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은 생명체가 살기에 적합한 환경일까?
지구 밖 생명체에 관한 인류의 원대한 호기심 풀어줄 목적으로 지구를 출발한 화성 로버 큐리오시티(Curiosity)는 지난 2012년 화성의 남쪽 게일 분화구에 도착하였다. 태양전지를 탑재했던 기존의 로버들과는 달리 강력한 원자력 전지를 탑재한 덕에 기존의 임무 예상 시간을 훨씬 뛰어넘었으며 현재까지도 활발히 화성의 표면 탐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큐리오시티는 작은 소형차 크기로 여러 카메라를 포함해 10가지가 넘는 강력한 장비들을 갖춘 강력한 로버이다.
큐리오시티의 가장 큰 목표는 화성이 생명체가 살기에 적합한 행성인지의 유무를 밝히는 것이었다. 이에 관한 임무 수행 중 지난 2013년 화성의 토양에서 메탄을 처음 발견하였으며 2018년 게일 분화구로부터 대략 5km 정도 멀리 떨어진 곳의 지질 연구를 수행하던 중 먼 옛날 과거 지하수 유출로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측되는 물의 흔적도 발견했다.
이와 함께 큐리오시티는 지난 몇 년간의 화성 연구를 종합하여 화성의 대기 중에 존재하는 메탄의 양이 계절에 따라서 크게 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구체적으로 여름과 가을에 메탄의 양이 두 배 가까이 증가함을 보였다. 이는 수많은 과학자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대기 중에 메탄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강력한 생명의 증거 중 하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화성에 메탄이 존재한다는 암시하는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지구에서의 지상관측을 통해서 화성에는 이미 메탄이 존재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다. 2003년 유럽우주국이 발사한 화성 궤도선 마스 익스프레스 (Mars Express) 역시 탑재된 분광기를 이용한 연구를 통해서 화성에 소량의 메탄이 화성에 존재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화성 대기 중 메탄은 크게 두 가지 과정을 거쳐서 생성될 수 있다. 유기물의 화학작용 부산물로 메탄이 생성될 수도 있고 화성 지표면을 통한 메탄 배출을 통하여 메탄이 존재할 수도 있다. 지구상의 대부분 메탄은 미생물 등을 통해서 생성된다. 산소가 풍부하고 수소가 거의 없는 화성 대기의 특징으로 볼 때, 화성에 메탄가스가 존재한다면 화성에도 생명체가 존재했거나 여전히 존재할 확률이 높다.
물론 운석 등의 활동을 통하여 메탄이 화성에 전달될 수도 있다. 화성의 예기치 못한 대기 활동은 메탄을 흩어져버리게 할 수도 있고 미지의 미생물들이 대기 중의 메탄을 사용할 수도 있으므로 생각보다 여러 가지 변수가 존재한다.
엑소마스 (ExoMars - ЭкзоМарс) 미션
ExoMars (Exobiology on Mars)는 유럽 우주국(ESA)과 러시아 우주국 (Roscosmos)의 우주 생물학 프로그램으로 화성에서 과거 생명의 흔적을 찾음과 동시에 화성의 물과 대기의 화학적 환경이 어떻게 변하는지 조사할 목적으로 시작한 미션이다. 또한, 대기 중의 기체와 근원들을 조사할 계획과 함께 시작되었다.
엑소마스 미션은 2000년대 초반에 인간의 화성 탐사 목적으로 시작한 ESA Aurora 프로그램의 일부로 시작되었다. 2009년, 유럽 우주국은 미 항공 우주국 (NASA)와 함께 수행할 화성 탐사 임무 2개를 최종 승인하였지만, 예산 문제로 당초 계획의 여러 가지 변경이 있었다. 또한 2012년 미국 정부는 제임스 웨브 우주망원경 예산의 우선 지급을 위하여 엑소마스의 참여를 종료함을 공식 발표했으며 당초 계획은 완전히 변경되었다. 다급하게 파트너를 찾던 유럽 우주국은 러시아 우주국이 내민 손을 잡았고 러시아 우주국은 2대의 발사체를 제공함과 동시에 궤도선의 페이 로드에도 러시아 장비를 포함 시켰다.
ExoMars는 유럽 우주국(ESA)과 러시아 우주국 Roscosmos의 공동 프로그램인 만큼, 모든 페이 로드와 착륙 석 및 궤도선은 공동의 기술로 제작된다. 현재 계획에 따르면, 엑소마스 미션은 2개의 고정 착륙선, 1개의 궤도 및 1개의 로버 등 총 4개의 우주선으로 구성된다. 모든 임무는 두 개의 러시아 우주국의 프로톤 로켓 (two heavy-lift Proton rockets) 을 이용하여 두 번의 발사를 통하여 화성으로 보내진다.
