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의 영재수업을 돌아보며

[교육현장의 목소리] 영재수업지도안 창의인성수업에도 효과 있어

 


2011년 7월 강남교육청 영재교육원 중학교 2학년 과학 수업시간. 학생들은 조별로 크레이터 만들기를 하였다. 크레이터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요인은 무엇일까? 조별로 다른 주제, 예를 들어 쇠구슬의 지름과 크레이터의 크기 사이의 관계 알아보기, 쇠구슬의 낙하속도와 크레이터의 구조 사이의 관계 알아보기 등을 정하여 즐겁게 실험을 하고 발표하였다.

필자는 교육청 영재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지 벌써 6년째다. 처음 영재학생들을 만났을 때, 참 걱정이 많았다. 어떻게 해야 영재학생들의 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 수업을 할 수 있을까? 지도하는 교사도 영재이어야 하지 않을까? 또 기존에 영재를 지도하는 많은 교사들의 이야기 중에는 영재아이들이 인성적 면에서는 예의가 없는 경우가 많다고 들어왔기 때문에 괜히 수업을 맡았나 하는 여러 생각이 부담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지난 6년간의 영재수업을 돌아볼 때, 과학영재들과의 수업은 늘 재미있었고 감탄이 절로 나올 때가 많았다. 일반 학교에서는 해볼 수 없는 수업을 맘껏 할 수 있었다. 실험준비에 있어 든든한 지원을 해주기에 과학교사가 꿈꿔오던 수업을 할 수가 있었다. 또한 20명의 소수 인원으로 4명씩 모둠수업을 하는데 적은 인원이라 학교에서는 잘 볼 수 없는 학생들의 열정과 과제에 대한 도전의식을 느낄 수가 있다. 실험 결과에 대한 해석에 있어 교사가 나름 생각하고 있던 결론보다 더 다양한 해석들을 학생들이 시도하고 여러 결론을 발표하기도 한다. 실험에 대한 오류를 지적하기도 한다. 창의적 수업, 학생이 주도하는 수업을 만끽할 수가 있다.

필자의 수업은 대부분 영재학생들이 모둠별로 주제를 정하고 실험을 설계하여 실험결과를 발표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이 방법이 창의성과 유창성, 융통성, 협동성 등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재수업으로 프로젝트 수업이나 3부 심화학습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가능하지만 현 영재 수업은 2시간 또는 4시간 단위로 진행이 되기 때문에 모둠별 주제 설정 및 실험 설계를 브레인스토밍을 통한 수업을 많이 적용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영재들이라고 하면 부모의 지나친 관심에 의해 길러진 아이들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필자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영재이건, 길러진 영재이건 수업시간에 열중하고 몰입하는 모습을 보면 모두 다 흐뭇하고 예쁘게 보인다. 그리고 오히려 영재성이 길러질 수 있다면 일반학교에서도 그런 교육을 적용하면 좋지 않을까, 영재들과의 수업에서 수업지도안을 좀 응용하면 일반학교에서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영재수업 지도안 적용된 창의인성수업 효과 있어
올해 그 기회가 왔다. 4월 즈음, 창의인성수업을 보여달라는 EBS교육방송의 요청을 받고 수업을 촬영한 적이 있었다. 평소 과학에 관심이 많지 않은 학급을 대상으로 가장 어려워하는 물리단원 -일과 에너지- 수업을 계획하였다.

 


일과 에너지의 개념을 형성할 수 있도록 쉽고 재미있게 수업을 구상하다보니 조별로 게임을 해 보상하는 수업안을 짜게 되었다. 일명 “성냥개비로 신문지를 뚫어라”하는 게임이었다. 일정한 거리에서 빨대에 성냥개비를 넣고 불어 칠판에 붙어있는 신문지를 뚫는 것이다. 아이들은 너무 신나게 조별로 방법을 상의하고 빨대를 조별로 다양하게 만들었다.

그 날 수업은 정말 잊지 못할 수업이었다. 방송촬영이라서가 아니고 그 수업에서 기대했던 것보다 더 창의적인 방법이 많이 발표되었기 때문이다. 평소 수업 모습이 과연 사실이었는지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적극적인 모습, 창의적인 답변이 많이 나왔다.

가장 기억에 남는 조는 빨대 4개를 길게 붙이고 의자에 올라가 위치를 높여서 성냥개비를 불어서 신문지를 뚫은 팀이었다. 성냥개비의 무게, 운동에너지, 이동거리, 위치에너지까지 모두 생각해서 발표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 수업을 마치고 필자는 많은 반성을 하게 되었다. 교사의 노력에 따라 이렇게 수업이 달라질 수 있구나 라고 느끼게 된 것이다.

