 체험 콘텐츠’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립니다.

김현정 리포터
vegastar0707@gmail.com
저작권자 2023-12-0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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