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이 밝았다. 새로운 해의 시작은 개개인이 자신의 삶의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기 좋은 시기이다. 비록 끝까지 유지하기 어려운 결심이더라도 결심은 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다는 전문가들의 조언도 이를 뒷받침한다.

새해에 금연이 목표라면, 완전히 끊어야
사람들은 새해가 되면 어떤 결심을 많이 할까.
한 챌린지 플랫폼 어플리케이션을 운영하는 업체가 조사한 결과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세운 목표 1위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였다. 이 목표는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고, 새해 첫 2주 동안 이 목표를 주제로 챌린지에 참여한 사람도 5천여 명을 상회했다. 또한 건강을 목표로 다이어트, 금연 등의 회피형 결심도 높은 순위에 기록돼 있다.
특히 흡연자들은 대표적인 새해 결심은 금연이다. 담배가 건강에 해롭다는 것을 알면서도 끊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결심 순위도 높고, 포기·실패 순위도 높은 게 금연이다.
전문가들은 금연의 성공은 하루에 피우는 담배의 수를 줄이는 게 아니라 완전히 끊어야만 한다고 조언한다. 오래 흡연을 해 온 사람의 뇌는 니코틴에 중독돼 우울증 환자의 뇌 일부처럼 쪼그라들고 위축돼 있다. 뇌가 이런 상태가 되면 통제 능력이 떨어지는데, 약해진 통제 능력이 회복되려면 최소 3~6개월이 걸린다. 이 기간에 하루에 한 개비만 피워도 금연과는 멀어지게 되고, 주변에서 흡연을 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금연 욕구를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 굴레가 반복되더라도 금연을 재시도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한다. 더불어 흡연자의 의지와 사회적 인식, 주변에서 금연을 시도하는 환경 등도 또한 금연 성공률을 높이는 요소이다.

차라리 금연 국가로 갑시다
금연 환경을 만드는 게 효과적이라면 뉴질랜드가 그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뉴질랜드는 실내에서 흡연을 금지한 최초의 국가 중 하나이고, 담배 통제의 선두주자로 알려진다. 1990년, 2004년 두 차례에 걸쳐 바와 레스토랑에서 흡연을 금지했고, 담배에 대한 세금을 165% 증가시켜 금연 국가로 가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뉴질랜드는 2020년 기준 성인 흡연자는 전체 국민의 10.9%이며, 올해에는 8%로 집계돼 선진국 중 가장 낮은 흡연율을 기록했다.
그런 뉴질랜드가 앞으로 2025년까지 담배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Smokefree Aotearoa 2025’를 공개하고, 이번 달에 관련 법을 통과시켰다.

뉴질랜드는 ‘금연 국가’를 위해 2009년 1월 1일 이후 태어난 뉴질랜드 국민은 성인이 돼도 담배를 사지 못하게 하는 강력한 법을 통과시켰다. 만약 이를 어기면 최대 15만 뉴질랜드달러, 한화로 약 1억 2,5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뉴질랜드가 무려 10여 년 간 보건, 과학 분야의 연구를 토대로 마련한 ‘Smokefree Aotearoa 2025’ 기본 계획의 첫 번째 조항은 청소년기에 아예 담배를 접하지 못하는 강력한 금지를 발효하여 지속적으로 담배 코호트를 만들겠다는 취지가 담겨있다. 두 번째 조항은 담배 소매상 수를 95%까지 줄여 담배를 구하기 어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가장 대담한 시도는 담배의 니코틴 함량을 중독성 수준 이하로 줄이는 것이다.
워털루대학의 국제담배통제정책 평가 프로젝트 책임자인 제프리는 “이것은 잠재적으로 흡연과의 싸움에서 진정한 게임 체인저”라고 말하며, 이렇게 되면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는 핵심을 정확히 차단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뉴질랜드 과학연구혁신부 장관인 Ayesha Verrall 역시 니코틴 제거의 효과는 오랜 기간 임상 시험에서 입증되었다면서 이번 정책의 핵심이 니코틴 함량을 파격적으로 낮추는 데 있음을 시사했다. 실제로 담배의 니코틴 함량을 줄이면 흡연을 줄이고 니코틴 의존도를 낮춰 공중 보건을 개선할 수 있다는 실험 결과가 2015년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에 게재된 바 있다.
뉴질랜드는 이를 근거로 저니코틴 담배를 제조하면서 담배 소매상을 90%까지 줄이고 위치를 제한하면 흡연율 감소에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물론 완전한 금연 국가로의 이행에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는 많다. 대표적으로 전자담배에 대한 규제를 마련하지 못했고, 개인의 기호품 선택을 제한한다는 일부의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하지만 개인적 차원에서 본다면 금연에 대한 결심이 뉴질랜드와 같이 강력하고, 또 목표를 위한 환경을 만들어간다면 목표 실현이 조금은 수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새해에 ‘금연’을 결심했다면 뉴질랜드처럼 단호하길, 그래서 그 결심이 성공하길 응원한다.
- 김현정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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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3-01-0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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