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0년, 열대 해양 생물종의 반이 사라진다

고대 온난화와 비슷한 양상…해수면 온도 고열 가능성 시사

극지방에서 열대지방으로 갈수록 해양 생물 종의 다양성은 증가한다. 위도에 따라 생물다양성이 달라지는 형태는 생태학에서 잘 알려진 사실. 보통은 남서 태평양, 서부 인도양 등 저위도 열대지방 곳곳에 생물 다양성이 높아 ‘핫 스팟(Hot spot)’이라고도 부른다.

최근 과학자들은 바다온도와 해양 생물다양성과의 관계를 밝히는 연구를 진행했다. 사진은 인도양 바다속 해양생물 ⓒ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이런 날도 머지않을 것 같다. 2300년이면 기후 온난화로 열대 해역 생물종의 50% 이상이 사라질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네브래스카대, 예일대, 스탠퍼드대 공동연구진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바다생물이 적응하기 어려운 온도가 1억 4,500만 년 동안 해양 생물의 다양성 분포를 변화시키는 주요 요인이었다”라고 밝혔다.

1억 4,500만 년간 온도에 따라 생물 다양성 변화

연구진은 바다생물 화석과 고수온(paleotemperature, 과거 지질시대 해수의 수온)의 기록을 통해 지난 1억 4,500만 년간 온도와 생물 다양성 사이의 관계를 밝히는 데 주력했다. 우선 연구진은 과거 문헌에서 기록된 연평균 해수면 온도자료를 분석했다. 또한, 지구 지질의 시대별로 교차 검증을 통해 각 위도의 평균 해수면 온도를 추정했다.

1700년에서 2020년 사이 해양 연체동물 발생분포 지도. 색이 어두울수록 발생량이 적다.
ⓒCurrent Biology / Cell Press

지질시대는 △초기 백악기(Berriasian-Barremian, 1억4,500만~1억2,500만 년 전) △후기 백악기(Campanian, 8,360만~7,210만 년 전) △마스트리히트세(Maastrichtian, 7,210만~6,600만 년 전) △후기 팔레오세(Paleocene, 5,920만~5,600만 년 전) △초기 에오세(Eocene. 5,600만~4,780만 년 전) △중기 에오세(4,780만~3,780만 년 전) △초기 올리고세(Oligocene, 3,390만~2,782만 년 전) △후기 마이오세(Miocene, 1,382만~530만 년 전) △후기 플라이오세(Pliocene, 330만~258만 년 전) 등 9개로 나눠 당시 온도와 생물다양성의 변화를 추적했다.

생물다양성 추적은 종(species)보다 구분하기 쉬운 속(genus)별로 조개, 바다 달팽이, 두족류 등의 연체동물 화석을 해석했다. 연체동물은 신생대 주요 해양 동물로 해양 생태계 전반 분포해 풍부한 화석기록을 갖고 있다.

스텐포드대 윌리암 가티 박사과정 연구원은 “주어진 시간에 지구의 여러 장소 온도를 기록할 수 있는 몇 가지 요소와 분자가 당시 지구의 시간과 장소의 온도를 대략 알려 준다”라고 말했다.

연체동물 껍질이 발견된 퇴적지대 ⓒWill Gearty

현대와 후기 플라이오세와 후기 마이오세에는 최대 해수면 온도가 26도로 적도 주변에서 생물다양성이 높은 경향성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 온도 범위를 넘은 초기 백악기와 에오세, 후기 플라이오세에는 적도 근처에서 생물다양성이 급격히 감소하고, 고위도로 갈수록 높아졌다.

체온과 신진대사를 외부 환경에 의존하는 해양 생물은 서식하기 적정한 온도를 찾아 북쪽이나 남쪽 수역으로 이동했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해면동물이나 움직임이 느린 불가사리와 같은 극피동물 등은 멸종위기에 처했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해석했다.

연구진은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해수면 온도 15도에서 25도 범위에서 생물다양성이 높고, 이 범위를 벗어나면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라고 설명했다.

2300년, 현재보다 해수면 온도 6도 상승

바다생물은 수백 만 년 동안 지속하는 지구 냉각기와 온난화 과정에서 적응해 왔다. 문제는 앞으로의 해수면 온도이다. 연구진은 기온 데이터 변화를 통해 2300년이 되면 해수면 온도는 팔레오세-에오세 시기와 백악기 말기에 나타난 고열 현상과 유사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와 백악기 생물다양성 및 온도 변화 예. 백악기 후기에는 연평균 기온이 37도로 현대에 비해 생물다양성이 높은 위도로 이동하는 양상을 보인다. ⓒ토마스 보그, Current Biology / Cell Press

해수면 온도가 가장 높았던 시기는 고생대 마지막 지질시대인 페름기와 중생대 시작인 트라이아스기 경계에 일어난 대멸종 시기다. 이 당시 해수면 온도는 30~40도로 추정된다.

현대에 이르러 발생한 지구 온난화는 고대의 상황과 비슷하다. 이런 상황이라면 2300년에는 용존 산소 손실과 열대 해양의 수면 온도가 최대 6도까지 오른다는 것이 연구진의 예측이다.

해수면 온도 상승은 바닷물의 산소농도를 떨어뜨리고, 탈산소화가 해양 생물의 먹이와 번식 등 해양 생태계 생물의 수명주기를 파괴한다. 고대 온난화 동안 열대 해역에서 연체동물의 종 풍부도가 감소한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구체적 예로 호주 북동 해안에 발달한 산호초인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Great Barrier Reef)’가 온도 상승에 의한 표백 현상으로 붕괴할 위험에 처해 있다. 교신저자인 예일대 지구행성 과학과 토마스 보그 박사후연구원은 “우리 모델과 과거의 극한 기온 기록에 비추어 최악의 기후 시나리오는 현대 저위도 열대 생물다양성의 50%가 손실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호주 산호초인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가 표백된 모습 ⓒ위키미디어

이번 연구에서 위도에 따른 생물다양성의 변화는 온도 이외에 대륙붕 지역과 같은 해양 환경과 계절 등의 요소를 고려하지는 않았다. 연구진은 종 손실 원인이 서식지의 물리적 변화, 서식지 생존에 악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소가 작용한다는 점에서 지속적 연구의 필요성을 밝혔다.

가티 연구원은 “이미 발생한 생물다양성 손실은 되돌릴 수 없고, 온난화를 멈출 수 있는 기한은 인간에게 달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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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1)

  • 케미 2021년 5월 19일5:58 오후

    2300년이면 해수면 온도가 지금보다 6도 상승해 기후온난화로 바다 생물종의 50% 이상이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을 한다니 무섭기도 하고 지구 환경을 지켜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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