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200년 동안 없을 월식과 행성 엄폐, 관측 포인트는?
2018년에 있었던 개기월식을 촬영한 사진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박영식 책임연구원 촬영
11월 8일, 전국 어디서나 개기월식을 관측할 수 있어 기대감이 몰리고 있다. 특히 이번 개기월식은 행성 엄폐 현상을 동반하는 매우 드문 현상으로, 향후 최소 200년간은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다. 더불어 월식과 함께 달과 여러 행성들의 정렬을 함께 볼 수 있어 관측거리가 풍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월식은 태양-지구-달이 일직선에 놓이는 보름 때에만 일어난다. 태양빛에 대해 지구가 드리우는 그림자로 달이 가려지는 현상이며, 지구가 밤인 지역 어디서나 볼 수 있다. 월식에서 달에 드리우는 그림자가 지구의 그림자임을 처음 알아차린 사람은 고대 그리스 아리스토텔레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달이 지구 본그림자에 들어가며 개기월식 현상이 일어난다. 달이 지구의 본그림자에 완전히 놓이는 개기월식 때에는 달이 붉어진다. ©izarra astronomia elkartea
다만 매 보름마다 월식이 일어나는 것은 아닌데, 달과 지구의 궤도가 완전한 평행이 아니라 5° 정도 기울어져 있어 지구그림자가 항상 달을 가리지는 않기 때문이다. 월식 현상은 매년 평균 1-2회 정도 관측할 수 있으며, 다음 개기월식은 2025년 9월 8일에 일어난다.
달이 지구의 본그림자 또는 반그림자 중 어디에, 얼마만큼 가려지는지에 따라 월식의 종류가 나뉜다.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지구의 그림자는 그림자의 중심 지역이자 태양빛이 완전히 가려지는 본그림자와, 그림자 외곽지역이면서 태양 빛의 일부만을 받는 반그림자로 나뉜다. 달이 지구의 본그림자에 완전히 가려지면 ‘개기월식’, 부분적으로만 가려지면 ‘부분월식’이라 부른다.
달이 지구의 반그림자만을 지나는 경우를 ‘반영월식’이라고 부른다. 본그림자에 가려지지는 않더라도 받는 태양빛의 양은 줄어들기에, 달의 모양은 그대로인 채 약간 어두워진 모습을 보인다. 평소 달을 자주 올려다보는 이라면 달의 무늬가 약간 달라졌다거나, 달에 어두운 부분이 늘었거나 달라졌다는 점을 알아차릴 수 있다.
개기월식은 반영식-부분식의 과정을 거쳐 진행되는데, 이번 월식은 월출에 연이은 부분식부터 볼 수 있을 예정이다. 달이 지구 본그림자에 완전히 들어가는 개기식 때에는 검붉은 ‘블러드문’을 볼 수 있다.
태양광이 지구 대기를 거쳐 산란되고 나면, 붉은빛만이 지구 그림자 속 달에게 도달한다. 개기월식 때는 온통 붉게 물든 달을 볼 수 있다. ©Planetary Society
개기월식 때 달이 붉어지는 것은 노을이 붉은 것과 마찬가지로, 태양빛이 지구 대기를 거치며 산란되기 때문이다. 지구 대기에서 일어나는 태양빛의 레일리 산란은 파장이 짧은 푸른 빛에서 더욱 많은 산란을 일으킨다. 노을을 볼 때에는 지구 대기를 거쳐 우리 눈에 들어오는 태양빛에 푸른 빛이 산란되고 붉은 빛이 주로 남는다면, 월식이 일어날 때에는 지구 대기를 거쳐 달에 도달하는 태양빛에 붉은 빛이 남게 되어 달을 붉게 물들인다.
간혹 개기월식 달이 ‘블러드문’이 되는 이유가 오인되는 경우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빛의 파장마다 굴절률이 달라 지구 본그림자에는 붉은빛이, 외곽에는 푸른 빛이 드리운다는 설명이 있다. 그러나 빛의 굴절률은 되려 푸른 빛이 더 클뿐더러, 푸른 빛은 달에 도달하기 전 지구 대기에서 상당 부분이 산란된다.
8일 저녁에 있을 개기월식은 오후 6시 8분 부분식이 시작되며, 동쪽 하늘의 비교적 낮은 고도에서 볼 수 있다. 달이 지구 본그림자에 완전히 들어가는 개기식은 오후 7시 16분에 시작되며, 지구 본그림자 한가운데에 위치하는 최대식은 7시 59분, 개기식에서 부분식으로 돌아가는 것은 오후 8시 41분이다.
8일 개기월식의 과정을 나타낸 모식도이다.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8일 개기월식에서 달이 지구 본그림자에 완전히 가려지고 붉어지는 개기식 중 달의 위치(고도)를 나타낸 그림이다.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월식의 전 과정이 종료되는 것은 오후 10시 57분으로, 약 5시간 동안 전국 각지에서 월식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블러드문’은 7시 16분에서 8시 41분까지 약 1시간 30분 동안 관찰할 수 있다. 이번 월식은 한국과 아시아를 포함, 호주와 아메리카 대륙, 태평양 등에서도 관찰된다.
특히 이번 개기월식에서는 월식 중의 달이 천왕성을 가리는, 월식과 행성엄폐가 동시에 일어나는 매우 드문 장면이 연출된다. 향후 200년 동안에는 우리나라에서 다시 볼 수 없을 현상이다. 천왕성 엄폐는 오후 8시 23분부터 9시 26분까지 일어난다. 희귀한 천문현상을 시민들과 함께하기 위해 국립과천과학관에서는 유튜브 채널을 통한 온‧오프라인 특별관측회를 개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개기월식과 함께 관측할 수 있는 행성 및 천체들의 정렬을 나타낸 모식도이다. ©사이언스타임즈 김미경
8일 밤에는 토성-목성-달(천왕성)-화성 순으로 밝은 천체들이 정렬되어 볼거리가 더욱 풍성하다. 천왕성은 천체망원경이 없다면 관측이 어렵겠지만, 나머지 토성, 목성, 화성 등의 행성들은 서울 하늘에서도 맨눈으로 보일 정도로 밝다.
또한 개기월식이 일어나면서 밤하늘이 어두워짐에 따라 더욱 밝게 빛나는 천체들을 관측할 수 있을 것이다. 빛 공해가 적은 곳이라면 달이 어두워졌을 때 근처의 플라이아데스 성단을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묘미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11월 8일 화요일 저녁, 전 국민이 퇴근길에, 혹은 저녁이나 밤에 달을 올려다보며 하루 일상을 마치고 잠시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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