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는 다시 M두창 경보를 울리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원숭이두창(monkeypox; MPOX; M두창)'에 국제 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한 지 7개월이 지난 지금, 아프리카에서 발병한 M두창이 국경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참고로 WHO는 지난 11월, 감염자에 대한 차별과 낙인을 막기 위해 M두창의 명칭을 '원숭이두창'에서 'M두창(MPOX)'으로 변경했다.
WHO는 2023년 5월 지난 1년간 약 9만 명이 M두창에 감염되고 140명이 사망하자, 국제적 보건 비상사태로 격상했다. 이는 공중 보건에 대한 인식이 최고조에 달했던 코로나19 팬데믹 3년 차에 급속도로 확산되었기에 전 세계에 공포를 주기에 충분했다. 당시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Tedros Adhanom Ghebreyesus) WHO소장은 M두창이 강력하고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에 이로 인해서 중대한 공중 보건 문제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지속 가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리고 2023년 12월 현재, 그의 말이 맞았음이 증명되고 있다. 12월 중순, WHO는 다시 M두창 경보를 울렸기 때문이다.
M두창이란 무엇인가?
M두창은 원숭이두창라고 불리는 전염성 바이러스이다. M두창은 1958년 덴마크의 한 실험실에서 연구용으로 사용된 원숭이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하지만, 관련 전문가나 종사자들은 원숭이와의 연관성이 거의 없다는 사실과 원숭이로부터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다는 사실로 말미암마 M두창이라고 부르길 권장하고 있다. 인간 감염 사례는 1970년 처음 콩고에서 생후 9개월 된 남자아이에서 보고되었다. 지난 11월 영국 에든버러대학교 연구진은 M두창 바이러스가 사람 사이에 유행을 거듭하며 계속 진화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M두창의 일반적인 증상은 2~4주 동안 지속되는 발진을 들 수 있다. 수두 발진은 얼굴, 손바닥, 발바닥, 사타구니, 생식기, 항문 부위 등 신체 부위에 물집이 생기거나 솟아오르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발진의 범위는 몇 개의 물집에서 수천 개까지 다양하며 입, 목구멍, 직장 및 질에 병변이 발견될 수 있으므로, 성행위를 통한 전염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이 밖에도 발열, 두통, 근육통, 허리통증, 기력 저하 및 무기력증, 림프샘 부종 등 비특이적 임상증상으로 나타나며 다른 바이러스 감염의 전형적인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한 경우, M두창은 2차 세균 감염과 관련이 있으며 폐, 눈, 뇌, 심장으로 퍼질 수 있다. M두창으로 인한 사망률은 0.1%에서 10% 사이이다.
현재 M두창의 위협은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일까?
12월 15일, WHO는 콩고민주공화국(Democratic Republic of the Congo; 이하 콩고)에서 성병 감염 증가가 감지됨에 따라 M두창이 국제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 보건부 역시 지난 12월 13일 일본에서 M두창으로 인한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일본 보건부는 성명을 통해 이 환자는 이전에 HIV에 감염된 적이 없고 여행 이력이 없으며, 어떻게 감염되었는지는 즉시 밝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일본,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중국 등 아시아에서 M두창이 계속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꼭 아프리카가 아니더라도 발병할 수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세계보건기구의 M두창 책임자인 로자먼드 루이스 역시 콩고에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하며 콩고로부터의 추가적인 국제적 전파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추가로 지금까지 13,000건 이상의 M두창 의심 사례(매달 1,000건 이상)와 최대 6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M두창은 어떻게 감염될까?
M두창은 성적 접촉으로 전염될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 질병을 성병(STI)으로 분류하지 않는다.
세계보건기구의 공식 권고에 따르면 M두창은 감염된 사람과의 밀접한 접촉을 통해 전염된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알게 된 것처럼 '비말'을 통해 감염된 사람 근처에서 대화하고 호흡하는 것뿐만 아니라 성행위를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고 한다. 주로 피부 대 피부(접촉 또는 질/항문 성교), 입 대 입(키스 등), 또는 입 대 피부 접촉(구강성교 또는 피부 키스 등)을 통해서 감염된다. 또한, 2022년에 시작된 전 세계적 유행 동안, 이 바이러스는 대부분 성적 접촉을 통해 확산하였음을 고려할 때, 성관계는 주요 전염 경로 중 하나임이 분명해 보인다.
M두창은 상처, 병변, 점막 접촉을 통해서도 전파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접촉 후 손을 씻고 표면을 소독하는 것은 수두 확산을 방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또한, 감염된 동물을 사람이 섭취했지만 고기를 충분히 익히지 않은 경우와 같이 동물에서 사람으로 전염될 수도 있다. M두창이 사람에서 반려동물과 같은 동물로 전파될 수 있다는 징후가 있지만 이에 대한 증거는 확실하지 않다.
M두창은 어떻게 치료하나?
M두창의 치료는 일반적으로 대증적 치료를 수행하며, 중증 감염에는 두창 치료에 사용되는 항바이러스제나 면역글로불린을 통한 치료를 하게 된다. 주로 테코비리마트 SIGA라는 항바이러스 약물을 사용한다. 특히 소아나 면역저하자 등에서 중증 감염의 확률이 높은데, 폐렴, 패혈증 등을 동반할 수 있으니 반드시 주의가 필요하다.
유럽의 의약품 승인 기관인 유럽의약품청은 M두창, 우두, 천연두 같은 과에 속하는 바이러스, 즉 수두 바이러스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에 대한 치료법을 사용하라고 권고한다. 예를 들어서 테코비리맷은 바이러스 표면에서 발견되는 단백질(VP37이라고 함)을 방해하여 바이러스의 확산 속도를 늦추게 만든다.
연구를 통해서 M두창에 대한 백신도 이미 세 가지 개발되었다. 하지만 현재 WHO는 M두창에 대한 대량 백신 접종을 권장하지 않고 있으며, 감염된 사람과 밀접하게 접촉한 파트너나 의료 종사자 등 위험에 처한 사람만 백신 접종을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 김민재 리포터
- minjae.gaspar.kim@gmail.com
- 저작권자 2024-01-0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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