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대한민국 과학기술대전] 과학난제도전 융합포럼서 우리 사회 직면 과제 논의
비록 코로나19로 예상치 못한 일격을 맞았지만, 오늘날 인류는 절정의 과학기술문명을 영위하고 있다. IT를 필두로 한 4차 산업혁명의 도래는 본격적인 스마트 시대를 열었고, 세포 노화의 비밀을 밝혀내 진정한 의미의 안티에이징을 꿈꾸고 있다. 우주로 가는 길은 더 넓어져 인류는 화성으로 그 발자취를 넓히고자 한다.
그러나 아직 과학으로 풀어갈 난제들은 많이 남아 있다. 암을 극복하고, 지구 온난화를 해결하며, 우주의 기원을 규명하는 등 수많은 도전이 아직 남아 있는 것. 23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과학난제도전 융합포럼’은 이렇게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풀어야 할, 한계를 뛰어넘어 세상을 바꾸는 연구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이 됐다. 이번 포럼은 ‘2020 대한민국 과학기술대전’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다.
“국가과학난제도전 협력지원단, 선도형 융합연구 지원”
먼저 성창모 국가과학난제도전 협력지원단장이 과학난제도전 연구에 대해 소개했다. 지난 2002년 영국에서 최초의 과학난제 보고서가 발표된 이래 그에 대한 관심은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암 정복, 달 기지 건설, 온난화 해결 등이 21세기 대표적인 과학난제로 꼽힌다.
과학난제의 특징은 특정 단체나 개인의 힘만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국가과학난제도전 협력지원단은 한국형 과학난제의 개념 및 성격을 정립하고 관련 연구를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사이언스올
이러한 과학난제의 특징은 특정 단체나 개인의 힘만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성 단장은 올해부터 활동을 시작한 국가과학난제도전 협력지원단(이하 지원단)을 소개하며 “기존에 시도하지 않은 혁신적 아이디어로 과학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선도형 융합연구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중요한 것은 협력이다. 성 단장은 지원단의 역할에 대해 소통을 강조하며 “평가가 아닌 협력을 통해 과학난제 해결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지원단은 향후 한국형 과학난제의 개념 및 성격을 정립하고 관련 연구를 촉진하기 위해 글로벌 트렌드 및 국내외 연구 동향을 분석해 제공하는 등 다양한 지원책을 펼칠 예정이다. 해외 연구자와의 교류를 활성화하고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의 컨설팅을 진행하는 것 역시 지원단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과학적 접근 통해 사회‧경제적 난제 풀어”
하태정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가 난제 해결을 위해 과학기술적 관점으로 문제를 바라볼 것을 요구했다. 그는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사회 문제들이 점차 복잡해지고 있다”라며 “그 해결을 위해 시스템적 관점에서 문제를 들여다보는 한편 다학제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은 난제 해결을 위한 혁신전략 연구를 통해 경제‧사회시스템적 문제에 대한 과학적 접근을 시도했다. ⓒ 사이언스올
여기서 난제란 갈등이 심화돼 오랫동안 고착화된 이슈를 말한다. 이는 각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이나 가치가 충돌하기에 조정이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오늘날의 지역 인구 감소, 생활폐기물 처리, 국방 R&D와 군 구조 개혁 등의 이슈가 여기 해당된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은 난제 해결을 위한 혁신 전략 연구를 통해 경제‧사회시스템적 문제에 대한 과학적 접근을 시도했다.
하 선임연구위원은 특히 각 이슈의 지속성, 복잡성, 불확실성을 면밀히 진단하고, 계층화 분석을 통해 관련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할 것을 제시했다. 계층화 분석이란 어떤 사안의 관련 요인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이를 반복적으로 비교하는 과정을 거쳐 합리적으로 각 요인의 중요도를 파악하는 분석법이다.
하 선임연구원은 마지막으로 “다만 국가난제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적용하는 시도에도 불구하고, 정책 대안 도출 과정에서 미흡함이 있던 것이 사실”이라고 아쉬워하며 향후 이를 보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과학 만난 전통문화, 어떻게 변할까
한편 이어진 ‘2020전통과학 e-포럼’에서는 한지, 청국장, 전통주 등 우리 고유의 전통과학과 현대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보여 많은 관심을 모았다.
그 백미는 조효숙 가천대학교 석좌교수가 진행한 ‘한복, 과학을 만나다’ 기조강연. 한복 전문가인 조 교수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전통르네상스지원단과 함께 한복 현대화를 위한 연구를 진행하며 느낀 점을 털어놓았다.
조 교수는 “한복 활성화를 위해 많은 사람을 만난 결과, 결국엔 한복의 미(美)를 담아내야 한다는 결론을 얻게 됐다”며 자연미, 품격미, 상징미, 절제미 등 한복만이 가진 고유의 장점을 계승해야 함을 시사했다.
