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풍과 지구 자기장의 관계
태양의 상부 대기층에서 방출되는 태양풍은 양성자와 전자등의 미립자들로 구성된 전하 입자 흐름이다. 지구의 자기장은 태양풍으로부터 지구를 보호해주고 있으며 이 때문에 자기장은 지구 생명체들에게 필수적인 존재이다. 만일 지구에 자기장이 없었다면 태양풍은 직접적으로 지구 대기와 상호작용을 할 것이고, 결국 지구는 생명체가 살기에 척박한 환경으로 변했을 것이다. 물론 지구 자기장이 완벽하게 태양풍을 차단해주는 것은 아니다. 태양풍은 태양의 활동에 영향을 받는데, 주로 태양 흑점들과 관련된 폭발 현상들은 태양풍의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 이는 지구의 각종 위성을 포함한 과학 장비들에 오작동을 일으킬 수도 있으며, 지구 표면의 전력 시설에 크고 작은 손상을 입힐 수도 있다.

지구 자기장의 구성
지구 자기장의 가장 앞부분은 태양풍이 지구 자기장에 부딪혀 생기는 충격파의 일종인 활모양의 충격파면(bow shock)으로 이루어져 있다. 충격파면은 태양풍이 지구 자기장에 의해서 처음으로 영향을 받는 공간인데 지구나 목성과 같이 자기장이 상당한 행성의 경우 행성의 자기장이 태양풍의 흐름을 방해하곤 한다. 따라서 충격파면은 태양풍의 속도를 늦추고 지구 자기장 주변의 플라스마 흐름을 대부분을 편향시킨다. 이에 따라서 태양풍 입자는 다소 빠르게 가열되곤 하는데 태양풍 입자의 일부는 반사되어 다시 태양 쪽으로 흘러간다. 충격파면을 지나온 입자들은 지구 자기장의 경계면인 자기권계면(magnetopause)과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하는데 이 부분은 태양풍 압력의 변화에 따라 팽창하거나 수축하게 된다. 또한 혜성과 비슷한 형태의 자기장 꼬리 (magnetic tail)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은 극지방 오로라의 주요 근원으로 알려져 있다. 미항공우주국(NASA)의 태양풍 관련 미션인 THEMIS는 태양풍 에너지는 자기장 꼬리의 아주 좁은 영역에 저장돼 있음을 밝힌 바 있다. 위 자기장 꼬리는 매우 활동적이기에 크고 작은 변화들이 많이 발생하며 이온과 전자들에 에너지를 공급하기도 한다. 자기장 꼬리의 안쪽에는 플라스마 판(plasma sheet)이 존재한다. 지구의 자기장과 태양풍의 상호작용에 관해서 연구하기 위해서 시작된 유럽 우주국의 미션은 대표적으로 클러스터 II (Cluster II)미션을 들 수 있다.
유럽과 중국의 첫번째 과학 기술 협력 - 클러스터 II 미션
유럽과 중국의 과학 협력은 1980년도에 이르러서야 과학 정보 교환을 목적으로 시작되었는데 공식적인 협력은 1992년 중국이 클러스터 (클러스터 II) 임무에 참여하면서 부터 진행되었다. 4개의 위성으로 구성된 클러스터 II 미션은 4면체의 형태로 지구 자기장을 동시 측정하며 태양풍과의 상호작용을 더욱 자세히 연구하였다. 또한 각 위성은 충격파면에 관해서도 자세한 관측및 연구를 수행하였다. 클러스터 II 미션의 성공을 바탕으로 유럽 우주국은 공식적으로 중국국가항천국(China National Space Administration: CNSA)과의 협력을 통한 후속 연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후속 미션은 중국국가항천국이 독자적으로 설계, 개발 및 발사를 진행하였으며 클러스터 II 미션과 비슷한 비행 실험을 진행하기로 결정함으로서 비용과 개발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 유럽우주국은 기타 과학 장비와 자본을 담당하였고 동시에 미션의 운영을 공동으로 담당하게 되었다.
더블스타(Double Star) 미션의 시작
중국이 발사한 최초의 지구 자기장 관측 위성인 더블스타 (Double Star) 미션은 적도 위성 TC-1(Tan Ce 1: 중국어로 탐험가라는 뜻)과 극 위성 TC-2(Tan Ce 2) 등 2개의 위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두 개의 위성으로 구성된 만큼 미션 이름도 더블스타(Double Star)로 명명되었다. 위 미션은 다른 궤도 구성을 가지고 있는 두 개의 위성을 통하여 변화하는 자기장에 관한 보다 포괄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더블스타 미션은 원래 클러스터 II 미션에 이어서 지구의 자기장을 관측할 계획이었지만, 클러스터 II 미션과 함께 관측을 진행하였다. 이를 통해서 지구 자기권을 관측하는 또 다른 촬영 장비인 Energetic Neutral Atom (Mars Express에 탑재된 장비와 유사한 장비)'를 포함하여 총 7개의 장비가 지구 자기권을 동시에 관찰 할 수 있었다. 첫 번째 우주선 TC -1은 2003년 12월 29일에, 두 번째 우주선인 TC -2는 2004년 7월 25일에 중국 Long March 2C (Chang Zheng 2C라고도 부름)로켓에 실려 발사되었다.

