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가는 대신 재택근무를 하고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을 듣는다. 새벽 배송, 음식 배달, 비대면 금융 서비스 등 비대면 비즈니스 시장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반면 공유경제의 확산으로 급성장한 여행·숙박·택시 등 각종 이동 수단 및 임대 플랫폼 산업은 침체의 늪에 빠졌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로 인해 기존의 산업 영역이 붕괴되고 새로운 기준(뉴노멀, New normal)이 세워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의 사회로 돌아가기 어렵다고 말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경제는 어떻게 변화할까.
지난 14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비대면 경제의 시작,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열린 과학기술계 공동 긴급 현안 대응 포럼에서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기존의 산업 생태계를 붕괴시키고 뉴노멀 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이동 수단·유통 플랫폼·업무·교육 등 4개 분야의 변화에서 시작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전망했다.

사람들이 사라진 사회, 사람 없는 비즈니스 시작됐다
사람들과 만나야 하는 모든 접점에서 ‘사람’이 사라졌다. 경제 활동도 사람과 만나지 않는 ‘비대면 경제’로 전환되고 있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삶을 이전과는 전혀 다른 세상으로 인도하고 있다. 좋든 싫든 우리는 새로운 시대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먼저 자동차 운행이 급격히 감소했다. 전염병 확산에 따라 회사는 원격근무를 실시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으로 주말에도 이동을 자제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코로나19 확산 전인 지난 1월 7일에서 20일보다 확산 후인 지난 1월 28일에서 2월 10일까지 카카오내비의 요일별 호출 결과를 분석한 결과 전체 8%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 택시 이용도 크게 줄었다. 동일 기간 동안 전체 19%의 택시 호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공유 시장 또한 크게 위축되고 있다. 숙박업체인 에어비앤비를 비롯해 승차 공유 업체인 우버와 리프트는 대규모 감원 조치를 단행하며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이주호 카카오모빌리티 디지털경제연구소 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회식, 술자리가 사라지고 재택근무가 늘면서 대중교통 및 택시, 자동차 등 이동 수단 운행이 크게 감소했다”고 분석한 후 “한번 고착화된 대중들의 패턴은 쉽게 변화하지 않아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후에도 이러한 패턴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코로나19로 운전 보조자가 없는 완전 자율주행차 및 무인 자율주행 로봇 개발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최근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의 자율주행차 웨이모는 코로나19 사태로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운전보조자 동석 서비스를 중단했다. 그러나 아예 사람이 필요 없는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 서비스와 자율주행 트럭을 종전대로 운행하고 있다.
중국 등 일부 지역에서는 자율주행 로봇이 방역 및 생활용품 배송을 하고 있다. 중국의 스타트업 네오릭스가 만든 자율주행로봇은 코로나19 검체 박스 이동 등 방역을 담당하는 동시에 필요한 물품을 배송해 주고 있다.
이 소장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아예 사람이 안 타는 자율주행서비스 기술 개발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코로나19가 사람들의 수요를 빠르게 앞당겼다”며 “국내에서도 규제가 완화되며 빠르게 자율주행기술이 이동 수단 및 배송 수단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의 인식의 변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될 수도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듯이 많은 산업들이 침체기에 들어갔지만 코로나19로 큰 호황을 누리고 있는 산업도 있다. 바로 유통 플랫폼 산업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배송 및 배달 사업 매출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이러한 증가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상명 바로고 비즈세일즈그룹 그룹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빠른 배송 및 배달 산업 시장은 보이지 않는 전쟁터가 됐다”며 최근 더욱 치열해진 새벽 배송 및 배달 서비스를 언급했다.
대표적인 회사가 새벽 배송 시장의 포문을 연 ‘쿠팡’과 ‘마켓 컬리’이다. 네이버와 같은 IT 플랫폼 기업은 막강한 빅데이터 및 고객 정보를 기반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여기에 롯데, 신세계, GS 등 유통 대기업들은 기존 상품이 있던 오프라인 공간을 물류의 거점으로 확보하며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 하고 있다. 이륜 배달부 중심의 배달 기업들은 단순한 배송 외주 서비스에서 탈피, 최종 고객만족을 위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 그룹장은 “유통 생태계 전반에 각각의 기업들이 새로운 이미지를 정립하고 강렬한 자사만의 메시지를 고객들에게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비접촉 문화의 확산으로 인해 앞으로 최종 소비자에게 누가 가장 차별화된 서비스를 전달하고 고객을 마지막에 웃게 할 것인가에 유통 플랫폼 비즈니스의 사활이 걸려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원격근무’ 형태가 하나의 업무 방식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ICT의 발달로 많은 국가와 기업에서 집에서 원격근무를 하던 방식을 확산시키려 했으나 제대로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고정관념 때문에 원격근무는 특수 직군 및 업체에서 제한적으로만 활용됐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기존의 근무방식과 원격근무 성과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는 경험이 쌓이면서 이전과는 달리 원격 가능 근무자와 업무 범위가 크게 확대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신동형 알서포트 전략기획팀장은 “코로나19 이후 원격근무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부정적인 인식으로 기피했던 원격근무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변화와 함께 적응도 이루어지고 있다”며 “앞으로는 원격 일상 속에서 업무하고 소통하는 것이 뉴노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코로나19 이후의 교육은 어떻게 변화될까. 조기성 스마트교육학회 회장(계성초등학교 교사)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육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장점이 결합한 블렌디드 러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수업이 이뤄지면서 많은 데이터가 쌓이고 있다. 학생들의 데이터가 쌓이면 수준과 적성에 맞게 학습하고 최적의 인재를 찾을 수 있다. 함께 문제를 협업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학교에서 가르칠 수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을 배우고 즐겁게 학습하는 행복한 학교가 될 수 있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 김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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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0-05-1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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