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의 진화, 소통에서 플랫폼으로

[‘0’에 과학기술을 더하다] (23) 소통에 과학기술을 더하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따라서 타인과 관계를 맺고, 의사소통하는 것은 사람의 본능적 행위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중요한 소통 채널인 ‘대면’이 불가능해지자 소통을 위한 온라인 채널의 이용이 놀랄 만큼 증가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와 디지털렙 DMC미디어의 ‘소셜미디어 현황 및 전망’ 자료에 따르면 작년 1분기 우리나라의 SNS 이용률은 87%로 세계 평균의 약 1.8배를 기록했다.

주로 이용하는 SNS 종류는 연령별로 차이는 있지만, 월간 활성 이용자(MAU) 기준 1위는 네이버 밴드(1,657만명)이고, 그 뒤를 인스타그램(1,165만명), 카카오스토리(976만명), 페이스북(963만명), 네이버카페(509만명), 틱톡(304만명)이 잇는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감안한다 해도 이용률과 월간 활성 이용자수 모두 꽤 높은 지수다. 단지 타인과의 대화와 소통만을 위한 접속일까?

SNS를 단순히 ‘소통 채널’로 여긴다면, 우스갯소리로 우리나라 사람이 ‘수다쟁이’라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SNS는 네트워크를 통한 확산이 가능한 시스템이기 때문에 신속성을 기본으로 정보 개방성과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용이성을 갖는다. 이러한 특징으로 최근의 SNS 진화 양상은 사회와 경제·문화 생태계 전방위에 걸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셀 수 없이 다양하고 많은 관계 속에서 마치 하나의 ‘우주’를 형성하듯이 말이다.

최근의 SNS의 진화 양상은 사회와 경제·문화 생태계 전 방위에 걸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SNS‘0’, 웹에 커뮤니케이션 공간 구축

SNS는 인터넷 사용의 기술적, 인식적 진화와 맥을 같이 한다.

인터넷이 등장한 후 자신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상호교류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공간의 구축이 용이해졌다. 이 고유한 기능을 반영하여 90년대 중반에 시작된 PC통신 기반의 동호회는 웹 공간 활용의 첫 사례라 할 수 있다. 당시 커뮤니케이션 공간은 게시판을 중심으로 일상적인 대화와 정보 공유 정도만 가능한 제한적 네트워크였다.

이후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웹 커뮤니케이션에 새로운 패러다임과 사회적 파급력을 몰고 왔다. 소셜네트워크의 개념이 시작된 것도 바로 이들의 등장 이후다.

웹 2.0을 기반으로 한 이들 플랫폼은 실시간, 능동적 소통이 가능하다는 특이점을 내세운다. 따라서 사람들의 접근이 매우 용이하고, 개방되어 있기 때문에 이용자로 하여금 ‘소통’의 묘미를 느끼게 해준다. 진정한 상호작용의 시작인 셈이다.

그뿐만 아니라 SNS는 정보통신기술이 하드웨어와 기계적 정보화에 초점을 두었던 이전과는 달리 사회적 연결망을 통한 정보의 수집과 가공, 확산과 재생산이 고도화된 것을 의미한다.

페이스북의 사례를 보자.

2007년에 열린 ‘F8 콘퍼런스’에서 마크 주커버그는 페이스북이 제공하는 내부 함수를 이용해 외부 개발자들이 다양한 응용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오픈 플랫폼 전략을 발표했다. SNS 자체가 플랫폼이 된다는 것은 페이스북에서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운용할 수 있는 체계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각자를 중심으로 생태계를 형성하며 ‘소통 채널’ 이상의 거대한 파급력을 행사하고 있다.

인터넷이 등장한 후 자신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상호교류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공간의 구축이 용이해졌다. Ⓒ게티이미지뱅크

SNS는 진화 양상, 수익 모델 혹은 소통

SNS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진화하면서 다양한 방향으로의 발전을 견인해왔다. 특히 마케팅 도구로의 활용은 최근 가장 두드러진 변화 중 하나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등은 이미 소통을 넘어 마케팅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다.

특히 틱톡은 자신의 개성을 표출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MZ세대를 겨냥하여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15초의 짧은 숏폼에 ‘재미’를 더한 콘텐츠를 이용자에게 제공하고, 공유와 해시태크를 통해 자연스럽게 노출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다.

또 엔터테인먼트와의 ‘챌린지’는 틱톡 마케팅의 상징처럼 자리 잡았다. 일례로 글로벌 스타로 성장한 방탄소년단과 틱톡은 전 세계 팬들의 챌린지를 통해 소통과 마케팅을 모두 잡는 효과를 얻었다. 이러한 효과에 편승하여 정부 사업, 유명 브랜드 및 셀럽들도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가 참여하는 양방향 캠페인을 진행하는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클럽하우스는 텍스트, 영상 대신 오직 음성으로만 작동하는 특징을 내세운다. Ⓒ애플 App Store 클럽하우스

초기 SNS가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반면, ‘소통’에 집중한 애플리케이션의 약진도 눈여겨볼 만 하다.

최근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도 사용한다고 알려지면서 관심을 모은 ‘클럽하우스’가 바로 그것.

클럽하우스는 텍스트, 영상 대신 오직 음성으로만 작동하는 특징을 내세운다. 또한 누군가의 초대장을 받아야만 가입할 수 있고, 모든 대화는 녹음되지 않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들어야만 한다. 클럽하우스의 등장이 라디오의 종말을 가져온다는 세간의 우려가 일견 이해되듯 라디오 방송과 무척 유사하다. 실시간으로 사용자의 음성을 듣는다는 점에서는.

사실 다른 SNS와 마찬가지로 클럽하우스 역시 독보적인 기술이 기반된 애플리케이션은 아니다. 그리고 기존 SNS와 같이 소비자의 정보를 기업에 제공한 타게팅 광고를 하는 수익모델이 있지도 않다. 그런데도 2020년에 런칭한 클럽하우스의 사용자가 급속히 늘고 있다.

물론 클럽하우스가 지금처럼 ‘소통’에만 집중하리라는 장담은 할 수 없다. 전문가들의 분석처럼 곧 B2C로의 SNS 수익모델 변화를 꾀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이용자 본인의 의도와는 달리 광고가 난발하는 SNS의 홍수 속에서 SNS의 본질, ‘소통’에 집중한 클럽하우스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것은 역시 소통은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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