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AI가 열악한 환경 속 창작자들의 창작 활동에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생성형AI가 본격적으로 대중의 삶 속으로 들어온 지 채 5년도 되지 않아 ‘새로운 기술’에 대한 분위기가 반전된 것이다.
OpenAI의 Chat GPT로 대표되는 생성형AI가 등장한 2020년 초반, 대부분의 사회 분위기는 ‘위기론’에 비중이 더 높았다. AI가 기계로 대체 가능한 단순 업무뿐만 아니라 창작 영역까지 위협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조성되었던 탓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AI와의 공존을 ‘당연한 미래’로 인식하는 추세다. 특히 콘텐츠 산업에서는 노동집약적 제작 방식과 환경을 개선하는 협업 도구로 생성형AI가 활용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 맞춰 웹툰 산업과 AI의 현재와 미래를 논하는 <2024 웹툰 아카이브 컨퍼런스>가 지난 6일 웹툰융합센터에서 열렸다.
AI시대 두려움과 기대 사이, 공존의 방식을 논해야
‘인공지능과 웹툰’을 주제로 열린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AI의 사회적 영향과 이슈, 생성형AI 툴을 활용한 웹툰 제작 현황 등에 대한 발제와 패널토론이 이어졌다.
최연구 건국대 문화콘텐츠커뮤니케이션학과 겸임교수는 기조 발제에서 “기술이 사회변동을 견인하지만, 사람이 이 기술을 어떤 식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논의를 위해 미국 증시를 통한 AI와 반도체 트렌드를 분석한 최 교수는 “앞으로 모든 영역에 AI가 적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전까지 디지털 전환의 종속 기술로 AI가 활용됐다면, 이제는 AI가 중심 기술(Core Technology)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또한, 이러한 추세에 따라 사람이 일하는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웹툰 산업에 AI가 적용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인가”라는 질문을 AI(Mistral AI)에 직접 입력해 얻은 답을 통해 AI와 사람의 협업 방식을 제안했다. AI가 내놓은 답은 자동화, 그리고 인터렉션.
실제로 자동화를 통한 업무 효율성은 생성형AI의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웹툰과 같은 노동집약적 콘텐츠 산업에서 제작 과정의 자동화는 많은 시간과 노동력을 획기적으로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AI와 창작자 간의 상호작용은 생산적 경쟁을 유도하며 새로운 작품 생산의 자원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긍정적 협업 방식이 윈윈하려면 장기적 관점에서 AI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가지 윤리적 문제, IP 저작권 문제 등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끝으로 최 교수는 앞으로 인간이 고민해야 하는 ‘관계 유형’은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 자신과 타인 사이의 관계, 그리고 인간과 기계와의 관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AI 시대에는 인간과 AI가 어떤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인간이 AI에 대체될 수도, 반대로 AI를 컨트롤하게 될 수도 있다 최 교수는 이 시대를 살아야 하는 숙명이라면 이 같은 공존 방식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웹툰+AI, 이제는 실전
이번 컨퍼런스에는 웹툰 제작의 실무적인 논의도 활발히 이루어졌다.
홍순기 비타소프트 대표는 ‘웹툰 제작 과정에서의 AI 기술 적용 현황 및 전망’을 주제로 한 발제에서 AI 제작 툴을 이용해 웹툰을 제작하는 현장의 이슈를 분석했다. 홍 대표는 “성공하는 웹툰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하여 실제 현장에서 많이 사용하는 AI 제작 툴과 이를 이용한 협업 사례, 구현 방식 등을 설명했다.
생성형 이미지 제작도구가 상당히 고도화하여 신속성, 다양성, 고품질 제작이 가능하게 되었다. 하지만 ‘성공하는 웹툰’이 되기 위해서는 이미지 제작 프롬프트와 스토리라인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현재 웹툰 제작에 활용되는 AI 툴은 작화 및 연출 구성의 보조 도구에 머물러 있다. 홍 대표는 “AI의 한계는 계속해서 극복되겠지만, 사람이 소비하는 이야기 콘텐츠의 니즈는 결국 사람의 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규연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교수는 ‘AI 창작 시대의 사회적 이슈’를 다섯 가지로 정리해 분석했다. 이 교수가 제시한 이슈는 ▲지적 재산권 –AI 생성물의 소유권 이슈 ▲데이터 학습권 –기존 데이터의 소유권자의 권리 이슈 ▲노동과 직업의 안정성 –AI로 인해 변화되는 직종과 직무 이슈 ▲프라이버시 침해 –개인정보 수집 이슈 ▲윤리 문제와 범죄 –가짜 뉴스 및 편견 확산 이슈 등이다. 이 교수는 “국가별로, 우리나라도 AI시대의 대응책들이 나오고 있는데, 자율적·규범적·법적 규제의 균형점을 찾아서 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한재 강동대 만화애니메이션콘텐츠과 교수는 ‘웹툰 아카이브’의 활용에 대한 다양한 안을 내놓았다. 김 교수는 만화박물관과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웹툰 아카이브가 ‘수집·보존’보다는 ‘활용’에 방점을 둔 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김현정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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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4-10-1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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