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AI시대의 과학기술과 과학기술인

[TePRI Report] AI 발전 초기 단계부터 미래 변화 예측·대응해야

“미국의 켄달 그레쉬가 10일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대회 바이애슬론 여자 6km 좌식 경기에서 21분 52초 0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은메달은 22분 14초 8의 미국의 옥사나 마스터스, 동메달은 22분 16초 3의 벨라루스의 리지야 하페예바에게 돌아갔다. 켄달 그레쉬의 사격 소요 시간은 1분 31초 8로 전체 16명 중 4위, 코스 주행 시간은 합계 19분 30초 6으로 2위를 기록했다. 다섯 발씩 쏘는 2번의 사격에서 1발이 표적을 빗나간 켄달 그레쉬는 벌칙 주로가 1바퀴 추가됐다.”

이 기사는 지난해 3월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당시 연합뉴스의 인공지능 로봇 기자 ‘올림픽봇’이 국제올림픽위원회의 공식 플랫폼으로부터 받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동 생성해 인터넷에 올린 기사의 일부다. 경기가 끝난 후 올림픽봇이 기사를 작성하기 시작해 웹사이트에 속보를 올리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1~2초에 불과했다.

인공지능 로봇 기자가 속보를 올리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1~2초였다.  ⓒ 게티이미지

인공지능 로봇 기자가 속보를 올리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1~2초였다. ⓒ 게티이미지

최근 국제 뉴스에는 발트국가 에스토니아가 민사소액재판에서 인공지능을 도입해 AI 판사가 빅데이터 분석으로 배상액을 판결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구소련 일원이었다가 1990년에 독립한 인구 130만의 에스토니아는 2005년 세계 최초로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ICT 신흥 강국이다.

30년 후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아마도 미래는 인공지능시대가 될 전망이다.

블록체인, 자율자동차, 사물인터넷 등 지금 한창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첨단기술들은 머지않아 우리의 업무,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삶의 양식까지 바꿔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 다른 어떤 기술보다 큰 변화를 가져올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인공지능이다. 인간의 말을 알아듣고 인간처럼 생각하는 AI 기술은 그야말로 최첨단 영역이다. 혹자는 AI를 ‘인간의 마지막 발명품’이라 정의했다. AI 시대는 먼 미래가 아니다. 우리는 이미 생활 속에서 ‘약한 인공지능’과 함께 살고 있다. 우리 손에 쥐어진 스마트폰에는 AI가 내장돼 있고, 병원, 언론, 교육 분야에서도 AI가 속속 도입되고 있다.

인간의 말을 알아듣고 인간처럼 생각하는 AI 기술은 그야말로 최첨단 영역이다.

인간의 말을 알아듣고 인간처럼 생각하는 AI 기술은 그야말로 최첨단 영역이다.
ⓒ 게티이미지

제주도에 가면 게임회사 넥슨이 만든 ‘넥슨 컴퓨터 박물관’이 있다. 컴퓨터와 게임의 역사를 배울 수 있는 곳인데, 박물관 어딘가에 “나는 컴퓨터가 두려운 게 아니라 컴퓨터 없는 세상이 두렵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사람들은 과학기술의 명암을 이야기하면서 과학기술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기도 하지만, 정말 두려운 것은 과학기술이 없는 암흑 세상이라고들 말한다.

자동차, 스마트폰, PC, 인터넷이 없는 세상이란 생각조차 할 수 없다. 인공지능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게 되면 대량실업이 야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AI 기술이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깊숙이 들어오면 인공지능 없이는 살기 힘든 세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그때 가서 AI의 잠재적 부작용이나 위험성에 대해 논의한다면 이미 늦을 것이다. AI 발전의 초기 단계부터 함께 살아가야 할 AI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해야 한다. 첨단 기술이 부작용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고 해서 과거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 과학기술의 문제는 과학기술로 해결해야 한다. 그게 과학기술의 역사적 사명이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생각하는 대로 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는 대로 생각하는 것이다. 뭔가 생각하고 계획하면서 살지 않으면 우리는 그냥 살아가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과학기술 연구개발도 다르지 않다. 과학연구나 기술개발은 우연의 산물이 돼서는 안 된다. 위대한 연구가 때로는 우연한 발견으로 이뤄지기도 하지만 우리 미래를 바꿔놓을 기술개발이 인간의 의도나 제어를 벗어나게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 연구개발의 윤리적·법적·사회적 함의를 연구하는 것은 연구개발 자체와는 다를 수 있지만 그것이 연구자의 관심밖에 놓여서는 안 된다.

연구개발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이로 인한 미래변화를 가장 잘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연구자 자신이다. 첨단과학기술시대에 연구자의 사회적 역할과 인식은 너무나 중요하다. 과학기술인은 그 누구보다 더 미래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간에 미래는 과학기술의 힘으로 만들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 이 글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서 발간하는  ‘TePRI Report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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