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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명 중 1명이 항우울제 금단 증상을 보이고 있다 대규모 메타 분석에 따른 항우울제 금단 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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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울제란?

항우울제(Antidepressant)는 보통 우울증을 완화하는 약으로 우울증을 포함하여 조울증, 공황 장애, 강박성 (섭식) 장애, 불면증 등에 처방된다. 항우울제는 미국, 캐나다, 영국,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등 서유럽 국가를 포함한 대부분의 부유한 국가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처방되는 약물 중 하나로 알려져 있으며 보통 장기 복용으로는 처방되지 않는다. 1950년대 연구를 통해 항우울제의 복용을 중단할 시 금단 증상이 생길 수 있음이 밝혀지면서 늘 논란이 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지난달 란셋 정신의학 저널(Lancet Psychiatry)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항우울제 복용을 중단한 사람 중 14%, 즉 대략 6명 중 1명이 현기증, 두통, 메스꺼움, 불면증, 과민 등의 금단 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GettyImages

지난달 란셋 정신의학 저널(Lancet Psychiatry)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항우울제 복용을 중단한 사람 중 14%, 즉 대략 6명 중 1명이 현기증, 두통, 메스꺼움, 불면증, 과민 등의 금단 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6명 중 1명이라는 수치는 항우울제를 연구하는 일부 연구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는 낮은 수치이다. 런던 킹스 칼리지의 정신과 전문의이자 정서 장애를 연구하는 사미르 자우하르는 언론 성명에서 해당 금단 현상이 그동안 보고되던 수치(약 50%) 만큼은 높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단 증상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기에 이러한 환자들을 반드시 모니터링할 수 있어야 함을 일컫는다.

 

심각한 증상의 발생률은 다소 낮다

현재까지의 항우울제 복용 중단 증상의 유병률을 평가한 연구 중 가장 포괄적인 메타분석인 본 연구에는 총 21,002명의 성인이 참여한 79건의 과학적 연구가 포함되어 있다. 구체적으로 1961년부터 2019년 사이에 발표된 항우울제 복용 중단 증상 관련 44건의 무작위 대조 시험과 35건의 관찰 연구가 포함되었는데, 해당 연구의 저자들은 데벤라팍신, 벤라팍신, 이미프라민, 에스시탈로프람 약물이 금단 증상과 가장 높은 빈도로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플루옥세틴과 세르트랄린은 금단 증상 발생률이 가장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연구의 저자들은 데벤라팍신, 벤라팍신, 이미프라민, 에스시탈로프람 약물이 금단 증상과 가장 높은 빈도로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GettyImages

결과적으로 저자들은 7명 중 약 1명 이상이 항우울제 복용 중단 후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증상을 경험했다고 보고했으며, 35명 중 약 1명 정도의 소수가 심각한 증상을 경험했다고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이는 심각한 복용 중단 증상이 예상보다는 훨씬 적게 발생하지만, 이미 수백만 명의 환자가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는 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또한, 어떤 증상의 환자가 어떤 (심각한) 복용 중단 증상을 겪을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저자들은 7명 중 약 1명 이상이 항우울제 중단 후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증상을 경험했다고 보고했다. ©GettyImages

항우울제 복용 중단 후 금단 증상의 지속성에 대한 결과는 이번 연구에서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거의 연구에 따르면 2~6주 후 또는 항우울제 복용을 재개하면 금단 증상이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항우울제 복용 중단 증상의 원인은 무엇일까?

대부분의 항우울제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로 알려진 약물 그룹에 속한다. SSRI는 뇌에서 세로토닌 재흡수를 차단하여 더 많은 세로토닌이 뇌세포에 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데, 과학자들은 현재까지 ‘금단 증상이 어떻게 발생하는지’에 대한 기전(메커니즘)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SSRI 중단으로 증가한 세로토닌을 제거하면 금단 증상이 발생할 것이라는 가설이 우세하다.

과학자들은 현재까지 금단 증상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GettyImages

뇌의 세로토닌 신호 수준의 변동은 감각 지각, 감정 상태, 수면-각성 상태와 같은 다양한 뇌 활동과 상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SSRI 금단이 어지럼증, 두통, 불면증과 같은 특정 증상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 또한, 세로토닌과 우울증 사이의 연관성과 관련된 일부 이론은 연구자들에 의해 지나치게 단순화되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많은 과학자들은 현재 우울증에 대한 보다 포괄적인 이론을 밝혀내려 몰두하고 있다.

또한, 세로토닌과 우울증 사이의 연관성과 관련된 일부 이론은 연구자들에 의해 지나치게 단순화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GettyImages

 

노세보 효과도 나타나다

연구에 따르면 위약 그룹에 속한 5명 중 1명꼴로 항우울제 복용 중단 그룹 참가자들이 경험한 증상과 유사한 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도움이 되는 약을 복용하다가 복용을 중단하면, 나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불안을 높이고 우울증 등을 더 악화시키는 ‘노세보(관련 기사 바로 가기 - "플라세보의 ‘사악한’ 쌍둥이")’ 효과 때문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이번 연구 결과는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감정에 변동이 발생하는 것이 ‘비특이적 증상’일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위약 복용 상태에서 어떤 일이 발생하면 모두 상상이라고 생각하고 싶을 수 있다”고 우려하며, “중요한 것은 환자들이 실제로 어지러움을 느끼고 있고 그 원인이 무엇이든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관련 논문 바로 가기 - 항우울제 중단 증상의 발생률: 체계적인 검토 및 메타 분석 (Incidence of antidepressant discontinuation symptom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Henssler J, et al., Lancet Psychiatry 2024

김민재 리포터
minjae.gaspar.kim@gmail.com
저작권자 2024-07-0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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