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99% 무명 예술가들을 위한 기업

[스타트업코리아] 스타트업 코리아(21) 허미호 ‘위누’ 대표

창업 7년째인 ‘위누(WEENU)’의 허미호 대표(33)는 그냥 기업인이 아니다. 스스로 사회적 기업인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다른 기업들처럼 이윤만 추구하지 않는다. 사람들 간의 소통을 주선하고, 또한 공통의 가치를 찾아나간다.

그리고 그 주제가 ‘예술’이다. “스타트업인 ‘위누’를 통해 99%의 예술인과 99% 대중 간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허 대표의 설명이다. 처음 이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야후코리아에 근무하면서부터다.

일하면서 많은 나라를 방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주목한 것이 예술이다. 부자 나라건, 가난한 나라건 많은 사람들이 예술을 즐기고 있었다. 일부 소수 계층만 예술을 즐기는 한국과 너무 달랐다.

99% 예술가… 대중과 만날 수 있도록

허 대표는 최근 대전 KAIST에서 열린 토크콘서트 ‘청년창업 런웨이’(미래창조과학부, 한국과학창의재단 공동 주최)에서 한국 예술작가들의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99% 무명작가들과 99% 대중들과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허미호 '위누' 대표.  예술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면서 예술계는 물론 기업인 등으로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99% 무명작가들과 99% 대중들과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허미호 ‘위누’ 대표. 예술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면서 예술계는 물론 기업인 등으로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 YTN

미술의 경우 연간  4만5000명의 신진작가가 탄생한다. 그러나 이들이 갈 수 있는 일자리는 250개 정도에 불과하다. 이들이 취업을 한다 해도 평균 월급은 80만 원 수준이다. 미술작가들 26.6%는 이 봉급도 못 받아 연 수입 0원을 기록하고 있다.

돈을 전혀 못 버는 사람들과 80만원을 받은 사람들 사이에 있는 예술가들 역시 가난하기는 마찬가지다. 극히 일부가 취업을 하지만 설사 취업을 한다 하더라도 생활고에 시달려야 하는 것이 대다수 미술인들의 현실이다.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이유는 시장 구조 때문이다. 30명 정도의 유명작가들이 경매 등 미술 거래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다. 이들을 제외한 수많은 무명작가들은 10% 시장에서 무한경쟁을 펼쳐야 한다. 가난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허 대표 설명에 따르면 1%의 미술인이 1%의 대중과 만나고 있었다. 수만 명의 많은 무명작가들이 딛고 일어설 틈이 없는 것이 한국 미술 시장에 현실이었다.

그러나 세상은 변하고 있었다. 대중적인 것이 주목을 받고 있는 시장이 됐다. 미술을 비롯한 예술 시장도 마찬가지였다. 허 대표는 한국에서의 이런 편중된 시장구조를 바꾸어놓고 싶었다. 같은 생각을 가진 친구들과 협력해 2007년 5월 ‘위누’를 설립했다.

사회적 기업 '위누'를 통해 작가들이 직접 제작해 판매하고 있는 DIY 키트.

사회적 기업 ‘위누’를 통해 작가들이 직접 제작해 판매하고 있는 DIY 키트. ⓒ WEENU

그리고 많은 예술가들과 많은 대중을 연결하는 일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기획, 마케팅 등 모든 사업을 온라인으로 하고 싶었다. 야후코리아에서 인터네셔날 프로덕트 매니저를 했던 경험이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힌트를 얻은 것은 해외에 있는 주요 예술작품 거래사이트들이다. 사업 현장을 직접 찾아가 사이트 운영에 대한 노하우를 벤치마킹했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 아티스트가 직접 자신의 작품을 올리고 판매하는 오픈마켓형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었다.

미술작품 ‘DIY 키트’로 제작 판매해

그러나 결과는 참패였다. “경험이 너무 없었다”고 말했다. 홍보도 안 된 상태에서 수백만 원짜리 작품을 살 사람이 있었겠느냐는 것. 그러나 완전한 실패는 아니었다. 이 실패를 통해 시장에서 팔릴 수 있는 진짜 중저가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때 선보인 것이 DIY  키트 작품이다. DIY란 ‘Do It Yourself’의 약자로 고객 스스로 무엇인가를 제작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판매자가 그 내용물을 제작할 수 있도록 조립용으로 세트화(kit)해 팔면 고객이 그 내용물을 보고 자신의 상황에 맞게 제작해 사용한다는 뜻이다.

많은 작가들이 이 방식을 통해 여러 가지 유형의 DIY 키트를 직접 제작했다. 선물, 혹은 장식용으로, 또는 특수 분야 예술품들을 키트화해 온라인 판매망을 통해 선보였다. 시장에서 즉각 반응이 있었다.

판매한지 2달 만에 월매출 5000만원을 기록했다. 이것을 보고 많은 작가들로부터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이전보다 더 다양하고, 더 많은 작품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매출도 늘어났지만 더 중요한 일은 이 키트를 통해 많은 작가들이 모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위누’를 찾는 작가들과 예술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만난  500~600명의 작가들과 함께 오프라인 이벤트를 진행했다. 허 대표가 꿈꿔온 ‘99%의 아티스트와 99%의 대중이 만나는 일’이 마침내 현실이 되기 시작했다.

서울시·경기도 등과 협의해 미술관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아트 상품을 제작‧전시했다. ‘아트업 페스티벌’도 열었다. 100여 명의 작가들이 1박2일간 20여t의 폐자원을 활용해 예술작품으로 만들고, 이 과정에서 20만~30만명의 시민들과 자연스럽게 만나는 과정이다.

4월부터 12월까지는 문래 창작촌에서 ‘헬로 문래’ 마켓을 열고 5만 원대의 작품을 월 1회 직거래 및 위탁 판매하고 있다. 시각예술작가들을 발굴해 네티즌들에게 소개하는 ‘헬로우 아티스트(http://bit.ly/1qSnhE2)’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허 대표는 지금까지 ‘위누’에서 선보인 프로그램을 통해 125만 명의 작품이 탄생했다고 말했다. 해외에서의 반응도 뜨겁다. 인도네시아 환경재단에서는 ‘위누’에 공동 아트 패스티벌을 제안해 그 실무협의를 진행 중이다.

온라인 사업도 다시 추진하고 있다. “사업 첫해 실패했던 온라인 플랫폼 사업을 지금 준비 중”이며 올해 안에 첫선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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