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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권예슬 리포터
2023-06-20

모기 피하고 싶다면, ‘이 비누’로 씻으세요 [모기와의 전쟁] 비누 향별 모기 흡혈 선호 분석…코코넛 향 기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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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사람에 비해 모기에 유독 잘 물린다면, 비누를 바꿔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사용하는 비누에 따라 모기 유인 효과가 달라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GettyImages

때 이른 폭염과 함께 반갑지 않은 모기도 찾아왔다. 6월 중순 이후부터 개체수가 많아지는 모기는 여름철 대표적인 불청객이다. 그런데 같은 공간에 있어도 모기에 유독 잘 물리는 사람이 있는 반면, 투명 인간이 된 것처럼 모기에 잘 물리지 않는 사람도 있다. 미국 버지니아공대 연구진은 개인의 체취뿐만 아니라 사용하는 비누 제품의 향도 모기의 흡혈 선호를 결정한다는 연구결과를 지난 5월 10일 국제학술지 ‘아이사이언스(iScience)’에 발표했다.

 

모기 덜 물리려면 코코넛 비누가 최적

인간은 고대부터 비누 등 향을 내는 제품을 사용해왔다. 이 같은 제품 사용이 느껴지는 체취를 바꾼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모기에게는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버지니아공대 연구진은 비누 사용에 따른 모기 유인 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미국에서 많이 쓰이는 네 가지 비누(도브, 다이얼, 네이티브, 심플 트루스)를 이용해 실험을 진행했다. 우선 연구진은 4명의 참가자를 모집한 뒤, 천으로 팔뚝을 감싸 체취를 수집했다. 다른 팔뚝은 비누로 씻고 1시간 뒤 천으로 감싸 체취를 수집했다. 직접 사람의 팔이 아닌 천으로 체취를 수집해 실험을 진행한 이유는 사람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나 체온 등 모기를 유인하는 다른 영향을 배제하기 위해서다.

▲ 연구진은 참가자의 자연적인 체취와 비누로 씻은 뒤의 체취를 수집하고, 각각 용기에 넣어 모기의 움직임을 살폈다. ⓒiScience

이후 천을 각각 별도의 용기에 넣은 뒤, 이집트숲모기를 주변에 풀어놓고 모기들의 반응을 살폈다. 실험에는 최근에 짝짓기를 한 암컷 모기만이 사용됐다. 수컷은 흡혈을 하지 않고, 암컷은 짝짓기 후에 피만 먹는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4가지 비누 가운데 3가지(도브, 다이얼, 심플 트루스)는 모두 모기를 유인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분석한 비누 가운데는 코코넛 향이 나는 비누(네이티브)만이 유일하게 모기를 쫓는 효과를 보였다.

비누 세척은 모기의 선호에 영향을 미쳤지만, 그 정도는 비누 유형과 실험 참가자에 따라 달라졌다. 공동저자인 클로에 라혼데레 박사는 “같은 비누로 씻어도 개인의 생리학적 상태, 생활 방식, 먹는 음식, 가는 장소 등에 따라 사람마다 다른 냄새가 난다”며 “비누는 화학물질을 추가할 뿐만 아니라 개인이 자연적으로 방출하는 화합물의 조성에 변화를 일으켜 전체적인 체취의 특성을 바꾼다”고 말했다.

 

같은 성분도 조합에 따라 효과 달라져

실험에 사용된 4종의 비누에는 모두 모기 기피제의 성분인 ‘리모넨’이라는 화학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그럼에도 4개 비누 중 3개가 모기의 유인을 증가시켰다. 동일한 화학물질이라도 조성 비율에 따라 유인과 기피 여부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 연구진은 후속 연구를 통해 비누 사용의 효과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등에 대한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GettyImages

이어, 연구진은 모기의 행동을 결정하는 요인을 더 면밀히 분석하기 위해 다양한 비누의 화학적 조성을 분석했다. 모기를 유인하는 4가지 화학물질과 퇴치하는 3가지 화학물질을 확인했다. 비누에 있는 벤즈알데히드, 벤질벤조산, 감마노나락톤 등의 화합물이 모기를 쫓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확장하여 더 많은 참가자와 제품을 이용한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아침에 샤워하고, 저녁까지 모기 유인/퇴치 효과가 지속될지’와 같은 시간 경과에 따른 효과도 분석해볼 예정이다.

권예슬 리포터
yskwon0417@gmail.com
저작권자 2023-06-2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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