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재 양성 위해 교육 환경 변화해야

윤리·융합 등 새 교육 모델 필요

2019.12.04 10:39 김순강 객원기자

초대 구글차이나 사장 리카이푸는 자신의 책 ‘AI 슈퍼파워’에서 “20세기 물리적 자동화의 가장 큰 피해자들은 육체노동자들이었지만, 향후 수십 년 동안 불어닥칠 지능형 자동화의 충격파를 가장 먼저 맞는 사람은 화이트칼라 종사자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로 사회 각 분야에 인공지능의 활용이 활발해짐에 따라 일자리의 변화는 물론 시민들에게 요구되는 핵심 역량과 교육 환경도 크게 변화하고 있다. 때문에 인공지능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AI 인재양성이 시급하다.

'인공지능 시대의 융합교육' 주제로 과총-학회 공동포럼이 지난 3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렸다.

‘인공지능 시대의 융합교육’ 주제로 과총-학회 공동포럼이 지난 3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렸다. ⓒ 김순강 / ScienceTimes

2018년 미국 MIT는 인공지능 시대 인재양성 계획을 발표하며 10억 달러를 들여 인공지능대학을 설립하겠다고 밝혔고 중국 통신 기업 화웨이는 3년간 인공지능 인력 100만 명을, 일본은 매년 인공지능 인력 25만 명을 배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교육부가 인공지능과 차세대 반도체 등 첨단 분야에서 10년 동안 1년에 8000명씩 총 8만 명의 전공 대학생을 양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독일 통계 포털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AI 연구 능력 상위 10% 이내의 전문가가 미국이 5158명, 중국이 977명, 일본이 651명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관련 데이터조차 없을 만큼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인공지능 시대의 융합교육 어떻게?

이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와 한국정보과학회, 한국지능시스템과학회, 한국통계학회가 지난 3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인공지능 시대의 융합교육’을 주제로 공동포럼을 열고, 인공지능 융합 인재 양성의 핵심 역량과 교육 환경의 변화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기조강연을 맡은 장병탁 서울대학교 AI연구원장은 “Closed World에 있던 현대 AI가 딥러닝이라는 학습 시스템을 통해 Open World로 나오게 됐다”며 “현실로 나온 인공지능이 빅데이터를 통해 스스로 학습하며 진화를 거듭하면서 미래 AI는 스스로 데이터를 모으고 목적함수까지 설정하는 단계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병탁 서울대 교수가 인공지능 연구동향과 미래 AI에 대해 기조강연했다. ⓒ 김순강 / ScienceTimes

장병탁 서울대 교수가 인공지능 연구동향과 미래 AI에 대해 기조강연했다. ⓒ 김순강 / ScienceTimes

아울러 “사실 알파고의 딥러닝은 가히 혁명적이라 할 만큼 대단하지만, 인공지능 관점에서 보면 알파고는 반쪽짜리 AI에 불과했다. 알파고가 생각한 바둑의 수를 두기 위해서는 인간의 손을 빌려야 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이제 다양한 디바이스와 접목되면서 현실 세계에서 활용되는 인공지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가상에서 현실로 나온 인공지능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그에 따른 이익만큼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며 장 교수는 “AI로 인한 안전성 위협이나 AI로 인한 실업과 불평등 같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편으로 인공지능의 융합교육이 진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유연주 서울대 수학교육과 교수는 “초·중등과정에서의 인공지능 융합교육은 연계적이며 조직화되는 수준까지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며 “관련 영역과 교과, 실생활 주제를 연결하여 통합성의 강도를 높여야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 예로 ‘지구 온난화’라는 주제 수업을 들었다. 연계 주제에 대해 빅데이터 자료를 수집하여 탐구하고, 지구과학에 관한 지식을 이용해 분석하여 수리적, 통계적 모델을 세우며,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계산하고 표현하여 사회적 실천 방법을 찾는 과정으로 융합 수업을 진행하면 된다는 것.

아울러 “인공지능 융합교육은 지식 전달 위주였던 전통적인 교육의 목표를 넘어서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하여 새로운 지식과 가치를 창출하는 창의적 융합 능력을 기르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다양한 인공지능 관련 기술적 성과를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교사를 길러내는 것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AI, 속임수도 가능… 데이터 윤리 교육 병행

대학과 대학원 등 고등교육기관에서의 AI 교육 방향에 대해 이영섭 동국대 통계학과 교수는 “현재는 너무 기술적인 면에서만 교육이 치중되고 있다”며 “데이터의 올바른 사용과 분석 결과 해석에 대한 교육 등 데이터 윤리 교육도 병행해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패널토론을 통해 인공지능 인재양성의 핵심역량과 교육환경의 변화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 김순강 / ScienceTimes

패널토론을 통해 인공지능 인재 양성의 핵심 역량과 교육 환경의 변화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 김순강 / ScienceTimes

또 “다양한 전공자들이 접할 수 있도록 융합교육과 복수전공제도가 활성화되어야 한다”며 “기초가 튼튼해야 응용이 쉽기 때문에 통계학과 컴퓨터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하고, 인문, 예술, 사회과학 분야와의 접목을 통한 다양한 문제 해결과 기초과학이나 이공계, 현업 종사자들과의 유기적인 협업 체계도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병재 대구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도 “논리와 추론 능력, 수학적 사고력 등의 분야에서 우리는 이미 인공지능을 앞설 수 없게 됐다”며 “따라서 미래 교육은 문제를 인지하고 사유하는 능력,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타인과 공감하는 능력, 창의성, 그리고 자신의 진로에 대한 탄력성 강화 등 다양한 역량이 요구된다”고 융합교육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아울러 “2017년 인공지능이 포커페이스 게임에서 승리한 것에서 봤을 때 AI가 상대방을 기권하게 하기 위해 가진 패를 속이는 블러핑(bluffing, 허세)도 가능하다”며 “월등한 지능을 가진 기계로부터 지구상에 인류가 꼭 필요한 존재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인류 스스로를 계몽하는 노력과 교육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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