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정자와 여성의 난자가 만나 하나로 결합했을 때 임신이 이루어진다.
한 번의 사정으로 사출되는 정자는 수천만에서 1~2억 마리에 달하지만 마지막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정자는 극소수이고, 가장 운 좋은 정자 하나가 난자와 만나게 된다.
주목할 점은 난자와 만나는 이 정자가 어떤 경로를 거쳐 난자에 도달하는지 그 속도에 따라 아들과 딸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아기의 성별을 결정하는 Y염색체를 지닌 정자가 난자를 향해 나아가는 속도에 따라 아들과 딸을 낳을 가능성이 급변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50 대 50’ 성비의 비밀이 유전자분석을 통해 밝혀지고 있다. 특수 수용체가 정자 내 에너지 생성에 영향을 미쳐 정자가 난자에 도달하는 속도를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아기의 성을 결정하는 Y염색체를 영상화한 그림. ⓒgeneticliteracyproject.org
‘TLR 7/8’이 정자 내 에너지 조절
14일 ‘사이언스’, ‘가디언’ 지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새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한 곳은 일본 히로시마 대학 연구진이다.
그동안 생물권 과학 대학원(Graduate School of Biosphere Science)에서 유전자 발현을 연구해온 연구진은 쥐의 임신과 출산 과정을 통해 어떤 식으로 새끼의 성(性)이 결정되는지 그 과정을 관찰해왔다.
쥐의 경우도 정자는 22개의 상염색체와 X염색체 또는 22개 상염색체와 Y염색체를 지니고 있다. 반면 난자는 22개의 상염색체와 X염색체만 지니고 있다. 따라서 X염색체를 지닌 정자가 난자를 만나면 암컷을, Y염색체를 지닌 정자가 난자를 만나면 수컷을 낳게 된다.
연구를 이끈 다카시 우메하라 교수는 “쥐의 정자를 분석한 후 X염색체의 길이가 Y염색체와 비교해 약 3배 이상 길다는 것을 확인했으며, 이 차이를 통해 X와 Y염색체를 지닌 정자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분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TLR 7(Toll-Like Receptor 7, 톨 유사 수용체 7)’과 ‘TLR 8’이라 불리는 특수 유전자다.
이 수용체를 활성화하는 복합단백질 안에서 정자를 배양한 후 이들 정자가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지 관찰한 결과 X염색체를 지닌 정자 속에서 에너지 생성 속도를 완화시킨 반면 Y염색체를 지닌 정자 속에서는 전혀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고 있었다.
이는 임신 과정에서 난자를 향해 나아가는 정자의 속도에 ‘TLR 7/8’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수용체가 X염색체를 지닌 정자 속에서 속도를 늦출 경우 영향을 받지 않는 Y염색체를 지닌 정자의 속도가 X염색체를 지닌 정자의 속도를 능가해 난자에 더 빨리 도달하게 되고 아들을 낳을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정반대의 현상도 벌어졌다. 연구진이 속도가 빠른 Y염색체를 지닌 정자를 선택해 난자와 체위 수정을 시킨 결과 90%의 쥐가 수컷을 출산했다. 반면 속도가 느린 Y염색체를 지닌 정자를 체외 수정한 경우는 81%가 암컷을 출산했다.
축산업에 도움, 사람에게는 위험
히로시마 대학의 연구 결과는 성(性)을 결정할 수 있는 정자를 선별해 난자를 향해 나아가는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안전하고 손쉽게 원하는 성별의 후손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사이언스’ 지는 이 방식이 안전한데다 비용이 적게 든다고 설명했다. 이 방식을 젖소, 닭과 같은 가축을 키우는 축산업에 적용할 경우 암컷 출산이 가능해져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사람에게 적용할 경우 상황이 달라진다. 성별 조화가 무너지고 균형이 무너지면서 인류 사회 전체에 윤리적으로 재앙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구 결과는 13일 ‘플로스 바이올로지(PLoS Biology)’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Activation of Toll-like receptor 7/8 encoded by the X chromosome alters sperm motility and provides a novel simple technology for sexing sperm’이다.
연구에 참여한 히로시마 대학의 마사유키 시마다 박사는 “과학적으로 X‧Y 염색체 분석을 통해 이 시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전에는 유동세포 분석법(flow cytometry)으로 성별 예측을 시도해왔다. 레이저를 통과해 유동적으로 흐르는 세포 입자의 물리‧화학적 특성을 분석하는 기술이다. 그동안 이 방식을 통해 X‧Y염색체의 크기를 비교한 후 성별 예측을 해왔는데 이는 비싼 비용이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연구를 이끈 다카시 우메하라 교수는 “새로 선보인 방식으로 예측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며, “축산업 등에 효율적으로 사용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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