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북극과 남극 가까이에 있는 고위도 지방에서는 태양 활동이 활발할 때 오로라(극광)라고 불리는 휘황찬란한 빛의 향연이 펼쳐진다.
오로라는 태양 표면에서 방사되는 하전 입자로 이뤄진 태양풍과 자기장이, 지구 자기권에 끌려들어 오면서 대기권 상층부의 공기 입자와 충돌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캐나다와 뉴질랜드, 알래스카,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러시아 등에는 이런 신비한 오로라를 볼 수 있는 관광상품까지 나와 있다. 이 오로라 현상은 태양 표면에서 큰 태양풍 폭발 현상이 생기면 더욱 강해진다.
그러나 대규모 태양 표면 폭발(Solar flare)로 엄청난 양의 전기가 발생하면 지구 전파를 교란하고 정전을 유발하거나 인공위성이 고장 나는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태양 표면 폭발 혹은 태양 플레어는 태양 표면과 대기에서 돌발적이고 강력한 전자기 방사 폭발이 발생해 대량의 플라스마와 에너지 입자가 행성 간 우주 공간으로 방출되는 현상이다.

‘이중 아크 불안정성’ 물리 이론에 기초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우주날씨예보센터 등에서는 이런 우주 기상 교란을 완화하기 위해 오로라를 비롯한 태양 활동을 예보하고 있다.
하지만 태양 플레어 발생에 대한 세부 메커니즘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 경험적 관계에 많이 의존하게 되고, 따라서 예보의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최근 일본 나고야대 우주-지구 환경연구소 가냐 구사노(Kanya Kusano) 교수팀은 물리학을 기반으로 임박한 대규모 태양 플레어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처음으로 개발해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7월 31일 자에 발표했다.
‘카파 도식(kappa scheme)’이라고 명명한 새로운 플레어 예측 방법은 자기 재연결(magnetic reconnection)에 의해 유발되는 자기유체역학(MHD)의 불안정성인 ‘이중 아크 불안정성(double-arc instability)’ 이론에 기초를 두고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임박한 플레어 발생 위치까지 정확히 예측
자기 재연결이란 여러 쌍의 자기장들이 합해져 자기 에너지를 입자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현상으로, 자기 재연결이 일어나면 갑작스럽게 에너지가 방출돼 하전된 입자가 크게 가속하게 된다.
연구팀은 소규모의 자기 라인 재연결이 m자 모양의 이중 아크 자기장을 형성해 태양 플레어를 유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시험 결과 실제로 ‘카파 도식’을 통해 소규모의 자기 재연결이 어떻게 대규모의 태양 플레어를 촉발시켜 이를 발생시키는지를 예측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태양 역학 관측 위성(SDO, Solar Dynamics Observatory)이 획득한 자료를 사용해 2008년~2019년 사이 24 태양 주기 동안의 200개 활성 영역에 대해 자신들이 개발한 예측 모델을 테스트했다.
테스트 결과, ‘카파 도식’은 몇 가지 예외를 제외하고 가장 가까이 임박한 태양 플레어와 이 플레어가 발생할 정확한 위치까지 예측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플레어 발생 시간과 장소, 규모 결정하는 매개변수 발견
연구팀은 또한 태양 표면의 자기 극성이 반전되는 선에 인접한 ‘자기 비틀림 자속 밀도(magnetic twist flux density)’라는 새로운 파라미터를 찾아내, 이 매개변수가 태양 플레어가 언제 어디서 발생하고 그 규모가 얼마나 큰지를 결정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이전의 플레어 예측 방법은 경험적 관계에 의존함으로써, 플레어 활동이 변경됐는데도 전날의 예측이 다음 날까지 계속 이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카파 도식’은 이전의 플레어 활동과 관계없이 물리학 기반의 접근법을 통해 대규모 태양 플레어 예측이 가능하다.
카피 도식을 실시간 예측에 활용하려면 더 많은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나, 이번 연구는 물리학 기반의 접근 방법이 플레어 예측 연구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 김병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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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0-08-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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