즉, 위 미션은 크게 두 개의 미션으로 나누어진다. 첫 번째 미션은 2016년에 시작된 임무로서 가스 추적 궤도선 (Trace Gas Orbiter: TGO)을 화성 궤도에 배치함과 동시에 스키아파렐리 (Schiaparelli EDM) 착륙선을 성공적으로 화성에 착륙시킴을 목표로 두고 시작되었다. 두 번째 미션은 현재 계획에 따르면 2022년 9월 발사 예정이며, 2023년 6월 화성에 착륙할 예정이다. 두 번째 미션은 독일에서 자체 제작한 크루즈 스테이지(cruise stage)와 스키아파렐리 착륙선을 개조해서 더 발전시킨 착륙선 그리고 화성 로버가 함께할 전망이다. 크루즈 스테이지는 화성 패스파인더 (Mars Pathfinder)와 비슷한 디자인으로 크기는 대략 2~3m에 달하며 본체는 알루미늄으로 이루어지며 바깥쪽은 태양광 패널로 이루어진다. 주요 기능으로는 태양을 스캔해 위치를 파악하며 다양한 채널들을 통해서 지구와 교신하는 역할을 한다.
엑소마스 미션의 과학적인 목표
엑소마스 미션은 과거 화성 생명체의 증거를 찾기 위한 미션이다. 물과 토양의 화학적 분포를 자세히 파악하며 화성 표면 환경을 연구함과 동시에 이를 통해서 메탄의 기원을 찾을 예정이다. 또한 미래의 유인 화성 임무에 관한 위험성 등을 파악할 전망이다. 화성의 진화를 바탕으로 생명체 거주 가능성을 이해함과 동시에 행성의 깊은 지하 내부에 관해서 조사도 이어질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화성 표면에서부터 2미터 깊이까지 샘플을 수집할 수 있는 드릴을 이용해 지하에 접근하게 된다. 궁극적으로는 추후 실행할 샘플 반환 비행에 관한 준비도 진행할 예정이다.
첫 번째 미션 절반의 성공
가스 추적 궤도선과 스키아파렐리 고정 착륙선은 2016년 3월 발사되었고 2016년 10월 화성 궤도에 진입하였다. 엑소마스 본체에서 분리된 가스 추적 궤도선과 스키아파렐리 고정 착륙선은 화성 상공 100만 km에서 화성 표면으로 낙하하기 시작했다. 화성 상공 대략 4km 지점에서는 낙하산을 이용하여 속도를 최대한 줄인 후 30초 동안 역추진 로켓을 분사하며 최소한의 충격으로 화성 표면에 안착하게 될 전망이었다. 하지만 역추진 로켓은 3~4초 가량 작동 후 멈추었고 그대로 화성 표면으로 곤두박질쳐버렸다. 이로 인해 화성 표면에 대략 넓이 600제곱미터의 새로운 인공 크레이터가 생겨버렸다.
하지만, 스키아파렐리는 추락 중에도 화성의 대기에 관한 600MB에 달하는 정보를 전송했다. 위 정보와 함께 가스 추적 궤도선이 보내온 연구결과는 화성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는데, 그 이유는 화성 대기에서 메탄을 거의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알레그 꼬라블레프 (Dr. Oleg Korablev) 박사가 이끄는 팀은 엑소마스에 실린 가스추적궤도선은 아주 소량의 메탄도 발견할 수 있는, 과거의 어떤 장비보다 정교한 분광기를 탑재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큐리오시티의 과거 측정 결과보다 최대 100배 이상 낮은 수준의 메탄이 발견되었다고 주장했다.
사실 위 해석에는 여러 가지 변수가 존재하기에 함부로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예를 들어서 화성의 어떠한 대기 활동으로 인해서 메탄이 빠르게 흩어졌을 가능성도 있다. 또한, 짧은 수명의 메탄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해서 화성에 과거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단정 지을 수도 없다.
인류는 첫 번째 엑소마스 미션의 뼈아픈 실패로 인해서 화성 메탄의 궁극적인 기원에 관한 사실을 아직 단정 짓지 못했다. 하지만 포기하기는 이르다. 유럽 우주국은 현재도 활발하게 화성을 탐사하고 있는 마스 익스프레스를 이용하여 메탄이 검출될 만한 잠재적인 지역들을 살핌과 동시에 로버를 포함한 두 번째 엑소마스 미션을 철저하게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 김민재 칼럼니스트
- minjae.gaspar.kim@gmail.com
- 저작권자 2021-04-0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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