과학영재수업에 비하면 조금 더 교사의 설명이 있었지만 수업의 만족도는 영재수업할 때와 똑같은 감동이었다. 모든 수업을 이렇게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수업이 끝난 후 인터뷰에서 평소에 창의인성 수업을 얼마나 자주 하시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매우 부끄러웠다.

학교 수업에서는 학급인원이 많고(우리 학교의 경우 평균 38명이다) 교과서에서 가르쳐야 할 내용은 많고 늘 진도에 쫒긴다. 게다가 수업연구를 하기에 교사의 잡무는 너무나 많고, 요즘은 교과지도 외에 학생의 생활지도 및 상담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갈수록 시간이 부족함을 느낀다.

현실적으로 문제점은 많지만 역시 교사의 더 많은 노력밖에는 아직 대안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필자는 교과교육연구회 같은 교사들 모임을 많은 교사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여러 사람이 머리를 모으면 더 훌륭한 수업지도안이 나올 수 있다. 앞으로 좀 더 창의적인 과학수업을 할 수 있도록 교사들이 지혜를 모으고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새롭게 바뀐 영재 선발 과정
작년부터 영재선발 과정이 달라졌다. 담임교사의 관찰에 의한 추천제로 선발과정이 달라진 것이다. 내년부터는 새로운 방식으로 선발된 학생들과 수업을 할 것이다. 기존의 사교육을 조장하는 지필시험을 없애고, 일회적 평가가 아니라 학생과 많은 시간을 보내며 교사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학생의 잠재적 능력, 영재적인 특징을 잘 파악하고, 오랜 시간 준비한 포트폴리오 등을 근거로 창의성, 과제 집착력 등을 평가하여 선발하는 것이다.

특히 2011년 올해부터 100% 관찰 추천만으로 영재를 선발한다. 이 제도의 목적은 충분히 납득이 가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이 변경된 제도에 대해 아직 준비가 덜 된 상태이다. 그래서 관찰 추천을 담당하는 교사들의 부담이 크다. 담임 추천에서 학부모님들이 담임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높지 않다면 불만이 제기될 소지가 크다.

그래서 담임들은 학부모 의견, 동료학생 의견도 반영하고 있다. 담임에 의한 1차 추천학생들을 보면, 성적 위주의 추천을 지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학업성적이 우수한 아이들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다. 이 부분에 있어 영재들의 특성과 행동에 관한 검사도구가 필요하고 담임교사의 연수도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1차적으로 담임에 의해 추천된 학생들을 데리고 학교추천위원회에서 관찰 추천위원들이 집중관찰을 하게 되는데, 이 집중관찰을 준비하는 것이 가장 어려움이 크다. 예를 들면 우리 학교에서는 주제 선정부터 학생들에게 맡기면 미리 연습을 하고 올 수도 있어서 공통 주제를 주고 있다. 이 때 학생들에게 어떤 주제를 주어야 할 지, 가능한 모든 학생들이 연습해본 적이 없는 새로운 주제를 선정하는 것이 큰 관건이다.

과학보다 수학은 더 어려움이 커서 수학교사들의 부담감은 이루 말할 수 가 없다. 강남에 위치한 우리 학교에서는 수학을 선행으로 이미 배운 아이들이 많아서 주제선정이 매우 까다롭다. 주제가 주어지면 학생들은 그 주제를 가지고 가설을 설정하고 실험하고 결론을 맺는 활동을 주어진 시간 안에 해야 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여러 관찰추천위원이 심층관찰하고 점수를 부여하게 된다.

여기서도 점수를 부여할 때 관찰추천위원이 정확한 판별도구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가 없어 영재 행동에 대한 체크리스트와 같은 판별도구 개발이 많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학교에서 추천받은 학생은 다시 영재교육원, 영재학급에서 창의적 문제해결력 수행 관찰로 펑가를 받게 되고 최종 면접을 거쳐야만 영재로 선발될 수 있다.

이렇게 새로운 방식으로 선발된 영재와 기존의 지필시험으로 선발된 영재들의 수업은 어떻게 다를까? 이 제도가 좀 더 성숙될수록 영재판별에 대한 정보가 늘어날 것이고, 영재판별을 위한 다양한 영재프로그램이 개발될 것이라는 생각에 긍정적인 기대를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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