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분야에 종사하려면 협업 능력 키워라”

가짜 뉴스 구별 및 경제지표 판독도 가능

최근 개최된 성균관대학교 온라인 입학식에서는 인공지능(AI) 총장이 등장해 화제가 되었다. 총장 환영사에서 AI 총장이 신동렬 총장을 대신해 신입생을 대상으로 환영의 말을 전한 것이다.

영상으로 제공된 총장 환영사는 마지막 부분에 일어난 반전 때문에 재미를 더했다. 신입생들은 AI 총장을 신동렬 총장이라고 생각하며 환영사를 보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진짜 신동렬 총장이 나타난 것이다.

학위복을 갖춰 입고 환영사를 준비하던 신동렬 총장 또한 AI 총장을 보고 당황해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AI 총장은 학위복을 입은 채 서있는 신동렬 총장에게 “이미 축사를 내가 다 했다”고 말해 신입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진짜 성균관대 총장(좌)와 AI 총장(우) ⓒ 성균관대

이 해프닝은 대학 측이 미리 계획한 연출이어서 웃고 끝날 수 있었지만, 만약 진짜로 벌어진 일이라면 그냥 웃고만 넘길 수는 없는 범죄가 될 수도 있는 사건이었다. 이처럼 놀라우면서도 위험한 AI의 미래를 청소년들과 함께 생각해 보는 행사인 ‘2021 청소년 멘토링 콘서트’가 지난 24일 온라인상에 열려 주목을 끌었다.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학생들을 위한 젊은 과학자들의 이야기’라는 주제로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과학기술 분야의 미래 주역이 될 청소년들에게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마련되었다.

이루다 사태로 본 악용 사례를 통해 AI 윤리 강화 필요

‘AI와 빅데이터는 무엇을 하는 분야이고, 어떤 미래가 있나요’라는 내용으로 열린 대담 형식의 콘서트에는 차미영 KAIST 전산학부 교수와 윤성로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그리고 김원준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이 멘토로 참여했다.

AI 분야를 전공하게 된 계기에 대해 윤 교수는 “인터넷 초창기 시절에 가장 유명했던 포털 사이트인 야후(Yahoo!)의 설립자 제리 양(Jerry Yang) 덕분”이라고 밝혔다.

윤 교수가 AI 분야를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미 스탠포드대 박사 시절부터였다고 한다. 박사과정에 진학할 때 연구실 선배였던 제리 양 대표가 미래지향적인 분야를 연구하는 조건으로 후배들에게 연구비를 지원한 것이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AI의 미래를 청소년들과 함께 생각해 보는 행사인 ‘2021 청소년 멘토링 콘서트’가 온라인상에서 열렸다 ⓒ 유튜브 영상 캡처

그는 “AI의 윤리 및 사회적 책임에 대한 근본적인 고찰과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하면서 “만일 우리가 이러한 문제에 지금부터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AI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기술 진보와 혁신이 늦춰질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AI의 윤리 문제와 관련된 대표적 사례는 최근 벌어졌던 이루다 사태를 꼽을 수 있다. 이루다 사태란 혐오 발언과 성희롱, 그리고 개인 정보 유출 의혹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AI 챗봇 이루다와 관련된 논란을 일컫는 말이다.

이에 대해 윤 교수는 “이루다 사태는 우리 같은 AI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AI가 악용되었을 시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를 미리 보여줘서 경종을 울리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라고 밝혔다.

가짜 뉴스 구별 및 경제지표 판독도 AI로 가능

차 교수와 인공지능 시스템과의 인연은 AI로 가짜 뉴스를 탐지하고 판별하는 기술을 연구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차 교수와 연구진은 AI로 구현할 수 있는 학습과 추론, 그리고 지각 및 자연어 이해 기술을 고도화하면서 그 안에 담고 있는 ‘진실성’을 패턴화하는 작업에 주력했다.

연구진은 수십 대의 서버를 연결하여 전 세계 네티즌들이 올린 수십억 개의 SNS 메시지와 팔로우 링크를 수집하여 분석했다. 그 결과 루머와 일반 뉴스를 가려내면서 가짜 뉴스의 특징을 밝힐 수 있었다.

차 교수는 위성 영상을 통해 AI가 해당 국가의 경제지표를 산출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과거에는 전 지역에 불빛이 가득한 남한과 평양지역에만 불빛이 비치는 북한의 모습을 동시에 촬영한 위성 영상을 통해 빈부격차를 알 수 있었다.

그런데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같은 불빛이라도 경제적으로 가난한 저개발 지역의 불빛이 비교적 부유한 지역 불빛과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같은 방법은 세계은행이 AI를 통해 개발한 것이다.

북한 야간 위성영상 데이터(위)와 주간 위성영상 데이터(아래) ⓒ 유튜브 영상 캡처

이 같은 불빛을 통한 경제지표 확인 방법은 모두 야간에 촬영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발전하여 낮 시간 영상을 통해 해당 지역의 경제 수준을 짐작할 수 있는 AI 분석 기술이 미 스탠포드대 경제학과의 ‘마셜 버크(Marshall Burke)’ 교수에 의해 개발되었다.

이에 대해 차 교수는 “버크 교수의 경우 불빛이 아니라 낮 시간의 매우 실제적이고도 생생한 영상을 통해 지역 주민의 가난 정도를 더 정밀하게 분석하고 있다”라고 소개하며 “활용되고 있는 자료들 또한 매우 다양하다”라고 말했다.

스탠포드대의 보고서에 의하면 진흙탕 도로와 포장도로의 비율, 그리고 소형 주택의 분포도 및 시장의 규모 등에 따라 위성이 촬영한 지역의 경제지표 추정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 공급이 어느 정도 풍부한지, 또는 농지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등에 따라 AI가 그 안에 포함된 세밀한 정보들을 분석한다는 것이다.

AI 분야에 종사하고 싶은 청소년들에게 전해줄 당부의 말로 차 교수는 “AI 분야는 혼자만의 능력으로 업무를 추진하기에는 이미 규모가 너무 커졌다”라고 밝히며 “단독으로 업무를 수행하기보다는 협력과 포용의 자세로 접근해야 일정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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