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의 연구실] 이은정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감염내과 부교수
이은정 순천향대 교수팀은 국내 코로나19 환자 중 유증상자와 무증상자가 지닌 바이러스양을 분석한 결과, 두 케이스 간 바이러스양에 큰 차이가 없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2020 국내 바이오분야 연구성과 TOP5’에 선정되었다.
이은정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감염내과 부교수 ⓒBRIC
Q. 선정된 연구성과의 내용과 의의는 무엇인가요?
미국, 유럽에서 COVID-19 유행이 2020년 3월 중순에 시작하여 4월부터 본격화가 된 반면 우리나라에서 2월 중순 신천지 관련 COVID-19 유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2020년 3월, 4월 당시 COVID-19의 임상적 특징에 대해 전세계에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습니다. COVID-19 감염자 중 무증상자가 얼마나 되는지, 무증상자에서 증상이 나타나는 데는 며칠이 걸리는지, 무증상자에 의해 전파가 얼마나 되는지 등 이에 관련된 논문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5월 초에 겨우 NEJM에 아이슬란드 국가 자료와 일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대한 역학 자료가 논문화 되었고 여기에서조차 무증상자에 대한 내용이 거의 다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우리 연구는 2월 중순 신천지 관련 COVID-19 유행이 가속화되면서 대구에서 고령자 등 중증 COVID-19 로 진행할 환자들이 집에서 병원 입원을 대기하던 중 사망하면서 비교적 젊고 경한 COVID-19 환자들을 생활치료센터에 입소시킴으로써 병상확보를 하는 시기에 시작되었습니다. 3월 초 급히 만들어진 국내 여러 생활치료센터 중 천안의 생활치료센터를 순천향 의료원에서 맡게 되면서 당시 COVID-19 환자들을 치료한 경험을 정리한 연구였습니다. 무증상자가 생각보다 많았고 생활치료센터에 입소 중 증상이 새로 나타나는 환자들도 있어 무증상자와 증상자에서 배출되는 바이러스 양을 비교하고 무증상에서 증상이 나타나는 Presymptomatic peroid가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고자 하였습니다.
무증상자와 경증 유증상자의 바이러스 배출량은 비슷하였고 바이러스 배출기간 역시 비슷하였고 진단 당시에는 무증상이였지만 이 중 19%에서 추후 증상이 나타났다는 내용입니다. 3월 한달간 생활치료센터에서 COVID-19 환자들을 치료한 경험으로 3주간 신속히 자료를 정리하여 4월 말에 논문을 투고하였는데 당시 JAMA 의 주 편집자로부터 2시간만에 궁금한 점에 대해 메일을 받을 정도로 연구 내용에 관심이 상당했습니다. Revesion 과정을 거치면서 논문은 비록 원하는 시기보다 늦게 8월 초에 발표되었지만 발표되자 마자 다음날 미국 백악관에서 COVID-19 관련 브리핑에서 우리 연구의 내용을 언급하면서 무증상자의 관리가 중요하다고 하였고 뉴욕 타임즈, BBC 등 여러 중요한 언론에서 내용이 다루어졌을 정도로 관심을 많이 받았고 2020년 JAMA를 비롯한 JAMA 관련 저널을 2021년 초에 정리한 내용이 발표되었는데 작년에 출판된 논문 중 Almetrics TOP 1으로 선정되었습니다.
Q. 해당 연구분야의 최신 연구의 흐름은 어떤가요?
COVID-19 유행이 길어지면서 최근에는 단연 백신에 대한 연구가 가장 관심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임상시험에서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Efficacy)이 주였다면 최근에는 실제 의료 현장에서의 효과(effectiveness)와 부작용에 대한 것에 관심이 많습니다. 백신보다는 덜하지만 COVID-19 치료제에 대한 연구들, 특정 군 (임산부, 면역 저하자 등) 의 COVID-19 백신의 효과에 대한 연구들도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COVID-19 백신이 어느정도 지속될지, 여러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의 효능과 효과는 어떨지도 활발히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Q. 함께 진행한 연구진을 소개 부탁합니다.
순천향 의료원은 순천향 대학교 부속 서울, 부천, 천안, 구미병원으로 이루어졌고 함께 진행한 연구진은 주로 생활치료센터에서 근무했던 부천의 여러 다양한 과( 응급의학과, 외과, 가정의학과 등) 의 선생님들, 의료원의 감염내과 선생님들과 같이 진행하였습니다. 일저자는 서울 병원 감염내과 전임의 이승재와 부천 순천향 병원 감염내과 (부교수) 김탁 선생님인데, 자료 정리와 분석, 그래프 생성은 이승재 선생과 저와 서울 병원의학통계학교실의 박수연 선생님이 하였고 자료에 대한 해석과 논문작성은 저와 김탁 선생님이 주로 하였습니다.
