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 일렉트릭(GE) 사의 중앙연구소인 글로벌리서치센터(GRC)는 산업연구소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사실 GE는 발명가 토마스 에디슨이 설립한 전기회사를 모태로 하여 탄생했다. 그가 엄청난 돈을 투자하며 전기회사를 설립한 까닭은 자신이 발명한 백열전구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서였다.
그 후 백열전구는 여러 사람에 의해 수명과 효율이 개선되면서 지구의 밤을 환하게 밝혀나갔다. 그런데 수많은 발명품과 엄청난 연구 인력을 보유한 GE에 사상 최초로 노벨상을 안겨준 이는 공교롭게도 가스전구를 발명함으로써 백열전구의 성능을 개선한 과학자다. 1932년에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물리화학자 어빙 랭뮤어(Irving Langmuir)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랭뮤어는 에디슨이 전기회사를 설립한 직후인 1881년 1월 31일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났다. 컬럼비아대학에서 금속공학을 전공한 그는 독일로 건너가 괴팅겐대학에서 발터 네른스트의 지도 아래 물리화학을 공부했다.
그곳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미국으로 돌아와 1909년 7월까지 스티븐스 공과대학에서 화학 강사로 일하다 GE 사의 연구소에 들어갔다. 입사 후 필라멘트에서 증발한 기체가 전구의 벽에 흡착돼 전구의 효율성을 떨어트린다는 사실을 발견한 그는 그런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전구 안에 특수한 가스를 집어넣은 가스전구를 발명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랭뮤어는 흡착 문제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흡착은 고체의 경계면에 있는 기체가 어느 정도 응축된 상태를 말하는데, 이때 기체의 응축된 밀도는 고체 표면에서 멀어질수록 감소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흡착에 대한 연구로 화학의 새 장 열어
하지만 랭뮤어는 그와 전혀 모순되는 단분자층 흡착의 개념을 제시했다. 즉, 고체 표면에 흡착된 기체의 두께는 1분자의 두께라는 이론이다. 쉽게 말해서 흡착되는 기체는 마치 체스판에 놓이는 말처럼 고체 표면에 각각 1개의 기체 입자가 서로 일정한 거리 및 위치에 놓인다는 의미다. 이것이 바로 랭뮤어의 흡착등온식으로 알려진 연구다.
랭뮤어의 연구는 기체와 고체 사이 경계면에서 일어나는 흡착뿐만 아니라 기체와 액체 사이 경계면에 있는 얇은 막에 대한 것과 액체 표면 위의 흡착 현상에까지 확대됐다. 이 같은 연구는 표면 공간을 찾아 들어가는 기체 원자의 수를 계산할 수 있게 했고, 기름 같은 막이 표면을 줄이려는 측면압력의 측정도 가능하게 했다.
기체에서는 일반적으로 분자들이 삼차원으로 움직이지만 표면에서는 이차원으로 움직인다는 그의 발견은 화학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또한 그는 원자 상태의 수소를 발견하고, 마이너스 수소이온의 존재를 명확히 했다. 이 같은 업적을 인정받아 그는 1932년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이 밖에도 응결펌프와 진공계를 발명했으며 루이스-랭뮤어의 원자가이론을 발표하는 등 그는 기초 및 응용 면에 걸쳐 다양한 방면의 연구를 했다. 그런데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랭뮤어는 매우 특별한 연구로 또 한 번 세계의 주목을 끌었다.
바로 인공강우를 내리게 한 세계 최초의 실험이다. 기온이 아주 낮은 높은 고도의 하늘에서 비행기가 동결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 날씨에 관한 연구를 시작한 그는 동료 연구원이던 빈센트 셰퍼와 함께 등산을 하던 중 기발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과포화 상태의 구름에 차가운 드라이아이스를 뿌려주면 상호작용을 해 눈을 내리게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다. 그는 1946년 가을에 셰퍼 박사와 함께 비행기를 타고 높은 산의 상공에 약 2.7㎏의 드라이아이스를 뿌린 결과 실제로 구름이 눈으로 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세계 최초의 인공강우 실험 진행
그 후 랭뮤어의 연구팀은 무게가 무거운 탓에 너무 빨리 땅으로 떨어져 버리는 드라이아이스 대신 요오드화은의 결정을 사용하면 훨씬 더 오랫동안 구름을 눈으로 만들 수 있다는 걸 알아냈다.
1947년 셰퍼 박사는 군용기를 타고 허리케인 안으로 들어가 비를 내리게 하는 실험을 진행했으나 실패했다. 허리케인은 일어나는 변화가 너무 복잡해서 실험 조건이 잘 맞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과학적 근거에 의해 최초로 날씨를 조절한 랭뮤어 연구팀의 인공강우 실험은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최근에 이르러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1950년 GE 연구소의 부소장 직에서 은퇴한 랭뮤어는 1957년 8월 16일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죽기 4년 전인 1953년에 GE 그룹의 원자력연구소에서 강연을 하던 중 ‘병적 과학(pathological science)’이라는 용어를 제안했다.
제도권의 과학자가 정당한 과학적 방법을 적용해 시작한 연구인데도 불구하고 점차 연구자의 편견 등이 작동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연구결과를 이끌어내는 것이 ‘병적 과학’에 대한 그의 정의다. 과학으로 위장한 유사과학이나 남을 속일 목적으로 행해지는 사이비 과학과는 다른 개념인 셈이다.
간단하면서도 친숙한 자연 현상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평생을 바쳤던 랭뮤어가 병적 과학에 대한 공통적인 특징을 거론하면서 그에 해당하는 몇몇 사례를 언급한 데는 이유가 있다. 뛰어난 과학자들마저도 쉽게 길을 잃어버릴 수 있는 인간의 본성을 생각할 때 어떠한 연구라도 주의를 기울이며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 바로 그의 연구관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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