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혁신, 사회문제 해결이 답이다

리빙랩 토론회 개최…전환적 혁신정책 방안 논의

캄캄한 밤에 입으면 빛이 나서 환경미화원 같은 야간작업자들의 안전을 지켜주는 옷이 있다. 바로 LED 안전복이다. 생긴 모양은 간단해 보이지만, 이 옷이 탄생하기까지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정성이 뒤따랐다.

의복 제작에 참여한 의류 디자이너들은 전 세계 환경미화원들이 착용하는 안전복 디자인을 찾아 장단점을 조사했다. 그리고 연구진은 환경미화원들이 현장에서 하는 동작인 쓸기와 줍기, 그리고 던지기 동작 등을 시뮬레이션했다.

환경미화원들이 착용하는 LED 안전복은 ‘사회문제 해결형 R&D 사업’의 대표적 사례다. ⓒ 한양대학교

그 결과, LED 안전복에는 환경미화원들이 여러 가지 동작을 해도 차량 운전자들이 명확하게 식별할 수 있도록 가장 적절한 위치에 조명이 달렸다. 또한 활동성을 높이기 위해 케이블은 잘 휘어지는 소재가 적용됐다. 이처럼 환경미화원과 연구원, 그리고 디자이너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결과는 만족스러운 평가로 이어졌다.

리빙랩 통한 사회문제 해결형 R&D 사업에 주목

사고예방을 위해 마련된 안전복 개발은 ‘사회문제 해결형 R&D 사업’의 대표적 사례다. 과거 환경미화원들이 도로에서 작업을 하다가 교통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자 식별 기능이 뛰어난 의복을 제작하게 된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도하고 있는 ‘사회문제 해결형 R&D 사업’은 리빙랩(Living Lab)이란 모델을 통해 혁신적 R&D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리빙랩(Living Lab)이란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주민과 전문가, 그리고 현장 활동가들이 함께 참여하여 고민하는 민·산·학·연 간 협력의 장으로서, 사회적 혁신 모델의 하나로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사회문제 해결형 R&D 사업의 정책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 김준래/ScienceTimes

지금까지의 R&D가 결과와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췄다면, 리빙랩은 국민 삶의 제고를 목표로 삼는다. 예를 들어 초미세먼지 저감 방안이나 공동주택 층간 소음 방지 같은 생활밀착형 연구들이 리빙랩을 위한 과제들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리빙랩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형 R&D 사업이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13일 국회도서관 회의실에서는 ‘사회적 가치 실현과 사회혁신 촉진을 위한 토론회’가 열려 관심이 모아졌다.

‘대전환 시대에 새로운 기준을 묻다’라는 주제로 리빙랩네트워크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국민 생활에 밀접한 사회적 문제들을 과학기술로 해결하여 R&D 성과에 대한 국민적 체감도를 높이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전환적 혁신정책의 핵심은 속도가 아닌 방향성

‘전환적 혁신정책과 사회문제 해결형 R&D, 그리고 리빙랩’을 주제로 발제를 맡은 송위진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환적 혁신정책(Transformative Innovation Policy)은 과학기술 혁신정책에 있어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정의했다.

송 위원의 설명에 따르면 전환적 혁신정책은 과학기술을 혁신하는 데 있어 방향성을 내세운 정책이라 할 수 있다. 혁신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좋은 혁신’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시스템도 그냥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그는 대표적 사례로 탄소 중심의 집중화된 에너지 시스템이 재생에너지 중심의 분권화된 에너지 시스템으로 변환하는 것을 들었다. 또한 치료 중심의 보건의료시스템이 예방 및 돌봄 중심의 보건의료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도 또 다른 사례로 꼽았다.

송 위원은 전환적 혁신정책 실행 프로그램의 하나로 ‘임무지향적 혁신정책(Mission Oriented Innovation Policy)’에 대해 “해결해야 할 도전 과제가 자석 역할을 하면서 다양한 분야와 기술을 통합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무지향적 혁신정책의 사례로 그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없는 바다’를 제시했다. 도전 과제인 ‘플라스틱 쓰레기가 없는 바다’를 만들려면 화학 기술 및 바이오 기술, 그리고 인공지능(AI)과 폐기물 재활용 기술 등이 자석이 끌어당기듯 유기적으로 맞물려 융합해야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기존 R&D와 사회문제 해결형 R&D 차이점 비교 ⓒ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이어서 사회문제 해결형 R&D 사업의 이슈와 과제로 송 위원은 △사회문제 해결형 R&D 확대 및 고도화 △사회문제 해결형 R&D에 적합한 관리 시스템 구축 △사회혁신조직의 혁신 능력 향상 △과학기술과 사회혁신조직이 함께하는 ‘과학기술+사회혁신 플랫폼’ 구성 △사회문제 해결형 R&D와 사회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 구축을 제시했다.

사회문제 해결형 R&D 확대 및 고도화 과제의 경우 송 위원은 사회문제 해결형 R&D의 정체성 확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시민사회 참여와 사회문제 구체화, 그리고 법제도 개선 등을 통해 무늬만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R&D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R&D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사회문제 해결형 R&D에 적합한 관리시스템 구축 과제에 대해서도 송 위원은 “부처별로 각개약진하고 있는 사회문제해결형 R&D 사업들의 통합관리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라고 촉구했다.

송 위원은 “일본의 ‘사회기술연구개발센터(RISTEX)’처럼 부처별이나 전문기관별로 각개약진 하듯이 진행되고 있는 사회문제 해결형 R&D를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 구축과 운영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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