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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지켜야 한다, COP28 올해 COP28에서는 어떤 내용이 다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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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지켜야 한다, COP

2023년 7월 북반구에는 수많은 이상 기온 현상이 나타났다. 단적인 예로 7월 중순 런던은 기온 관측 이래 최초로 40℃를 넘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었다. 7~8월 서울, 경북, 강원도 지역을 중심으로 불볕더위 그리고 초열대야 현상이 발생했다. 다가오는 2024년도 예외는 아닐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우리는 더 이상 지구 온난화가 허구가 아님을 깨닫고 있다.

점차 악화되는 기후변화 속에서 세계 각국 정상들과 기후 변화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로부터 지구를 구하기 위해 1995년부터 매년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nference of Parties of the UNFCCC, 이하 COP)를 열고 있다. 참고로 1992년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컨퍼런스(UNFCCC, 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에서 새로운 환경 협약에 동의한 197개 당사국 및 기후변화 관련 기관들이 COP에 참석할 권한을 가지며 우리나라도 이에 포함된다.

역대 가장 중요한 COP로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 21회 COP(이하 COP21)를 들 수 있다. 이 자리에서 당사국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온도 상승 폭을 2℃ 이하로 유지하며, 21세기 말까지 ‘1.5℃로 제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파리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이 회의에서 도출된 1.5℃는 지금도 지구 온난화로 인한 지구를 지키기 위한 임계점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한, 2050년경에는 온실가스 배출을 넷제로(Net Zero: 개인이나 회사, 단체가 배출한 만큼의 온실가스 및 탄소를 다시 흡수해 실질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 수준으로 낮추기로 약속했다.

2021년 10월 31일부터 11월 12일까지 영국 스코틀랜드의 공업 도시 글래스고(Glasgow)에서 열린 26번째 COP26 역시 ‘기후 변화에 대한 결정적인 전환점’이라고 평가받는 회의로 여겨진다. COP26에서 당사국들은 기후 변화를 일으키는 주범인 이산화탄소(CO2)와 메탄(CH4)의 배출량을 추가로 줄이는 것을 약속했으며, 처음으로 석탄 사용 감축을 위한 계획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빈곤 국가들이 기후 변화에 대처하며 그들의 사용 연료를 청정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금의 양을 크게 늘리기로 약속했다.

그리고 제27회 COP가 2022년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Sharm el-Sheikh)에서 열렸다. 참고로 아프리카에서 COP가 열리는 것은 모로코(COP7, COP22), 케냐(COP12), 남아프리카공화국(COP17)에 이어 이번이 다섯 번째였다. 그만큼 큰 관심을 끌었던 COP27은 당사국들 사이에서도 큰 기대를 모은 회의였다. 지구 온난화가 직접 피부로 다가오자 많은 사람이 공감대를 같이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COP27은 당사국들 사이에 동상이몽이 벌어진 힘든 회의로 평가받는다.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받는 작년의 COP 27

COP27은 당초 폐막일을 이틀 넘긴 20일에 최종합의문을 채택할 만큼 그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가장 큰 이유는 개발도상국들이 회의가 시작함과 동시에 기후변화로 이상기후가 잦아지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으로 최악의 피해가 발생했음을 호소하며 ‘손실과 피해(loss and damage)’ 대응을 전담하는 재정기구를 신설해 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사실 선진국 및 부유한 국가가 개발도상국 등을 돕기로 한 점은 이미 협의가 된 사항이었다. 하지만 세계 최빈국 연합을 대변하는 셰리 레흐만(Sherry Rehman) 파키스탄 기후 장관 등을 중심으로 이 사안이 협의되지 않으면 더 이상의 논의는 없다고 으름장을 놓았고 이에 큰 부담을 느낀 선진국들은 소극적인 자세로 대응하면서 정작 다뤄져야 할 중요한 회의 내용이 부재했던 당사국 회의로 변모했기 때문이다. 선진국들은 실제로 막대한 자금과 시간이 소요되는 새로운 기구 창설에 대해 부담을 느낀다고 의견을 피력하며, 기존에 있던 녹색기후기금(GCF, Green Climate Fund) 등의 기구를 강화하여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교착상태에 빠진 COP27은 이틀이나 지나서야 기후재난 피해국을 위한 보상 기금을 마련하자는 의견에 극적인 합의를 이뤄내며 회의를 급하게 종료했다.

개발도상국 입장에서는 이번 합의가 기후 취약국의 목소리에 대한 응답이라고 주장하며 성공한 회의로 평가하지만, 다른 국가들 입장에서는 절반의 성공만을 거둔 회의로 평가하고 있다. 먼저 기후 회의에서 통상 다뤄져야 하는 그리고 본 회의의 가장 중요한 목적인 기후 변화 관련 주제가 거의 다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구 온난화의 주원인인 온실가스 배출 규제에 대한 계획 마저 구체화되지 못했으며, 화석 연료 및 석탄의 단계적 감축에 대한 후속 조치도 합의안에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더 강도 높은 감축 목표를 주장하는 선진국 그룹과 화석연료에 더 많이 의존하고 있는 개발도상국 그룹 간의 대립 구도 역시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또한 '손실과 피해' 보상에 대한 대상, 기간, 보상 규모 등 역시 구체화되지 않았는데 개발도상국 그룹은 수혜 자격을 개발도상국으로 한정하자고 주장하고 있으며 선진국 및 부유한 국가들 그룹은 선진국도 피해를 보는 분야에 대해선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세계 제2위의 경제 대국인 중국은 여전히 '개발도상국'의 지위를 받고 있기에 이에 대한 논란도 적지 않다. 중국은 2000년부터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고 있는 가장 심각한 주범 국가이며, 지난 200년간 벌어지고 있는 지구 온난화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국가이다. 하지만 개발도상국 지위 때문에 위 책임에서 벗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1.5도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0년 수준 대비 약 45%까지 줄여야 한다. 이는 전 지구적으로 온실가스를 22기가톤이나 줄여야 달성 가능한 목표이다. 지난 COP27에서는 중국과 인도 등 일부 국가들이 1.5도인 목표치를 2도까지 완화하자고 주장하면서 EU 등 선진국 그룹과 큰 갈등을 빚기도 했다. 반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지난 G20 정상회의에서 1.5도 제한 목표를 재확인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되었다.

