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생명과학·의학
이슬기 객원기자
2014-05-20

스트레스, 주변 사람에게 전염돼 옆사람 이외에 TV 통해 전염되기도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스트레스 받아서 못 살아”라는 말은 흔히 들을 수 있는 표현이 되었다. 그만큼 사람들은 스트레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스트레스는 본래 개체의 생존과 안녕을 위한 생리적 반응이다.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펜으로 책상 위를 두드리거나 볼펜 단추를 반복적으로 누르는 행동을 하게 된다. 문제는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하는 이런 행동들이 주변 사람들에게도 스트레스를 전파시킨다는 것이다.

공중보건학자인 조던 프리드먼(Jordan Friedman) 박사는 미국 허핑턴포스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간접 스트레스는 다른 사람들의 행동에 의해 촉발되는 스트레스 반응이라고 밝힌바 있다. (원문 링크)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의 주변에 있으면 함께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것이다. 만약 자신이 언짢은 목소리로 언성을 높여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면, 주변에 앉아있는 사람들 역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감정은 전염된다. 스트레스 역시 일종의 분노 감정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다. 실제로 옆에 있는 사람 뿐만 아니라 TV를 통해서도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 ScienceTimes
감정은 전염된다. 스트레스 역시 일종의 분노 감정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다. 실제로 옆에 있는 사람 뿐만 아니라 TV를 통해서도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 ScienceTimes

타인에게 전달되는 간접 스트레스

간접 스트레스는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생성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친밀한 관계인 가족 사이에서 가장 많이 일어난다고 프리드먼 박사는 밝혔다. 부부간에 서로 다투게 되면 부부의 스트레스가 자녀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것은 자신의 감정에 대해 솔직히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간접 스트레스는 대화가 가장 필요한 순간 여지없이 이를 차단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간접 스트레스가 집안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길거리에서 어깨를 부딪친 사람이 노려볼 때, 운전 중 누군가가 갑자기 차 앞으로 돌진할 때에도 순간 스트레스가 발생하는데 이처럼 신체적인 위협을 느꼈을 때 받는 스트레스는 분노감을 조절하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분노가 치미는 스트레스는 다른 사람의 안전마저 위협할 수 있는 간접 스트레스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재미있는 점은 간접 스트레스를 일으킨 가해자에 의해 스트레스를 받은 피해자는 가해자와 비슷한 기질 또는 성격을 가졌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TV를 통해서도 스트레스는 전염된다"

비단 스트레스를 표현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 뿐만이 아니라, 어려운 상황에 처한 다른 사람을 보는 것만으로도 신체에서 스트레스 반응을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TV에 나오는 인물을 통해서도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학술지 ‘정신신경내분비학(Psychoneuroendocrinology)’을 통해 이번달 초 발표된 독일 막스 프랑크 연구소의 베로니카 엥거트 박사팀의 연구 결과이다. (원문 링크)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어려운 암산 문제와 인터뷰를 통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했다.

그 결과, 스트레스 테스트 문제에 직접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 중 단 5퍼센트만이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사람들에게서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수치가 크게 증가했다.

또 스트레스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지는 않았지만, 옆에서 지켜보던 사람들 중 26퍼센트에서 코르티솔 수치가 상승했다. 이는 옆에 있는 사람과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이 가까운 사이일 경우에는 40퍼센트로 증가하기도 했다.

완전히 낯선 사람을 지켜볼 때에는 약 10퍼센트의 사람에게서 스트레스 현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장면을 비디오로 통해 봤을 때도 보는 사람 중 25퍼센트에서 코르티솔 수치가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통해 다른 사람의 고통을 묘사하는 TV 프로그램도 보는 사람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감정이입을 통한 스트레스를 방출되는 호르몬을 통해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엄마의 스트레스는 아이에게도 전염

스트레스의 전염은 비단 성인뿐만이 아니다. 엄마의 스트레스가 아이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학술지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을 통해 발표된 미국 뉴욕대 사라 워터스 교수의 연구 결과다. (원문 링크)

연구팀은 69명의 엄마와 12~14개월 된 자녀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교수는 엄마들을 자녀와 떼어놓은 후 일부 엄마에게 스트레스를 유발시키고 다시 아이곁에 있게 했다. 이때 아이들의 심장박동과 행동을 체크했다.

아이들의 심장박동과 행동을 분석한 결과, 스트레스를 받았던 엄마의 자녀는 그렇지 않은 아이드레 비해서 엄마와 만나 무릎에 앉아있는 동안 심장박동이 점점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타인을 회피하는 경향도 짙어졌다.

즉, 엄마의 스트레스 정도가 심할수록 그에 따른 아이들의 반응도 더 강하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엄마의 스트레스를 아이가 본능적으로 감지한다는 것을 나타내며, 이는 부모의 건강이 아이에게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외래어 중 1위가 스트레스(stress)라는 보도도 있었다. 그만큼 스트레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것이 대부분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스트레스는 본인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도 문제가 있다. 하지만 적절한 스트레스는 생활의 윤활률서 자신감을 심어주고 일의 생산력을 높여준다. 이런 스트레스는 본인과 주변 사람들이 함께 좋아지는데 도움이 된다.

이슬기 객원기자
justice0527@hanmail.net
저작권자 2014-05-20 ⓒ ScienceTimes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윤승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승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