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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강봉 객원기자
2021-07-07

금이 있는 곳에 비소가 많은 이유? 최근 연구 통해 금‧비소 결합, 화학적 원인 밝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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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원소가 금(Au)이다.

높은 순도와 안정성, 높은 재산가치 등으로 인해 오랜 기간 사람들로부터 가장 귀중한 원소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아 왔다.

문제는 매장량이 매우 적다는데 있다. 가끔 금덩어리가 발견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지지만 대다수는 다른 광물 속에 결합해 있고, 일부가 퇴적물 속에 사금 형태로 흩어져 있는 중이다. 이런 상황은 금의 희소성을 키우고 금값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과학자들이 금맥이 형성되는 과정을 발견하고 화학식을 통해 설명하는데 성공하면서 향후 새로운 방식으로 금맥을 찾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금 미세입자(밝은 색)를 보여주는 주사 전자현미경 사진. ⓒMaria Kokh and Gleb Pokrovski

원자 규모에서 금과 비소 상관관계 규명

금맥을 찾기 힘든 이유는 금의 특수성 때문이다.

광산업자들 사이에 금은 비반응성(unreactive)으로 찾아내기 힘들어 악명이 높은 물질이다. 또한 다른 광물들처럼 지각 전체에 균일하게 흩어져 있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어 탐사자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과학자들은 지구에서 발견되는 금 상당량이 다른 광물들과 결합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황철광(pyrite)이나 아세노피라이트(arsenopyrite)와 같은 비소(arsenic)를 많이 함유한 광물들과 결합돼 있었는데 어떤 경우 금 성분이 최대 100만 배에 달했다.

금광에 강한 독소인 비소가 다수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서유럽에서 가장 큰 금광중 하나였던 프랑스와 카르카소네 근체에 있던 살시네 광산(Salsigne mine)은 2004년에 문을 닫았지만 비소 오염으로 인해 지금까지 주민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중이다.

화학자들로 구성된 국제 공동연구팀이 이번 연구를 수행한 것은 금과 비소가 원자 수준에서 어떤 과정을 통해 결합했는지 그 근본적인 원인을 찾기 위해서였다. 그 과정을 분석해 지구상에 있는 대다수의 금맥이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설명할 수 있으며, 광부들의 비소 중독으로 인한 위험성을 해소할 수 있다고 보았다.

연구를 진행한 과학자들은 프랑스 툴루즈 3대학(폴 사바티에) 대학, 캐나다 오타와 대학 등에서 연구 활동을 하는 화학자들의 공동 연구팀이다.

이들은 지난 4~9일까지(현지 시간) 온라인을 통해 진행되고 있는 국제 지구화학 학술대회 ‘골드슈미트 콘퍼런스(Goldschmidt Conference)’에 참석해 그동안 금이 지구 지각과 어떤 화학작용을 일으키며 결합해 있는지 새로 발견한 사실을 발표했다.

이 컨퍼런스는 유럽 지구화학협회(EAG)와 지구화학학회(EGS)가 매년 주최하고 있는 지구화학과 관련된 가장 중요한 연례 국제 컨퍼런스다.

사람이 금맥 형성분포 과정에 개입할 수도

연구팀은 금이 광물과 결합하는 과정을 분석하기 위해 프랑스 그르노블에 있는 유럽싱크로트론방사선시설(ESRF)의 강력한 X선 빔을 사용했다.

그리고 광물 속에 비소 성분이 풍부할 때 비소와 금이 직접 결합해 광물 조직 속으로 스며들어 안정된 상태에 머무르지만, 비소 농도가 낮으면 광물 속에 스며들지 못하고 광물 표면에서 황(sulfur)과 미약하게 결합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화학식으로 표기하면 Au(2+)와 As(1-)의 결합이 형성되는 것을 말하는데 원자가 결합하는 과정을 통해 금맥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명확히 말해주고 있었다.

툴루즈 3대학의 수석연구원 클렙 포크로브스키(Gleb Pokrovski) 박사는 “비소를 통해 많은 양의 금을 스펀지처럼 흡수하고 있다는 사실은 향후 사람이 금맥 형성과 분포 과정에 개입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말해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코르로브스키 박사는 또  “비소를 포함해 황화철에 결합하는 금이나 기타 귀금속의 새로운 공급원을 더 쉽게 찾을 수 있는 가능성도 병존하고 있다.”라며, "화학 반응을 제어하고 금 가공을 개선 할 수 있는 돌파구를 열 수 있다면 금 생산량을 훨씬 더 늘릴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에 참여한 오타와 대학의 제프리 헤덴퀴스트(Jeffrey Hedenquist) 박사는 “지질학자들과 탐사자들이 비소가 풍부한 광물에 금이 많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화학적으로 비소와 금 간의 상관관계를 정량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금과 비소 사이의 원자 규모의 끌어당김과 특정 광물의 구조에 의해 배열된 이 결합으로 인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그 연관성을 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라고 말했다.

박사는 또 “앞으로 새로운 공식을 통해 숨어 있는 금맥을 찾고, 비소로부터의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금 협회(World Gold Council)에 따르면 2019년 금 채굴량은 총 3,531t으로 2018년보다 1% 감소했다. 금속전문 컨설팅사인 메탈스 포커스(Metals Focus)는 지난해 10월 보고서에서 2020년 금 생산량이 3,368t으로 지난 5년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전망한 바 있다.

이처럼 금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지난 수년간 금 채굴 양이 최고조에 달하는 ‘피크 골드(Peak Gold)’를 넘어섰기 때문이라는 것은 일반적인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과학의 발전은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금맥의 화학적 비밀을 밝혀내고 있다. 향후 금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hanmail.net
저작권자 2021-07-0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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