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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새 국왕 찰스 3세, 기후 변화에 어떻게 대처할까? 영국, 전 세계의 관심을 받으며 65년 만에 대관식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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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새 국왕 찰스 3세, 공식적으로 영국과 14개 연방 왕국의 군주가 되다

현지시각으로 5월 6일, 영국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는 영국 새 국왕 찰스 3세의 대관식이 열렸다. 왕세자가 된 후 65년 만에 왕이 된 찰스 3세는 마침내 영국과 14개 영연방 왕국(Commonwealth realm)의 헌법상 군주가 되었다.

영국의 새 국왕 찰스 3세, 공식적으로 영국과 14개 연방 왕국의 군주가 되다. © BBC

여전히 싸늘한 영국 국민의 여론에도 불구하고, 침체에 빠진 영국 경제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는 국가적으로도 매우 큰 행사라는 점에서 온 세계의 관심과 이목이 쏠린 행사였다.

영국의 새 국왕 찰스 3세, 공식적으로 영국과 14개 연방 왕국의 군주가 되다. © BBC

대관식은 영국 국교회 최고위 성직자인 캔터베리 대주교가 집전했으며, 전 세계 국가 원수 또는 총리급 인사들이 행사에 참여(한덕수 국무총리 참석)하며 찰스 3세의 대관식을 축하했다.

 

환경보호론자로 유명한 찰스 3세 국왕

영국은 의회가 모든 정치적인 부분을 전담하고 있기 때문에 국왕이나 여왕은 정치적인 문제에 간섭하지 않는다. 과거 영국 왕실의 상징이었던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역시 국제적인 행사에는 활발하게 참여했지만, 정치적인 문제에는 전혀 간섭하지 않았다.

찰스는 1999년 왕세자 시절(웨일즈 왕자) 현대식 비료나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 윌트셔 야생동물 트러스트의 클래팅거 농장을 방문한 바 있다. © Stefan Rousseau/PA

찰스 3세는 왕실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위협한다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기후변화를 세계적 의제로 만든 장본인이다.

실제로 2004년과 2005년에 지구 온난화와 관련된 여러 우려 사항을 적어 당시 각 정부 부처 장관에게 보낸 서한이 비공개 상태로 전송된 바 있는데, 이 메시지가 뒤늦게 공개되어 왕실 가문의 정치적 중립성이 위배되었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미 1960년대부터 환경 보호에 주목

찰스3세는 1968년부터 기후변화에 주목했다. 첨단 기술들의 발전이 시작되며 세상이 변하기 시작할 때, 나무 등 숲이 없어지는 등 지구와 자연의 파괴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찰스 당시 왕세자는 환경 보호 다짐 연설을 진행하며, 기후 온난화를 공식적인 주제로 만들기 시작했다.

22세의 찰스 왕세자가 1970년 노스웨일스 뱅고르 대학에서 열린 웨일즈 위원회에서 환경에 대한 관심이 필요함에 대해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 PA IMAGES/ALAMY

찰스 3세는 환경을 대하는 인간의 자세와 태도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오랫동안 환경 문제에 헌신해왔다. 지속 가능한 산업과 유기농법 등에 많은 관심을 보이며 도시 설계와 기업의 생산 방식에 대해서도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방향으로 추진하길 독려하고 있다. 실제로 왕실 가문이 매년 여름 머무는 스코틀랜드 애버딘셔 저택 밸모럴(Balmoral) 성은 바이오매스 보일러를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찰스 왕세자 시절 서머셋에 홍수가 난 후(2014년) 방문한 사진 © Reuters

많은 사람이 환호했던 2015년 파리 기후변화 협정(UN Climate Change Conference: COP21)의 주창자도 찰스 3세였으며, 2019년 기후변화 협정에서 미국의 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를 설득한 사람도 찰스 3세로 알려져있다. 2021년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에서는 기후 변화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산업계와의 협력이 필요함을 호소하는 등 미래 세대에 균형 잡힌 지구를 물려주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추진하고 있다.

 

헌법상 군주가 된 현재의 찰스 국왕은?

찰스 3세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 이후 즉시 왕위를 물려받은 후에도 단순히 기후변화를 위한 행동이라는 화려한 말만 내세우기보다는 직접적인 행동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찰스는 농업과 토지 사용 변화에 열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대규모 농업을 재고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영국 정부의 탈탄소 산업과 토양 개선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헌법상으로 군주가 된 현재부터는 앞선 설명처럼 정치적으로 더 제한될 수 있다. 이제부터는 환경운동에 개입하는 등 헌법상 군주의 역할을 넘어설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엘리자베스 여왕이 그랬던 것 처럼 실제 정치적인 영향력은 매우 제한적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왕이나 여왕은 반드시 의회를 통과한 법률만 승인할 수 있으며 형식상의 승인일 뿐이기에 찰스 왕이 법률을 반대하거나 반대되는 행동을 해도 예외적일 수는 없다.

찰스 왕세자 시절,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COP26 기후 회의 개막식(2021년)에서 연설하는 모습. 그는 위 연설에서 세계의 의사 결정권자로서 환경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을 찾아줄 것을 촉구한다고 호소한 바 있다. © Will Crowne/UK Government

찰스 3세 역시 앞으로의 환경 보호 접근 방식 역시 중립성을 유지하며 논란을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현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고 알려져있다. 실제로 찰스 3세는 국가 연설에서 새로운 책임과 함께 삶도 달라질 것이라고 선언하며 개인적으로 깊은 관심을 보이던 문제에 시간과 에너지를 할애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찰스 왕의 앞으로의 행보는 어떻게 될까?

하지만, 각계 교수 등의 전문가들은 찰스 왕이 왕세자 시절과 비슷한 영향력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찰스왕이 영연방 국가를 통해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영연방 국가들은 기후와 생물 다양성을 중심으로 환경 문제에 깊이 참여하고 있는데, 찰스 왕은 이들 국가가 기후변화 문제를 다루기 위한 장을 마련할 수 있도록 협력을 추진할 수 있다.

찰스 3세의 애스턴마틴 DB6는 오래된 영국산 화이트 와인과 치즈 유청으로 달릴 수 있도록 개조된 것으로 유명하다. © PA IMAGES/ALAMY

56개의 영연방 국가(Commonwealth of Nations: 영국의 식민지였던 국가로 구성된 국제기구, 영국 포함 15개의 영연방 왕국과는 다름)는 전 세계 인구의 대략 1/4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기업이 자연, 인류, 지구 등에 적용해야 할 100가지 행동 지침인 “지속 가능한 시장 계획(SMI)”을 모두 지지하는 만큼 탄소 중립과 같은 실질적인 수단을 제공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이들은 지난 50년간 환경보호를 위해서 많은 협력 활동을 벌여온 찰스 3세의 진심을 잘 알고 있으며, 이에 세계의 많은 국가가 환경 보호에 열성인 찰스 왕의 상징적인 부분을 이어갈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김민재 리포터
minjae.gaspar.kim@gmail.com
저작권자 2023-05-0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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