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다 중요한 것이 기초과학 연구”

노벨생리학상 수상자 인터뷰

1998년 노벨 생리학상 수상자인 루이스 이그나로(Louis Ignarro, 71) 캘리포니아대 교수에 대해 보통 비아그라를 발명한 사람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그러나 실제로 그는 비아그라에 관심이 없었다. 1960~1970년대 그의 관심사는 딴 데 있었다.

루이스 이그나로 교수에 따르면 자신 연구일생에 있어 최초의 업적은 다이나마이트 원료인 니트로글리세린(nitroglycerin)이 혈압 조절에 유용하다는 사실을 발견한데 있었다. 지난 주말 열린 ‘세계 과학한림원 서울 포럼(IASSF)’에 참석한 그는 인터뷰를 통해 이 발견이 매우 중요한 발견임을 거듭 강조했다.

▲ 지난 주말 열린 ‘세계 과학한림원 서울 포럼(IASSF)’에서 루이스 이그나로 캘리포니아대 교수가 자신의 연구과정에 대해 강연을 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


그의 발견은 얼마 안 있어 심장 통증을 줄이는 혈관확장제를 개발하는 단초가 된다. 그러나 그의 궁금증이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니트로글리세린 성분이 혈관을 확장하는 과정이 궁금했다. 니트로글리세린 연구를 계속하던 중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발기부전증 치료제에 대해 전혀 몰랐다”

니트로글리세린이 일산화질소로 변환돼 실제로 심장통증을 치료하고 있는 것은 일산화질소라는 사실이었다. 1980년 이 사실을 발견한 그는 일산화탄소 연구에 흥미를 갖고 더 깊이 있는 연구를 하게 된다.

그리고 1986년 놀라운 사실을 발견한다. 인체 안에서 스스로 일산화탄소를 생성하고 있으며, 이 일산화탄소가 부족할 경우 심장질환이 유발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의 연구결과가 발표되자 세상이 크게 놀랐다.

▲ 루이스 이그나로(Louis Ignarro, 71) 캘리포니아대 교수.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세계 곳곳에서 일산화질소에 대한 연구가 시작됐다. 그리고 그의 연구업적은 1998년 그가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게 하는 계기가 된다.

비아그라 이야기는 1990년대로 되돌아가는 이야기다. 이그나로 교수는 “1990년 일산화탄소가 심장은 물론 다른 인체 조직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일산화질소가 사람의 발기부전증과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세계에는 발기부전증 치료제가 없었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제약회사에서 일산화탄소 기능에 대한 사실을 알고 난 후 새로운 의약품을 만들려고 실험을 하고 있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그나로 교수는 “그러나 이 연구를 우리 연구소가 한 것이 아니라”며 발기부전증 치료제 ‘비아그라’와의 관계를 거듭 부인했다.

다음은 루이스 이그나로 교수와의 일문일답 내용.

– 한국 과학기술계가 노벨상을 기다리고 있다. 조언을 부탁한다.

“현재 한국의 건국대 교환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항상 하는 말은 알려고 하는데 관심을 가지라는 것이다. 과학에는 지름길이 없다. 열심히 알려고 목적을 향해 나아가다 보면 어느 때 그 목적을 달성하게 된다.”

– 한국 학생들에게 고쳐야 할 점이 있다면.

“내가 보기에 많은 젊은이들이 연구보다 돈에 관심을 갖는다. 그러나 기초과학은 돈을 버는 일이 아니다. 돈을 생각하고 연구를 한다면 큰 성과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좋은 연구를 통해서 돈을 벌수는 있다.”

– 노벨상을 타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한다고 보는가.

“한국 학생들은 다른 어느 나라 학생들보다 더 총명하다. 그러나 이 뛰어난 학생들이 기초과학 과정에 진학하려고 하지 않는다. 어린 시절부터 기초과학과 친숙해지도록 교육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사회적으로도 기초과학을 마음 놓고 할 수 있도록 (학생들에게) 그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 현재 의약품 개발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재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뉴트리션 및 체중관리 전문회사, 허벌라이프의 과학자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영양제를 디자인하는 일에 대해 조언을 하고 있다.”

– 노벨상 수상 당시 수상소식을 부인한 일이 세계적인 화제가 됐었는데 어떻게 된 일인가.

“수상소식이 전해진 것은 프랑스에서 비행기를 타고 이탈리아로 가던 중이었다. 비행기를 탔는데 같이 탑승한 친구가 노벨상 수상소식을 전해주었다. 믿을 수가 없었다.

장난치는 줄 알았다. 이탈리아 비행장에 내리니 수백 명의 기자가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처음에는 이탈리아 대통령을 찍는 줄 알았다. 그러다 기자들이 나를 촬영하고 있다느 사실을 알았다. 공항에 내린지 한참 후였다.(웃음)”

루이스 이그라로 교수는 1941년 미국에서 출생해 미국 콜롬비아대를 졸업한 후 미네소타 대학에서 약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5년부터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면, 한국의 건국대에서 교환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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