조효숙 교수는 한복 현대화를 위해 과학기술을 활용한 소재 개발을 이어가면서도, 상징미를 비롯한 한복 고유의 장점을 계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사이언스올
조 교수는 이어 한복 현대화를 위한 투 트랙 전략을 제시했다. 하나는 최상등급 견사를 사용한 ‘고급화’, 다른 하나는 비단 대체 신소재 개발을 통한 ‘대중화’다. 조 교수는 “인견 섬유와 실크, 텐셀과 코어사 등 다양한 소재를 교직하며 한복에 어울리는 소재를 찾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고급화 전략으로는 6등급 견사로 능(綾)직물을 개발한 사례를 들 수 있다. 고려 시대에 많이 생산됐던 능직물은 구김이 적고 두꺼우며, 특유의 기하무늬가 있어 겉옷용으로 매력적인 소재다. 문제는 이러한 능직물 생산이 1970년대 이후 거의 단절됐다는 점. 다행히 조 교수가 현대 과학을 바탕으로 한복의 미를 극대화할 수 있는 역사 속 고급 직물을 재현함으로써 특유의 장점을 살릴 수 있게 됐다.
조 교수는 고급화 전략의 향후 과제로는 고급 실크사 단점 개선, 전통 직물 자원 발굴, 실용성 및 생산성 향상 등을 꼽았다.
대중화 전략으로는 조선 말기 쓰였던 사(紗)직물을 개발한 것을 꼽았다. 조 교수는 이에 대해 “한복용 직물의 가장 큰 특징인 얇고 투명함을 잘 표현하는 소재”라고 설명하며 “조직 변화에 의한 은은한 무늬 표현 역시 조선시대 직물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조 교수는 마지막으로 대중화 전략의 과제로는 물세탁 가능한 모직, 면보다 월등한 인견 등의 대중적 한복 직물 개발 등을 꼽으며 “일회성 연구가 아닌, 지속적 연구가 이어져야 한복 소재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정착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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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행성' 화성에서 고대 생명체 흔적을 확인하기 위해 로버가 활동 중이지만 이를 찾아내는 것이 예상보다 훨씬 더 어려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로버들은 약 5㎝를 드릴로 뚫고 토양과 암석 시료를 채취하는데, 화성 표면에 내리쬐는 우주선(線)으로 고대 생명체 흔적이 있었다고 해도 모두 분해돼 적어도 2m 이상 파고들어야 하는 것으로 제시됐기 때문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고더드 우주비행센터의 알렉산더 파블로프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화성 환경 조건을 만들어 고대 생명체의 증거가 될 수 있는 아미노산의 분해를 실험한 결과를 과학저널 '우주생물학'(Astrobiology)에 발표했다.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억제 목표인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상 오르면 절정을 찍고 다시 떨어진다고 해도 이후에도 수십년에 걸쳐 생물다양성을 위협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왔다. 지구촌이 합의한 기온 상승 억제 목표를 최종적으로 달성해도 중간 과정에서 이를 넘어서면 파괴적 영향이 이어지는 만큼 일시적으로라도 이를 넘어서지 않도록 시급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과학종합캠프인 '제1회 청소년과학대장정'에 참가할 중학생 100명을 28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모집한다고 27일 밝혔다. 과학대장정은 우주·항공 분야와 기후·에너지 분야 등 2개 주제로 진행되며, 학생들은 8월 9일부터 13일까지 4박 5일간 전국 출연연, 대학, 기업, 과학관, 공공기관 등을 탐방한다.
전남대학교는 허민 교수(지구환경과학부·한국공룡연구센터장)연구팀이 익룡의 군집 생활을 증명해 주는 발자국 화석을 세계 최초로 발굴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팀은 최근 중생대 백악기에 만들어진 전남 화순군 서유리 공룡 화석지에서 2∼6㎝ 크기의 익룡 발자국 350여개가 무더기로 남아있는 화석들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익룡 발자국들은 거의 빈틈이 없을 정도로 빽빽하게 밀집돼 있으며, 앞·뒷발이 선명하게 보일 만큼 보존 상태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북서쪽으로 약 40㎞ 떨어진 '스테르크폰테인(Sterkfontein) 동굴'은 인류의 공통 조상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속(屬) 화석이 가장 많이 발굴돼 '인류의 요람'으로 알려져 있다. 1936년 첫 발굴이후 '미시즈 플레스'(Mrs. Ples)와 '리틀 풋'(Little Foot) 등 인류사 연구에 중요한 단서가 된 화석들이 잇달아 나왔으며 199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잉여 영양분을 세포 안에 축적해 살이 찌게 하는 '백색 지방세포'를 영양분을 태워 없애는 '갈색 지방세포'로 바꾸는 방법을 국내 연구진이 찾아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생명과학과 고명곤 교수팀이 전북대 안정은 교수팀과 공동으로 TET(Ten-eleven translocation) 단백질을 억제하면 백색 지방세포가 갈색 지방세포화 되고, 기존 갈색 지방세포는 더 활성화돼 열량 소비를 촉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26일 밝혔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는 말처럼 몸에서 나는 냄새가 비슷한 사람끼리 서로 알아보고 친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과학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친구를 맺은 사람들이 낯선 사람들보다 체취가 비슷할 가능성이 높으며, 냄새 판별 기기인 전자코(eNose)를 통해 체취를 확인하면 서로 낯선 두 사람이 친구가 될 수 있는지도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케미가 맞는다'라는 말을 많이 해왔는데 실제로 후각 차원에서 화학(chemistry)이 작용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