적도 위성 TC-1은 지구의 거대한 자기장 꼬리를 중점적으로 관측 및 연구했으며 극위성 TC-2는 극지방의 자기장에서 일어나는 전반적인 현상의 관측과 오로라의 발생에 중점을 두며 관측 및 연구를 진행하였다. 더블스타 미션의 궤도는 클러스터 II의 궤도보다 낮았기 때문에 주로 클러스터 II와 지구 사이에서 지구의 자기장을 관측했으며 기존의 예상 임무 기간이었던 18개월간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 두 번 더 연장되었다. TC-1은 2007년 10월 14일 대기권에 재진입하면서 종료되었지만 TC -2는 교신이 단절된 2008년 말까지 간헐적으로 계속 작동했다.

더블스타 미션의 과학적인 성과
더블스타 미션은 약 4년 동안 자기권의 경계와 질량, 운동량 및 에너지를 자기권으로 전달하는 기본적인 메커니즘에 관한 많은 관측을 수행했다. 이는 클러스터 II 미션에서도 소규모로 관측된 사항들이지만 더블스타 미션와 클러스터 II미션의 협력 임무에서는 대규모로 관측이 되었다.

더블스타 미션의 중요 발견으로는 태양풍의 이온 밀도 구멍(ion density holes)을 발견했다는 점이다. 2005년 3월 2일 더블스타 미션의 TC-1 위성과 클러스터 II 위성이 함께 진행한 관측에 따르면 충격파면 상류에서 15초 동안 같은 모양의 자기장 구멍과 함께 태양풍 흐름에 묻혀 있는 약 150개 이상의 이온 밀도 구멍을 발견했으며 이는 충격파면의 중요성을 시사하는 결과이다. 이 밀도 구멍의 크기는 대략 3,700 km로 추정된다. 위 밀도 감소의 영향으로 가장자리에서의 밀도와 자기장 계수 (magnetic field modulus)의 증가도 관찰되었다.
지구의 자기권이 태양풍으로 둘려 쌓여 있는 모습 (오른쪽 그림), 클러스터 II와 더블스타가 동시에 관측한 지구의 충격파면 (하얀 정사각형과 노란색 활모양), 그리고 태양풍의 이온 밀도 구멍 (갈색원, 왼쪽 그림)의 모식도 ⓒ Doublestar/ESA/CNSA더블스타 미션은 내부 자기권에서의 에너지 입자들의 흐름도 발견했다. 더블스타 미션은 코러스파(Chorus wave)라고 불리는 자기권(magnetosphere) 내 자기 적도에 가까운 공간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된 파동을 감지했는데 위 파동은 위성의 태양 전지판과 전자 장비를 손상시키며 우주비행사들에게도 위험을 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처럼 지자기 활동과 관련된 관측들은 이들의 영향을 예측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더블스타 미션은 지자기 꼬리의 자세한 관측과 연구를 진행했다. 플라스마 판(plasma sheet)의 경계 부분은 지자기 꼬리의 가장 활발한 플라스마 영역 중 한 부분인데, 플라스마 판의 중앙 부분에는 약한 자기장의 중성판(neutral sheet)이 존재한다. 중성 시트는 지구 쪽으로 이온을 가속시키는 자기 재결합 관련된 장소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지자기 꼬리의 중심에서 빠르고 큰 진폭 자기 변화가 수만 킬로미터 떨어진 거리에서 동시에 관측되었다고 밝혔다.

관측과 연구를 담당했던 오스트리아 국립과학연구소의 장티룽 박사(Dr. Tielong Zhang)는 TC-1과 클러스터의 동시 관측은 처음으로 이들의 파동 구조에 관한 역학을 밝혔다고 밝히며 클러스터 II와 더블스타 미션과의 자기권 주요 지역 다중 관측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음을 알렸다.
- 김민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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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1-07-2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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