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인공관절 등 눈에 보이는 물건을 넘어 머리카락보다 수백배 얇은 3차원 구조물을 만들 수 있는 3D 프린터가 개발됐다. 차세대 전자소자 소재로 주목받는 그래핀을 원료로 사용, 향후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까지 3D 프린터로 제작할 수 있을 전망이다.
설승권 한국전기연구원 박사(나노융합기술연구센터)팀은 그래핀 잉크를 재료로 나노미터(㎚, 10억분의 1m)급 3차원 구조체를 만드는 '3D 그래핀 나노프린터'를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나노미터 크기 그래핀 3D 구조체를 다양한 형태로 인쇄해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산화그래핀이 잘 섞여 있는 물을 분사해 프린팅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프린터에서 액체를 분사시키면 그 순간 액체는 증발하고 산화그래핀들이 서로 결합하게 된다. 이렇게 쌓인 산화그래핀 구조체를 열적, 화학적으로 처리해 환원시키면 그래핀 나노구조체가 완성된다. 이렇게 제작된 3차원 나노구조체는 머리카락 굵기보다 수백배 얇은 평균 150㎛(100만분의 1m)였다.
이렇게 만든 그래핀 나노구조체는 전기 전도성이 뛰어나 전기가 잘 통하고, 화학적·구조적 안정도가 높았다. 열적·기계적 특성도 우수해 휘거나 구부리는 등의 충격에도 강한 특성을 가졌다. 특히 노즐 속도에 따라 나노구조체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고, 그래핀뿐만 아니라 금속, 플라스틱 등 다양한 소재의 3D 나노구조체를 만들 수 있다.
설승권 KERI 박사는 "3D 나노프린팅 기술을 이용하면 그래핀뿐 아니라 금속, 플라스틱 등 다양한 소재로 3D 구조체를 제작할 수 있다"며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이 가능해 인쇄전자 분야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재료분야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온라인판 11월 13일자에 게재됐다.
- 백나영 기자
- 저작권자 2014-12-1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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