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에 닭과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면서 식품안전성에 대한 논란과 함께 우리 식탁의 먹거리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우리나라는 일본의 8개 현에서 생산된 수산물의 수입을 전면 금지해 왔는데, 이에 대해 WTO가 일본 측에 유리한 판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져 국민들의 우려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우리 바다 해류 이해와 수산물 안전성 점검
때문에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지난 31일(화) 코리아나호텔에서 ‘우리 바다 해류 특성과 먹거리’라는 주제로 2017년 제3차 과학커뮤니케이션포럼을 열고, 우리 먹거리에 대한 무분별한 정보에 대한 문제점을 짚어보고 우리 수산물 먹거리 안전성을 점검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박세문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은 “얼마 전, 북태평양에서 잡힌 명태와 대구 등 수산물을 향후 300년간 먹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가 회자되었는데, 과학기술을 전공하고 가정의 식탁을 책임지고 있는 우리 여성과학기술인들이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판단하기 위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수산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우리 주변 바다의 해류 특성을 살펴봐야 하기 때문에 나한나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순환·기후연구센터 박사가 이에 대해 강연했다. 나한나 박사는 “산소의 75%를 바다가 생산하고 이산화탄소의 50%를 바다가 정화하며 생명체의 90%가 바다에 살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바다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나한나 박사는 “물고기들이 해류를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해류를 이해하는 것이 수산물 안전성을 판단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계절별로 서해와 동해, 북태평양의 해류 흐름을 소개했다.
이어 이종현 EH R&C Co. 환경보건안전연구소 소장이 ‘해양환경 오염과 수산물 안전성’에 대해 수은의 사례로 들어서 발표했다. 그는 “전 세계 여러 나라의 역학연구 결과는 수은노출이 일정 수준 이상인 경우 건강피해가 나타나고, 특히 산모의 노출에의해 태아의 건강피해가 확인되고 있다”며 하지만 “수은 노출이 낮은 수준에서 어류 섭취는 건강 증진 효과가 있기 때문에 수은 노출을 일정 수준 이하로 유지하면서 어류 섭취를 권장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건강증진 효과가 크면서 수은 노출이 적은 어류를 선택할 필요가 있으므로 NOAA, EPA, FDA 등 미국 연방정부 기관들이 수산물의 오염물질에 대해 체계적인 모니터링을 수행한 결과를 소비자에게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의 현명한 선택을 유도하는 현실적인 방안을 찾는 것이 핵심적인 과제라는 얘기다.
이것이 곧 수은 노출 저감 방안으로 어류 섭취 가이드라인을 설정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어종별 모니터링 자료에 대한 체계적인 현황 파악 확보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참치는 단일 어종이 아니고, 지역에 따라서 수은 농도 수준이 상당히 차이가 있기 때문에 참치캔과 참치, 국내산 참치캔과 수입산 참치캔 등을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종현 소장은 “경북 안동의 헛제사 밥에 볼 수 있듯이 그 지역 사람들이 상어고기 섭취를 많이하기 때문에 해안가 지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 지역민들의 수은 농도가 상당히 높았다”며 “어류 섭취는 개인적 선택의 문제일 뿐 아니라 특정 집단의 구성원으로서의 문화적 행위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어류 섭취를 일방적으로 막는 게 아니라 산모와 같이 위험인구집단을 제한하여 위험성을 전달하는 것이 좋고 잔류허용 기준과 어류 섭취 가이드라인을 상호보완적인 위해관리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학적 판단과 근거로 합리적 선택 필요
이어진 패널토론에는 이규태 네오엔비즈 대표와 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 강찬수 중앙일보 환경전문기자가 참여했다. 여기서 이규태 대표는 “수산물 소비가 세계 1위인 우리나라에서는 수산물 먹거리에 대한 선택이 어렵고 고민스러운 부분”이라며 “환경과 먹거리가 오염됐다는 사실에 너무 민감하거나 둔감하지 말고 과학적 판단과 근거를 통해 합리적으로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제기했다.
강정화 회장은 “한국소비자연맹이 조사한 결과 소비자들이 식품 안전 문제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은 방사능에 오염된 식품이 가장 높았는데 이것은 제대로 된 정보가 제공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며 “그런 정보를 다른 나라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과학계가 우리 국민들이 자주 섭취하는 어종들부터 연구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강찬수 기자는 “ 2015년 러시아 동쪽 연안 오호츠크라는 작은 도시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한국 사람이 온 적도 없다는 그곳 바닷가 쓰레기장에서 한글 상표가 붙은 생수병이 눈에 띄었다”며 이는 해류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 “바다가 아무리 넓다고 해도 사람들이 지금처럼 엄청난 오염물질을 쏟아낸다면 바다가 감당할 수 없을 것이므로 해양오염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지금보다 훨씬 더 강하게 이뤄져야 우리의 건강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김순강 객원기자
- pureriver@hanmail.net
- 저작권자 2017-11-01 ⓒ ScienceTim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