Q. 현재 해당 연구분야의 한계는 무엇인지, 향후 연구방향과 계획이 궁금합니다.
당시 대구에서 COVID-19 환자들이 쏟아져 나와 사실상 역학조사가 불가능한 시기로 환자들이 각각 진단일에 RT-PCR 의 결과, 왜 검사를 받게 되었는지, 접촉자는 누군지 등의 자료가 없어 한계가 있었고 생활 치료센터에 입소부터 퇴소시까지는 관찰이 가능했지만 진단과 생활치료센터 입소까지 상당한 일수가 소요된 환자들이 포함되어 잠복기가 길게 나타났다는 것이 제한점입니다. 우리나라에 아주 많은 COVID-19 유행이 있지만 주로 요양병원에서의 유행의 특징, 요양병원 마다 유행의 정도가 왜 다른지 분석, 연구하여 향후 요양병원의 시설, 의료진 구성 등에 미래지향적인 방향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Q. 평소 연구주제에 대한 선택과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으시는지?
저는 감염내과의사로서 임상의입니다. 주로 임상에서 실제 환자를 보면서 가지게 되는 의문과 어떻게 하면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진료를 할까의 고민에서 연구주제가 많이 나오고 실제로 논문자체를 위한 연구보다는 진료현장에서 환자와 의료진에게 도움이 되는 실제적인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이번 연구도 실제 COVID-19 유행의 한 가운데에서 감염내과의사로서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무증상자가 많다는 것은 굉장히 흥미로왔고 무증상자와 경증 환자와 바이러스 배출량이 별반 차이가 없을 수 있겠다는 것을 초기 데이터를 보면서 감을 잡게 되어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과학자로서 연구활동 중 아쉬운 점이나 우리의 연구환경 개선에 관한 의견이 있으시다면?
의사이면서 과학자이고 싶지만 실제 의과학자는 많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의사이자 의과대학 교수라서 진료, 교육, 연구를 다 잘 해내야 하는데 실제로는 진료나 병원 행정에 많은 부분 시간을 할당하게 됩니다. 교육이나 연구에 (정말 시간 없다는 말을 하고 싶지 않지만) 집중할 수 있는 연속적인 시간, 여기서 연속적인, 방해를 받지 않는 시간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COVID-19 같은 전파성 감염이 국가적 재난인 시기에는 걸어다니는 콜센터처럼 감염내과 의사들이 활동해야 하기 때문에 충분히 고민하고, 자료를 들여다보고, 찬찬히 분석해보고, 다른 연구들을 열심히 공부하는 등의 시간 확보가 아쉽습니다. 또한 다양한 통계 분석이나 그래프를 흥미롭게 잘 그리는 것, 주제를 잘 전달할 수 있는 흥미롭고 자연스러운 영문 교정 등에 대한 높은 수준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Q. 같은 분야를 연구하려는 학생/후학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의사는 타인에게 도움을 줄 수 밖에 없는 아주 좋은 선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몇 안 되는 전문가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단 타인(환자, 동료 의료진, 선후배 등)에게 도움을 주려면 부단히 새로운 의학지식을 습득해야 하며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는 의문,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정말로 내가 알고 있는건지에 대한 의심에서 공부도 하게 되고 연구주제에 대한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늘 정진했으면 좋겠습니다.
Q. 그 외 추가하고 싶은 말씀 또는 바람이 있다면?
2009년 신종플루 대유행, 2015 국내 메르스 유행, 2019 년부터 현재까지 COVID-19 대유행으로 감염내과의사로서 힘든 점도 많지만 감염내과의사이기 때문에 환자 등 여러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점이 참 감사합니다. 감염내과의사를 부디 3D 직업이라 생각지 말아 주시고 많은 후배의사들이 지원했으면 좋겠습니다. 감염내과의사이기 때문에 COVID-19 유행의 한 가운데 있으면서 좋은 주제로 상당히 높은 수준의 저널에 논문도 실을 수 있어 저는 정말 운이 좋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BRIC의 “2020 국내 바이오 연구성과 Top5” 선정되었다는 것은 너무 영광이며 평생 여기저기에 쭉 자랑할 것입니다.
* 이 글은 BRIC에서 발행하는 ‘BRIC이 만난 사람들’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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