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한계 넘어설 새로운 네트워크 플랫폼
4차 산업혁명의 특성 중 하나가 ‘지능화(Intelligent)‘다. 이는 3차 산업혁명과 구별되는 점이기도 하다.
3차 산업혁명은 인터넷 기반으로 정보 공유가 활발히 일어난 시기로 볼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은 한 발 짝 더 나아가 공유되는 정보를 가공해 사용자에게 의미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까지 한다. 이러한 정보를 ‘능동형 지능(Actionable Intelligence)’ 이라고 한다.
사이버 보안 분야를 예로 들어보자. 해커는 특정 기관을 공격하기 위해 여러 차례 해킹 시도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사이버 보안 시스템은 해킹을 차단했다는 것을 관리자에게 알리기 위해 ‘경고 (Alert)’을 띄우는데, 사실 큰 의미는 없는 정보이다.
대신 해킹의 특성을 파악해 사이버 공격 추세를 보여주는 ‘사건(Incident)’ 혹은 ‘컨텍스트 (Context)’을 제시해 사이버 보안 시스템 강화 방안까지 알려준다면? 관리자에게 매우 의미 있는 정보가 된다. 여기서 경고는 3차 산업혁명의 단순 정보, 사건 및 컨텍스트는 4차 산업혁명의 능동형 지능에 해당한다.
이런 능동형 지능에 필수적인 것이 인공지능(AI)이다. 이러한 이유로 AI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간주되고 있다. 달리 말하면 AI가 4차 산업혁명의 지능화를 이끈다고 할 수 있다.
AI 보급의 핵심은 ‘클라우드’
그런데 AI만 가지고는 4차 산업혁명을 일으킬 수 없다. ‘혁명’은 사회 전반에 미치는 급진적인 변화를 의미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AI 기반 서비스가 널리 퍼져야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AI 구현에 슈퍼컴퓨터 급의 고사양 하드웨어 장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클라우드가 주목을 받고 있다. 클라우드는 개인 단말기가 아닌 중앙 서버의 컴퓨팅 파워를 이용해서 개인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트워크 플랫폼이다. 이는 개인도 슈퍼컴퓨터 없이 AI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한다. 클라우드는 개인 단말기가 아닌 중앙 서버의 컴퓨팅 파워를 요구하기 때문에 슈퍼컴퓨터를 갖춘 중앙 서버를 활용하면 된다.
일본 소프트뱅크 (Softbank)에서 개발한 휴머노이드 페퍼(Pepper)는 IBM에서 개발한 AI 왓슨(Watson)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페퍼에는 슈퍼컴퓨터와 같은 고사양 하드웨어가 장착돼 있지 않다. 클라우드 기반으로 왓슨의 지능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AI 서비스를 구현했기에 가격 또한 비싸다. 2015년 출시기준으로 19.9만 엔(약 195만 원)으로 스마트 폰 보다 두 배 가량 비싼 금액이다. 그럼에도 첫 출시 당시 1분 만에 1천여 대가 매진되는가 하면 6개월 연속 매진을 이어갔다.
클라우드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플랫폼이다. AI 서비스를 보편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이를 파악한 구글은 작년 9월 “클라우드로 AI 민주주의 시대를 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클라우드 한계점과 포스트 클라우드
그런데 클라우드에도 단점은 있다. 중앙 집중 방식이라는 특성이다. 때문에 몇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첫째, 실시간 서비스 적용이 어렵다. 개인 기기에서 직접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클라우드 서버에 처리를 요청하고 결과를 받는 형태이기에 시간 지연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둘째, 비 신뢰성 문제다. 클라우드 방식은 중앙 서버에서 모든 것을 처리하게 한다. 이 처리 과정을 사용자가 알 수 없기에 신뢰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더욱이 클라우드가 거대해지면 중앙 서버의 의존도가 높아지는데, 이는 빅 브라더와 같은 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다.
셋째, 사생활 침해 문제다. 정보가 중앙 서버에 모이기 때문에 개인 관련 정보도 당연히 중앙 서버에 관리될 수밖에 없다. 2016년 12월 미국 아칸소주 경찰은 살인사건 수사를 위해 용의자가 보유한 음성인식 AI로부터 전송받은 녹음 내용을 아마존에 제공할 것을 요구했었다. 물론 용의자 동의를 얻어 정보를 제공했지만 대화 내용이 녹음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찝찝함을 느낄 수 있다.
클라우드의 이러한 세 가지 문제점은 4차 산업혁명의 한계점으로 지적돼왔다. 앞서 언급했듯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AI를 확산하기 위해서는 클라우드가 필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클라우드의 한계점을 보완해줄 새로운 네트워크 플랫폼이 등장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포그 플랫폼과 블록체인이다. 이 두 기술은 클라우드를 벗어난 새로운 네트워크 플랫폼이라 하여 ‘포스트 클라우드’라고 불리기도 한다.
클라우드의 한계점을 보완해주기 위해서 등장한 포그 플랫폼은 ‘엣지 컴퓨팅 (Edge Computing)’이라고도 불린다. 중앙 서버에서 모든 것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는 사용자 기기 혹은 가까운 기기를 통해 처리한다. 이러한 이유로 두 네트워크 플랫폼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클라우드의 한계점인 비 실시간 한계와 사생활 침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미국 전기·전자학회(IEEE)에 발표된 ‘포그 컴퓨팅: 플랫폼과 애플리케이션 (Fog Computing: Platform and Application)’ 논문에 따르면 포그 플랫폼 방식이 클라우드 플랫폼보다 전송 속도 측면에서 10배 이상 빨랐다.
애플의 아이폰 시리(Siri)는 거의 모든 음성인식 명령을 클라우드가 아닌 아이폰 기기에서 처리하고 있다. 그래서 개인 정보 보호 수준이 다른 음성인식 서비스보다 상당히 높다.
포그 플랫폼이 클라우드의 보완재라면, 블록체인은 클라우드에 대비되는 네트워크 플랫폼이다. 클라우드는 중앙에서 모든 것을 처리하는 개념이지만 블록체인은 정보를 분산해서 개별로 처리한다.
따라서 블록체인 역시 비 실시간성 한계와 사생활 침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최근 포르쉐는 실시간 인증을 위해 블록체인을 적용, 1.6초 만에 앱으로 문을 잠그고 열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이는 기존 시스템보다 6배가량 빠른 것이다.
아울러 블록체인은 모든 정보를 공유하기 때문에 투명할 뿐더러 증명 알고리즘으로 조작할 수 없다. 이러한 특성은 클라우드의 비 신뢰성을 해결해준다.
결과적으로 클라우드가 4차 산업혁명의 지능화를 주도할 핵심 네트워크 플랫폼인 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그러나 일부 한계점이 있는 것도 간과할 수 없다. 결국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포그 플랫폼과 블록체인 역시 클라우드만큼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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