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전8기’ 나로호 안에 15만 개 부품이

나로호 3차발사… 카운터다운(10)

자동차 한 대를 만드는데 보통 2만~2만5천 가지의 부품이 들어간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부품 생산업체들이 있다. 부위별로 제 2, 제 3의 하청업체들은 부품을 만들어 자동차 생산업체에 납품한다.

우주기술은 자동차보다 훨씬 많은 부품이 소요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이번에 발사하는 나로호 전체 부품은 약 15만 개. 이중 러시아가 제작한 1단 로켓이 약 12만개, 한국에서 개발한 2단(상단) 로켓이 약 3만 개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10월 26일 나로호 3차 발사 과정에서 이상이 발생한 어댑터 블록은 15만 개로 구성된 로켓 부품들 가운에 한 부분이다. 부품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로켓 발사가 불가능해진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러시아서 신형 로켓 추진체 적용 중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러시아에서 제작한 액체연료(1단) 발사체이다. 이 발사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액체연료 로켓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 지난 10월29일 나로호 발사를 앞두고 기능을 점검하고 있는 기술진들. 약 15만개 부품으로 이루어진 장치들이 모두 정상 작동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액체연료에는 액체수소, 알코올, 케로신(등유), 히드라진 등이, 산화제로는 액체산소, 초산, 산화질소 등이 사용되고 있다. 2차 대전 당시 독일이 영국 등 상대국을 무차별 공격하기 위해 사용했던 로켓 ‘V2’는 액체산소와 알코올을 사용했다.

지금까지 발사경험에 비추어 가장 성능이 좋았다고 평가받는 연료는 액체수소를 원료로 쓰고 액체산소를 산화제로 쓰는 방식이다. ‘액체수소 로켓’은 엔진에서 생성되는 가스의 주성분이 고온 수증기이기 때문에 부식의 위험이 없고, 동시에 환경친화적이다.

자동차 연비와 비슷한 개념의 비추력도 매우 뛰어나다. 적은 연료를 사용해 큰 추력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나온 로켓 가운데 성능이 매우 뛰어난 역대 최고의 추진체(로켓)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증발이 가능한 비등점이 마이너스 253도에 달해 다루는데 여간 조심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액체수소를 저장하는 탱크, 배관, 밸브, 펌프 등을 철저히 단열하지 않으면 연료로서 가치가 없어지고 만다.

이런 점 때문인지 러시아에서 개발한 이 액체로켓에서는 액체수소 대신 케로신을 쓰고 있다. 대부분 케로신을 보통 등유라고 번역하지만 사실 훨씬 더 정밀하게 정제한 항공유로 사용해왔으며, 러시아 흐르니체프사에서 로켓용으로 개발해 쓰고 있다.

지난 10월 26일 사고는 액체연료인 케로신을 헬륨과 함께 주입하는 중에 일어났다. 케로신과 함께 헬륨을 주입한 것은 헬륨이 로켓 내부 ‘터보펌프’의 압력을 대폭 높여 주기 때문이다. 펌프 압력이 올라가야 액체연료 케로신을 산화제 액체산소와 함께 연소실로 뿜어낼 수 있다.

한국 우주개발 핵심과제는 액체연료 로켓

사고는 1단 발사체 밑에 붙어있는 40cm 길이의 어댑터 블록에서 일어났다. 액체들을 주입 중에 이 부품이 확실히 조여지지 않았고, 이 때문에 가스가 새나왔다는 분석이다. 그리고 거의 한 달 만에 새 부품이 장착됐지만 러시아 측 역시 이 액체로켓 제작에 애를 먹는 모습이다.

나로호에 장착된 액체로켓은 러시아에서 새로 개발 중인 ‘앙가라’ 로켓 발사체다. ‘앙가라’는 바이칼 호수와 연결된 강의 이름이다. 러시아는 이 발사체의 상용화를 위해 다양한 신기술들을 적용하고 있다. 특히 나로호 1단 엔진은 1개에 불과하지만 그 추력은 170톤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로호 1단 추진체가 이처럼 강한 추력을 보일 수 있는 이유는 연료(케로신)와 산화제(액체산소)를 혼합한 추진체 효율을 최대한 활용한 데 있다. 불완전연소율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최대한의 힘을 끌어낼 수 있는 기술이 그 안에 들어 있는 것.

나로호 안에 있는 약 15만개 부품 기능은 크게 엔진, 유도 제어, 구조 경량화, 전자, 지상 발사대 시스템 기술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 중 한국이 가장 취약한 것이 나로호 1단 발사체 핵심기술인 엔진기술이다. 용량이 작으면서도 강한 추력을 보일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실제로 이 엔진 기술을 갖고 있는 나라는 매우 드물다. 델타 로켓을 개발하고 있는 미국의 보잉사조차 액체수소 엔진 개발 경험이 부족해 일본으로부터 그 기술을 도입하려고 할 정도다. 각 나라마다 로켓 기술을 기밀화한 후 철저히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에서 나로호에 앙가라 로켓기술을 적용하고 있는 것은 앙가라 기술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미완성 기술이기 때문이다. 이미 상용화한 로켓 기술을 팔지 못한다는 것이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등 주요 로켓 국가들의 불문율이다.

또 다시 마음 졸이는 발사 전 3일

오는 29일(목)에는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나로호 3차 발사가 재추진될 예정이다. 가장 큰 변수인 날씨도 무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상청 주간예보에 따르면 29일 전남 지방 전역에 비가 오지 않을 전망이다.

25일에는 나로호 발사체 정보를 수집할 제주해경 경비함정 3002함(3천t급)이 제주항을 출항했다. 3002함은 이날 오후 2시에 출항해 제주도 남쪽 1천700㎞ 해상인 필리핀 동쪽 600㎞ 공해상까지 이동, 나로호 발사 후 발사체 추적과 비행상태 정보 원격 계측 모니터링을 지원하게 된다.

발사체가 위성과 분리되고 나서 어느 곳에 떨어졌는지 파악하는 임무와 낙하물에 따른 피해예방을 위해 태평양 해역에서 주변 해역을 통제하는 등 해상안전관리 지원임무도 맡는다. 3002호함은 지난달 필리핀 공해상까지 갔다 허탕을 치고 돌아온 경험이 있다.

지금까지 나로호 발사가 연기되거나 실패한 것은 모두 7번이다. 2009년 8월 11일, 19일 두 번의 연기 후 첫 번째 발사가 이뤄졌지만 인공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지 못했다.

2010년 6월 9일에는 발사 직전 소방시설 문제로 발사가 연기됐다. 다음날인 10일에는 발사 시도후 137.19초만에 연락이 두절됐다. 그리고 지난 10월 26일에는 연료주입 중 부품 고장으로 발사가 연기됐다. 그리고 오는 29일 나로호를 발사하게 되면 7번째 발사 시도가 된다.

그러나 이번만은 전과 비슷한 일이 없기를 국민들은 한결같이 바라고 있다. 발사일 3일을 앞두고 평상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또 다시 가슴을 졸이게 되는 나로호 카운터다운 과정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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