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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권예슬 리포터
2023-09-26

고양이에게 ‘비건 식단’은 금물? 사실은… 英 연구진, 고양이의 식습관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대규모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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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식동물인 고양이 용 ‘채식 사료’를 왕왕 볼 수 있다. 식단이 고양이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대규모로 분석한 첫 연구가 나왔다. ⓒGettyImages

2018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반려묘 수는 3억 7,300만 마리 정도로 추정된다. 유럽 가정의 25%가 한 마리 이상의 고양이를 키운다. 반려동물 시장이 커지면서 사료도 다양해지고, 시장도 커졌다. 2014년 기준 전 세계 애완동물 사료 총 매출은 1,317억 유로(약 187조 482억 원)에 달한다. 채식 인구가 많아진 만큼, 반려묘도 ‘비건 사료’를 선택해 먹이는 집사들도 많아지고 있다.

2020년 영국 수의사 협회는 고양이에게 채식 식단을 시켜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고양이는 사자나 호랑이처럼 고기를 통해 영양분을 섭취해야 하는 육식동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고양이의 식단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앤드류 나이트 영국 윈체스터대 교수 연구팀은 최소 1년 이상 육식 혹은 채식 식단만 진행해 온 고양이 1,400여 마리의 건강 상태를 분석한 최초의 대규모 분석 결과를 지난 13일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발표했다.

 

비건 냥이의 건강이 ‘아주 조금’ 더 좋다

▲ 영국 윈체스터대 연구진은 기존 정설과 달리 고양이의 채식 식이가 건강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GettyImages

고양이에게 육식과 채식 중 어떤 식단이 더 건강에 좋을 지에 대해서는 연구 결과가 갈린다. 채식이 반려묘의 냄새나 피부 가려움증을 줄이고, 털을 더 윤이 나게 하고, 대변을 수월하게 한다는 장점이 보고됐다. 반면, 엽산 수치가 현저히 낮고 식이 결핍이 생겼다는 보고도 있다. 고양이는 타우린, 메티오닌 등 몸에서 합성할 수 없는 필수아미노산이 11종 있는데, 이를 고기와 생선으로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면 각종 질병에 걸리기 쉽다.

나이트 교수팀은 기존 연구들이 영양학적으로 부족한 채식 식단이 활용됐다고 보고, 영양학적으로 잘 갖춰진 비건 식단의 건강 효과를 분석하고자 연구를 시작했다. 나이트 교수는 “설문에 참가한 85%의 집사들이 고양이 식단 구매에 건강과 영양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간주했다”고 덧붙였다.

우선 연구진은 1,369명의 고양이 주인들을 대상으로 반려묘의 건강 상태를 평가하는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이들의 반려묘 중 약 9%는 1년 이상 완전 채식 식단을 섭취했으며, 나머지는 육식 식단을 섭취했다. 동물병원 방문 횟수, 약물 사용, 치료 식단 진행 등 7가지의 지표 모두에서 비건 고양이의 집사들이 자신 반려묘를 더 건강하다고 평가했다.

▲ 채식 혹은 육식 식단을 제공하는 집사들이 평가한 반려묘의 건강. ⓒPLOS ONE

이후 연구진은 전문가 평가도 진행했다. 구강 질환, 과체중, 소화질환, 피부병 등 고양이에게 자주 발생하는 22가지 질환에 대한 건강 평가를 진행한 결과 비건 식단을 먹은 고양이는 고기 기반 식단을 먹은 고양이에 비해 전반적으로 더 건강한 경향이 있었다. 비건 식단을 먹은 고양이는 육식 고양이에 비해 전문가에 의해 건강이 좋지 않다고 판단될 확률이 평균 6.4% 더 적었다. 10%보다 작은 차이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정도는 아니다.

▲ 수의사들이 평가한 채식 혹은 육식 식이에 따른 고양이의 건강 ⓒPLOS ONE

나이트 교수는 “통계적으로 고려했을 때, 기존 알려진 바와 달리 채식이나 육식 중 어느 식단을 선택하더라도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에는 큰 차이가 없고, 오히려 채식하는 고양이의 건강이 조금 더 좋았다”라며 “다만, 이번 연구는 고양이의 식단 영양소 함량까지 상세하게 분석에 활용하지는 않았다는 한계는 있다”고 말했다.

권예슬 리포터
yskwon0417@gmail.com
저작권자 2023-09-2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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