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0년대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 과학자들이 호주 남서부의 사암(砂巖)에서 35억 년 전의 미생물 화석으로 추정되는 물질을 발견한 바 있다.
화석의 두께는 8.3㎜ 정도이며, 크기는 매우 작았고 화석 특유의 ‘냄새’가 남아있었다. 연구팀은 이 흔적이 지구상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미생물 화석 스트로마톨라이트(stromatolites)라고 보았다.
그러나 이 흔적이 지구역사상 가장 오래된 화석이라는 주장은 학계로부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과학적 방식에 의해 생명체의 존재를 입증할 수 있는 결정적 증거(definitive presence)를 제시하는데 실패했기 때문.
그동안 과학계로부터 논란을 불러일으킨 35억년 전의 미생물 흔적이 실제로 유기조직이 포함된 생체 조직이라는 사실이 최근 첨단 분석기기를 통해 밝혀졌다. 지구 생명체 기원 연구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UNSW Sydney
35억 년 전 흔적은 ‘초기 생명체’
그런 사이 30여년의 세월이 흘렀고 뉴사우스웨일스대학 연구팀이 스토르마톨라이트의 존재를 확인하는데 성공했다고 주요 과학매체들이 전했다.
27일 연구를 이끈 라파엘 바움가르트너(Raphael Baumgartner) 박사는 ‘사이언스 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오랜 기간 동안 노력을 기울여 마침내 가장 오래된 화석임을 증명하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지구 생명체의 기원을 더 밀착해 추적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박사는 “호주 필바라 크레이튼(Pilbara Craton)의 드레스층(Dresser Formation)에서 발견한 이 미생물 흔적이 35억 년 전에 살았던 지구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화석으로 여겨져 왔지만 이런 추론을 입증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유기물이 지구 생성과정에서 발생한 초기 생명체임을 증명해야 하는데 그 과정이 쉽지 않았다는 것.
일부 과학자들은 이 미생물 흔적에서 발견된 유기물 조직들이 실제로 미생물이었다는 주장에 크게 반발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이 생명체 표식들(signs)을 놓고 논란이 벌어졌고, 결론을 맺지 못한 채 30여년의 세월이 흘러갔다고 말했다.
바움가르트너 박사에 따르면 생명체 증명에 빛을 던져준 것은 첨단 기술이다. 특히 나노 수준의 물질들을 정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첨단 분석기술은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생명체 증명에 큰 도움을 주었다.
박사는 “흔적을 통해 나타나는 조직뿐만 아니라 미생물 흔적이 발견된 암석 구조를 정밀 분석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당시 이들 미생물들이 어떤 환경 속에 생명을 유지하고 있었는지 35억 년 전의 상황을 추적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NASA, ESA 등에서 후속 연구 중
논문은 국제학술지인 ‘지올로지(Geology)’ 25일자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Nano−porous pyrite and organic matter’이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1980년대 발견한 미생물 흔적들이 생명체임을 증명하기 위해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더 많은 샘플이 필요하다고 보고 흔적들이 발견된 드레스층을 더 깊이 파고들어가 그 안에서 채취한 암석을 분석한 결과 스트로마톨라이트가 더 잘 보존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힘을 얻은 연구팀은 전자현미경, 분광학, 동위원소 분석 등의 첨단 분석기술을 적용해 스트로마톨라이트를 분석했으며, 기본 조직들이 황철석(pyrite)으로 구성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황철석의 ‘Pyrite’는 ‘불’을 뜻하는 그리스어 pur에서 유래한 것으로 쇠로 광물을 때리면 불꽃을 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또 활철석 안에는 생명체의 증거가 되는 유기물이 포함돼 있었는데 과학계에서 미생물 생체막(microbial biofilms)으로 알려져 있는 가는 실(filaments)과 가닥(strands)들이 질서정연하게 구성돼 있었다.
바움가르트너 박사는 “오랜 기간 동안 연구를 해오면서 그 안에 이처럼 놀라운 증거들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상상해본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자신을 비롯한 연구팀은 새로운 영상에 크게 놀랐고, 과거의 미생물 생체막과 비교해가면서 이 흔적이 미생물 흔적이 맞는지 거듭 확인했으며, 마침내 35억 년 전의 미생물 흔적이 맞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에 과학계가 큰 놀라움을 표명하고 있다.
특히 과학자들 간에 논란이 끊이질 않는 지구 생명체 기원에 대해 이전과 다른 뚜렷한 증거를 제시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미생물 흔적이 발견된 필바라 크레이튼 지역에는 NASA, ESA 등 우주과학 관계자들이 탐사팀을 파견해 정밀 분석을 시도하고 있는 중이다. 화성 등 다른 행성의 생명체를 연구하기 위한 자료를 획득하기 위해서다. 생명체 기원에 대한 연구가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28697)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미세먼지 중에서도 가장 입자가 작은 나노미세먼지가 허파에 깊숙이 침투해 오래 머무르면서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3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에 따르면 바이오융합연구부 홍관수·박혜선 박사 연구팀은 형광 이미징이 가능한 초미세·나노미세먼지 모델입자를 제작해 생체에 주입한 뒤 최대 한 달 동안 장기별 이동 경로와 세포 수준에서의 미세먼지 축적량을 비교·분석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립전파연구원은 국제전기통신연합 전기통신표준화부문(ITU-T) 정보보호 연구반(SG17) 회의에서 우리나라 주도로 개발한 표준 4건이 사전 채택됐다고 23일 밝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신소재공학과 장재범 교수와 전기및전자공학과 윤영규 교수 연구팀이 기존보다 5배 더 많은 단백질 바이오마커(생체지표)를 동시에 찾아낼 수 있는 '멀티 마커 동시 탐지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한 번에 15∼20개 단백질 마커를 동시에 탐지할 수 있는 피카소(PICASSO) 기술은 동시 탐지 기술 가운데 가장 많은 수의 단백질 마커를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가장 빨리 탐지한다.
2차 발사일이 잠정적으로 6월 15일로 잡혀 있는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완벽 성공'에 재도전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2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등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이번 주에 발사관리위원회를 열어 누리호의 발사일과 시간을 확정한다. 기상 변수 등을 고려해 발사일 전후 약 1주가 예비발사 기간으로 함께 지정될 예정이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23일 우리나라 주요 산림 수종 14개의 무게를 쉽게 측정할 '입목중량표' 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입목중량표는 나무의 키와 가슴높이의 굵기만 알면 누구나 쉽게 무게를 알 수 있도록 표로 제시한 것으로, 부피 단위인 재적표와 함께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산림 경영기준표다.
양자암호 상용화를 위해 필요한 핵심 기술인 'TF QKD'의 실험 검증에 한국 연구진이 세계에서 두번째로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22일 한상욱 양자정보연구단장이 이끄는 연구팀이 작년 겨울 'TF(Twin-field) 양자키 분배(QKD, Quantum Key Distribution)' 검증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이달 초 양자정보학 분야의 온라인 오픈액세스 저널인 'npj Quantum Information'에 게재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자석으로 방사성 물질인 세슘을 분리하는 '자성 분리 기술을 이용한 방사성 오염 토양 정화 방법'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방사성 오염 토양에서 가장 흔히 발견되는 세슘은 지름 0.002㎜ 이하의 미세한 흙입자(점토)와 강하게 결합하는데, 점토는 표면이 음전하를 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