 

올해 COP28에서는 어떤 내용이 다뤄질까?

기후 변화의 시급성에 비추어 보아 올해의 COP28에서는 더 과감하고 체계적인 발걸음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원만한 대응과 합의를 기반으로 기후 목표, 기후 재정, 그리고 기후 신뢰 모두를 회복하기를 목표로 시작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는 2023년 11월 30일부터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회의에는 각국 정상, 정부 관계자, 민간 부문 및 학계 인사, 전문가, 청년 대표 등 70,000명 이상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에서도 대통령 특사인 조홍식 기후환경대사와 한화진 환경부 장관 등으로 구성된 한국 대표단이 두바이에서 활동하고 있다.

참고로 COP 개최지인 아랍에미리트는 기후 운동가들로부터 회의를 앞두고 비판을 받아왔는데, 회의 의장인 술탄 알 자베르(Sultan Al Jaber)가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와 국영 재생에너지 회사인 마스다르(Masdar)의 회장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운동가들은 '산유국'에서 에너지 회의가 잘 이루어질 지 의문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COP28에 모인 국가 지도자들 © Skynews

회의 시작 전 뜻밖의 희소식이 찾아왔는데, 2023년 COP28 회의 시작 전 현재까지 '손실 및 피해 기금'에 대한 결의안 초안에 4억 달러 이상이 모금되었다는 소식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COP27에서 다뤄졌던 '기후 변화로 황폐화된 국가를 위한 첫 번째 현금 지원 약속'이라는 역사적인 결정으로 시작하는 COP28에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는 저소득 및 중간 소득 국가들이 기후 변화로 인한 피해에 대해 고소득 국가로부터 보상을 받으려는 30년 간의 노력의 정점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COP28에 참석한 197개국 중 아랍에미리트와 독일이 각각 1억 달러, 다른 유럽연합 회원국들이 총 1억 2,500만 달러, 영국이 약 5,000만 달러를 기금에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미국은 1,750만 달러, 일본은 1,000만 달러를 약속했다. 이 기금은 더 영구적인 거처를 찾을 때까지 워싱턴 DC에 있는 세계은행에서 관리될 예정이다.

하지만 시작부터 순탄하지는 않은듯 보인다. 기후 취약 국가 및 개발도상국들은 더 많은 현금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과 환경운동가들 역시 이러한 움직임을 환영하면서도 훨씬 더 많은 기금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브뤼셀 자유 대학(Université Libre de Bruxelles in Brussels)의 기후 금융 연구원 로맹 바이크만스(Romain Weikmans)는 "부유한 국가, 선진국, 오염 국가들이 이 기금에 얼마나 더 많은 돈을 기꺼이 내놓을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주장한다.

COP28에 모인 국가 지도자 및 환경 기후 지도자들 © Skynews

이 기금을 요청하는 국가들, 특히 기후변화에 매우 취약한 국가들은 이 기금이 결국 연간 최소 1,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런던의 환경 연구 싱크탱크인 국제환경개발연구소(International Institute for Environment and Development)의 톰 미첼 (Tom Mitchell) 전무이사는 지금까지의 총액이 "정말, 정말 아주 적은 액수"라고 말한다.

반면 바이크만스는 연구를 통해 기금의 위상을 높이는 데 과학자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주장한다. 지난 몇 년 동안 이 문제에 관한 과학 논문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힌 그는 이러한 연구 결과의 증가를 통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의 보고서에 손실과 피해가 점점 더 많이 늘어남에 따라 정책 입안자들이 이를 더 널리 인식하게 되었다는 점이 매우 인상깊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바이크만스는 또한 각국이 기금 설립에 동의하고 기부를 약속하는 데 1년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점은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인다. 기후 협상 과정은 일반적으로 매우 느리게 진행되지만, 이는 최소한 큰 성공이라고 설명한다.

프랑스 대통령 마크롱은 프랑스가 현재 석탄 발전소를 폐쇄하고 있다고 밝혔다. © Skynews

하지만 이제 정말 중요한 시험대가 남아있다. 기금이 필요한 곳에 쓰일 수 있는지, 신속하게 자금을 공급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올해의 COP28이 정말 중요한 회의라고 있는 이유이다. 미첼은 이제 정말 어려운 일이 남았다고 밝히며 실제로 이 기금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고 기후 영향의 최전선에 자금이 투입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민재 리포터
minjae.gaspar.kim@gmail.com
저작권자 2023-12-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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