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2061 프로젝트와 ‘모두를 위한 과학’

[TePRI Report] 연구개발뿐 아니라 과학문화·교육도 중시해야

오늘날 미국은 세계 최강국이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1776년에 독립한 신생국가에 불과하다. 250년도 채 안 되는 역사를 갖고도 내로라하는 열강을 제치고 막강한 국력을 자랑하는 강국이 될 수 있었던 저력은 바로 과학기술에 있다. 미국이 최강대국이라는 이야기는 우선 미국의 연구개발과 첨단 기술 수준이 세계 정상이라는 것이다. 이런 과학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국은 정치, 경제, 문화면에서도 최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

국가별 과학기술 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척도 중 하나인 노벨과학상 수상자수를 보면, 미국은 단연 선두를 달리고 있다.

2019년까지 역대 노벨과학상 수상자는 모두 616명이다. 이중 미국은 수상자 271명을 배출했는데, 이는 전체 수상자의 44%다. 노벨과학상을 다수 배출한 기관을 보더라도 하버드대(1위), 스탠퍼드대(2위), 캘리포니아공과대(4위), MIT(6위) 등 미국이 최상위권을 독식하고 있다. 국가별 수상자 2위는 영국(90명)이고, 3위는 독일(70명)이다. 4위는 프랑스(34명), 5위는 일본(24명), 6위는 스위스(19명), 7위는 스웨덴(17명)이다. 그런데 2위부터 7위까지 6개 국가의 수상수를 다 합해도 미국 한 나라에 못 미친다. 가히 압도적이라고 할만하다. 매년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고 있는 미국은 올해에도 9명의 수상자 중 4명을 배출했다.

이런 과학강국 미국의 힘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그 답은 아마 연구개발에 대한 과감한 투자, 체계적인 인재양성 및 과학교육 혁신 시스템, 그리고 과학기술에 대한 전사회적인 관심, 합리적인 과학정신을 중시하는 사회 문화 등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역대 노벨상 수상자가 가장 많은 국가는 ‘미국’이며 그 뒤를 영국이 따르고 있다. ⓒ 게티이미지

여기서 우리가 눈여겨봐야 하는 것은 미국이 연구개발 강국일뿐만 아니라 과학문화나 과학교육에 있어서도 최강대국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과학기술경쟁력 중 연구개발(R&D)만 살펴봐서는 안 된다. 오히려 과학연구와 기술개발이 꽃을 피울 수 있게 한 교육과 문화라는 저변의 힘에 주목해야 한다.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 American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Science)의 ‘2061 프로젝트(Project 2061)’다. 이 프로젝트는 17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과학문화단체 미국과학진흥협회(AAAS)가 추진하는 중장기 대국민 과학소양제고 프로젝트다. AAAS는 1848년에 설립됐고 과학자, 엔지니어, 과학교육전문가 등이 참여해 ‘과학, 공학, 혁신의 진흥’을 추구하고 있는 과학단체인데, 1985년 전 국민의 과학소양 함양을 위한 ‘2061 프로젝트’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태양 주위를 도는 핼리혜성(Halley’s comet)은 76년을 주기로 태양 주위를 돌다 지구에 근접하는데, 1985년은 핼리혜성이 지구에 근접했던 해다. 핼리 혜성이 다시 지구에 근접하는 2061년까지는 모든 미국 시민이 미래사회에 필요한 과학소양을 갖추게 하겠다는 중장기국가계획이 바로 ‘2061 프로젝트’다. ‘미래세대를 위한 과학교육 표준’도 만들고, 모든 미국인을 위한 과학을 표방하면서 시민으로서 반드시 알아야 할 과학소양의 기본 내용도 간추려 제시했다.

과학기술경쟁력은 연구개발(R&D)과 함께 과학문화와 교육의 영향력이 중요하다. ⓒ게티이미지

이 야심찬 프로젝트는 여러 가지 점에서 정말 놀랍다. 우선, 핼리혜성의 주기처럼 76년을 내다보면서 중장기적인 국가계획으로 추진된다는 점이고, 두 번째, 이 프로젝트의 슬로건 ‘모두를 위한 과학(Science for All)’처럼 모든 시민들이 과학적 소양을 갖게 하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설정했다는 것이다. 세 번째, 이런 국가 과학소양 제고 계획을, 정부가 아니라 과학진흥협회와 같은 민간단체가 주도하고 있고, 여기에 수많은 과학자들이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과학강국 미국에게서 배울 점은 창의적 연구개발만이 아니다. 사회 전체가 과학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고, 정부, 민간, 기업, 과학기술인, 과학교육계가 국가 과학교육 혁신을 위해 함께 애쓰는 점, 무엇보다 과학자들 자신이 소명의식을 갖고 사회발전에 적극 참여한다는 점 등은 우리가 벤치마킹하고 배워야만 한다.

* 이 글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서 발간하는  ‘TePRI Report’ 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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