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4월 21일은 과학의 날이다. 최근 1967년 과학기술처 출범과 함께 정해져 53년째 이어져 온 과학의 날을 변경하자는 논의가 국회에서 일고 있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지난 9월 15일 과학의 날을 더욱 의미 있는 날로 변경하자는 결의안을 발의했다.
변 의원은 세종대왕이 자격루를 국가표준시계로 반포한 8월 5일(1434년)을 새로운 과학의 날로 제정해 우리 민족의 자주적인 과학적 역사와 위업을 승계해야 한다며 입장을 밝혔다.
한국과학총연합회와 변재일 국회의원은 과학의 날 기념일 변경 논의 및 과학의 날의 역사적 의의를 되새기기 위해 지난 7일 국회-과총 공동포럼 ‘과학의 날을 통해 우리나라 과학기술을 재조명하다’를 온라인에서 개최했다.
국민 모두가 화창한 꽃날에 과학을 즐기라는 뜻
현재 4월 21일을 과학의 날로, 4월을 과학의 달로 지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유래를 알려면 193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현재 과학의 달과 같은 과학 행사가 처음 치러진 때는 일제강점기 시대다. 일본에 유학을 다녀온 독립운동가 김용관 선생은 일본의 근대화가 과학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대중 과학을 확산시키기 위해 고심했다.
그 결과 김용관 선생과 100여 명의 민족지도자들은 과학의 힘이라는 기치하에 1934년 4월 19일 ‘과학 데이’를 개최했고 이는 현재 과학의 날의 효시가 됐다. ‘과학 데이’는 계속 4월 19일이었다가 1967년 정부는 과학기술처의 출범과 함께 21일로 정해졌고 이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왜 하필 과학의 날을 4월로 정했을까. 김근배 전북대학교 과학학과 교수는 “김용관 선생은 ‘꽃 피고 일기 화창한 4월 중에서 세계 과학계에서 이름 있는 날을 택했다’고 밝힌 바 있다”라고 설명했다.
4월은 만물이 소생하고 꽃이 피는 시기다. 활동을 하기에도 좋은 봄날이다. 민족이 함께 과학에 참여하고 즐기는 활동이기 때문에 계절적 요인을 가장 먼저 고려했다는 의미다. 때마침 다윈의 사망일이 4월이었다는 점도 또 다른 이유로 작용했다. 당시 조선은 엄혹한 일제강점기 시대로 우리 고유의 이렇다 할 과학적 업적이나 성과물이 미흡한 상황이었다.
남 영 한양대학교 창의융합교육원 부교수는 “과학 데이를 다윈의 사망일이라고 강조하는 것은 때로는 유치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당시 내세울 수 있는 과학적 성과가 미미했던, 그만큼 엄혹했던 시대를 살았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라며 “식민지의 엄혹한 현실 속에서도 국민이 활동하기 편안한 계절을 찾고 과학의 날을 제정하는 세심한 배려와 과정이 우리에게 귀감을 주고 이것이 우리에게 의의를 준다”며 4월 19일을 과학 데이로 지정한 것에 대해 의견을 피력했다.
조숙경 국립광주과학관 책임연구원은 과학의 날 변경에 부정적인 의견을 개진했다.
조 책임연구원은 “과학의 날은 4월 21일인데 현재 53년째 이어지고 있다.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초등학교를 거쳐온 모든 국민이 4월을 과학의 달로, 21일을 과학의 날로 경험해 왔다는 뜻”이라며 “세종 시대의 우수한 과학기술 장려 정책과 표준시 반포를 기념하고 널리 알려야 한다는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그것이 오랜 경험과 기억을 바꿔 과학의 날을 변경해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의문이 생긴다”고 말했다.
박상준 서울 SF 아카데미 대표도 “4월이 과학의 달이라는 것이 머리에 각인되어 있어 날짜를 굳이 다른 계절로 옮기는 것이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김용관 선생이 과학 데이를 정할 때 화창하고 행사하기 좋은 계절을 고려했다는 그 취지에 공감이 된다. 수십 년에 걸쳐 형성되어 있는 의식을 굳이 바꾸는 것이 과연 현명한가 생각한다”라고 동조했다.
미래 과학 시대를 맞이할 새로운 과학 기념일 필요
박현모 여주대 교수(세종리더십연구소장)는 세종대왕의 표준시 제정일은 우리의 유구한 과학적 정신을 되새기고 현대성과 역사성을 살린다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역사는 끝없는 대화다. 수많은 기념일은 시대상이 바뀌고 상징성이 변화하면 충분히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모든 시간에 걸쳐 절대적인 시각의 과학의 날을 찾아야 할 필요는 없다. 기념일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도 없다”며 “우리는 높은 과학기술 발전을 이뤘고 지금의 과학의 날 변경 논의는 충분히 유연하게 과학의 날을 찾아볼 여유가 생긴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과학의 날 변경에 대한 의견을 내놓았다.
오환섭 경희대학교 기계공학과 명예교수도 과학의 날 변경에 긍정적인 의견을 던졌다. 그는 과학의 날을 기술, 예술 문화 등과 융합 및 통합해 새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교수는 현재 ‘과학의 날’을 ‘과학기술의 날’로 변경해 정의하고 과학과 포함되는 모든 학문 분야의 경계를 허물고 과학기술 관련 종사자와 예술 문화 종사자들이 모두 교류할 수 있는 체제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좌장을 맡은 안현실 한국경제신문 논설 전문위원은 “국회에서 과학의 날 변경 논의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것을 계기로 과학의 날을 되짚어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됐다”며 과학의 날 변경과 관련해 앞으로 더 뜨거운 사회적 공론화가 이뤄질 것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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