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큰 혜성이 태양계 내부로 날아오고 있다. 베르나디넬리-번스타인 혜성(C/2014 UN271)으로 알려진 이 천체는 크기가 일반 혜성보다 1,000배나 더 커서 천문학자들이 외곽의 소행성으로 오인했을 정도다.
이 혜성이 발견된 것은 2013년 8월부터 2019년 1월 사이에 진행된 우주 팽창 연구 프로젝트인 ‘암흑에너지 조사(Dark Energy Survey, DES) 덕분이다. 이 프로젝트 동안 천문학자들은 남쪽 하늘에서 약 3억 개의 은하에 대한 지도를 작성했으며, 해왕성 궤도 너머에서 이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800개 이상의 물체를 발견했다.
베르나디넬리-번스타인 혜성(C/2014 UN271)의 상상도 ©NOIRLab/NSF/AURA/J. da Silva
베르나디넬리-번스타인 혜성(약칭 BB 혜성)은 그런 물체들 중 하나였다. 천체 이름에 붙은 2014는 이 혜성이 처음 발견된 연도를 나타낸다. 하지만 올해 6월에서야 천문학자 페드로 베르나디넬리와 게리 번스타인에 의해 오르트 구름에서 유래한 혜성임이 확인됐다.
장주기 혜성의 고향으로 추정되고 있는 오르트 구름은 먼지와 얼음 조각이 무수히 결집되어 있는 거대한 집합소로서, 크기는 태양으로부터 약 3만~10만AU(1AU는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를 나타내는 천문단위로서 약 1억 4,959만㎞이다)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베르나디넬리와 번스타인은 이 혜성의 지름이 최소 100㎞에 이르며, 그 뒤로 빛을 내는 꼬리, 즉 코마(coma ; 혜성 머리 부분의 빛이 퍼져 성운 모양으로 보이는 현상)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얼음으로 된 BB 혜성이 비교적 따뜻한 태양계 내부로 접근하고 있다는 명백한 징후였다.
화성 위성 포보스의 약 7배 크기
이제 두 천문학자들은 이 거대한 혜성을 더 자세히 연구함으로써 혜성의 크기 및 여행 궤도 등에 대한 새로운 추정치를 발표했다. 우선 BB 혜성의 지름은 약 150㎞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짐으로써 지금까지 발견된 혜성 중 가장 큰 혜성임이 분명해졌다.
1997년에 맨눈으로 관측이 가능했던 헤일밥 혜성(지름 80㎞)보다 2배나 크며, 화성의 위성인 포보스보다 약 7배 정도 더 큰 셈이다. 이때까지 인류에게 관측된 가장 큰 혜성은 1729년의 사라바트 혜성으로서 지름은 약 100㎞인 것으로 추정됐다.
BB 혜성의 궤도와 코마에 대한 다른 세부사항들도 좀 더 명확히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 혜성이 지구에 가장 가까이 접근하는 시기는 2031년으로서 토성의 궤도 부근인 10.9AU까지 다가올 것으로 예상했다.
이 혜성이 지구와 가장 가까워지면 코마 덕분에 토성의 최대 위성인 타이탄의 밝기만큼 빛날 수 있다. 하지만 지구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 망원경 없이는 이 혜성을 볼 수 없다.
2017년 10월에 암흑에너지조사(DES)가 촬영한 BB 혜성의 관측 사진 ©NOIRLab/NSF/AURA/P. Bernardinelli & G. Bernstein
그러나 그 거리는 이 혜성의 태양계 방문 역사상 가장 근접한 궤도다. 연구진은 혜성 궤적을 모형화한 결과 BB 혜성이 마지막으로 태양을 방문한 것은 약 350만 년 전인데, 그때 태양으로부터 18AU의 거리까지 접근했다고 밝혔다.
이후 BB 혜성은 오르트 구름 속으로 깊이 이동해 약 150만 년 전에 태양으로부터 4만 400AU의 거리에 있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18AU보다 더 가까운 이전의 접근에 대한 증거가 없다는 점에서 우리는 BB 혜성이 새로운 혜성이라고 결론지었다”고 말했다. 즉, 인간은 이전에 BB 혜성을 본 적이 없다는 의미다.
태양계 초기 화학 구성 연구의 기회
연구진은 외계행성 사냥꾼으로 알려진 미 항공우주국(NASA)의 테스(TESS) 우주망원경으로 BB 혜성을 조사하면서 표면 활동도 주목했다. 표면 활동은 태양 가까이 다가올 때 혜성의 얼음이 끓어 없어지기 시작하면서 일어나는데, 그로 인해 코마와 혜성의 특징인 꼬리가 생기게 된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BB 혜성은 이산화탄소나 암모니아를 표면에서 증발시키고 있으며, 태양으로부터 약 39억㎞ 떨어진 곳에서부터 가스를 방출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식 출간 전 논문을 수록하는 온라인 저널 ‘아카이브(arXiv.org)’에 발표된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천체물리학저널 회보(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제출된 상태다.
이 거대한 혜성이 지구에 점점 더 가까워지는 10년간의 시기는 천문학자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혜성을 자세히 관찰하면 태양계 초기의 화학적 구성에 대해 더 많이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오르트 구름에서 오는 혜성은 수십억 년 전에 태양에서 떨어져 나온 이후 상대적으로 덜 변한 화학적 상태를 간직하고 있다.
또한 2031년에 가장 가까운 거리로 접근하게 되면 천문학자들은 BB 혜성의 크기를 더욱 정확히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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