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넓고 천재는 많다. 20세기 들어 인류 역사상 세상을 놀라게 한 ‘천재들’은 많다. 하지만 그중에서 천재가 꼽는 천재는 흔하지 않다. 수학계에서도 ‘반신’이라 불리는 천재들이 있다.
컴퓨터의 아버지라 불리는 존 폰 노이만(John von Neumann)과 인도의 천재 수학자 스리니바사 라마누잔(Srinivasa Ramanujan)은 ‘천재가 알아본 천재’라고 할 수 있다.
학문의 경계를 무너뜨린 천재 ‘폰 노이만’
존 폰 노이만은 천재가 인정하는 명실상부 ‘천재 중 천재’다.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유진 위그너(Eugene Wigner)에게 기자가 수상 소감을 물으며 “헝가리에 천재가 많은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냐”고 묻자 즉시 “천재가 많다고? 진정한 천재는 폰 노이만뿐”이라고 단언한 일화는 폰 노이만의 천재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유진 위그너는 1963년에 ‘원자핵과 기본 입자에 관한 이론과 기본 대칭 입자의 발견’에 관한 공로로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그런 그가 인정한 천재가 바로 폰 노이만이다.
천재들이 흔히 그렇지만 폰 노이만은 어릴 때부터 남달랐다. 그는 9살 때 미적분을 풀었다. 12살에는 정수론을 깨쳤다. 정수론은 유리수, 실수, 복소수는 가지지 않는 정수만의 특성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정수의 첫 번째 이론은 학창 시절에 배우는 최대공약수와 최소공배수에서부터 출발한다. 폰 노이만이 통달한 정수론은 과거에는 관심이 적은 학문이었다. 하지만 컴퓨터가 발달하면서 정수론은 암호학으로 쓰임이 확장되면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게 된다.
폰 노이만이 훗날 ‘컴퓨터의 아버지’라 불리게 되는 것도 어릴 때부터 정수론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컴퓨터에 관심이 생긴 것이 아닐까.
폰 노이만의 연구에는 경계가 없었다. 그는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였으며 화학자, 경제학자, 컴퓨터 공학자로 이름을 날렸다. 간단히 주요 업적을 살펴보자면 게임이론, 폰 노이만 구조, 미니 맥스 원리, 폰 노이만 대수, 폰 노이만 엔트로피 등 학문의 경계를 뛰어넘는 연구들이다.
그는 양자역학, 위상수학, 집합론, 해석학, 기하학, 경제학, 통계학 등 다양한 학문에 걸쳐 업적을 남겼다. 그는 일생 동안 150개의 논문을 남겼는데 순수 수학이 60편, 물리학 20편, 응용수학 60편이었다.
그는 경제학 이론인 게임이론을 경제학자 오스카 모겐스턴과 공동 창시했다. 이들은 1944년 경제학에 게임이론을 응용한 최초의 도서 ‘게임이론과 경제적 행동(Theory of Games and Economic Behavior)’을 출판했다. 이 책은 이후 경제학자 존 내시 등에 의해 발전 연구되며 게임이론 역사의 시발점이 된다.
폰 노이만의 천재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7개 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었으며 컴퓨터 연구에 뛰어들어 이진법, 프로그램 내장 방식 등 컴퓨터의 기본적인 골격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컴퓨터를 이용해 기상예측을 처음 시도한 것도 폰 노이만이다.
신이 모든 지성을 폰 노이만에게 쏟아붓고 일찍 퇴근했다는 우스갯소리가 우습게만 들리지 않는 대목이다.
빈민가 출신 비운의 수학 천재 ‘라마누잔’
수학자이자 과학자, 경제학자면서 컴퓨터공학자이기도 한 존 폰 노이만이 학문의 경계를 파괴한 수학 천재라면 인도의 수학자 라마누잔은 당시 명망 높은 수학자 고드프리 헤럴드 하디 교수가 꼽은 최고의 수학 천재다.
스리니바사 라마누잔(Srinivasa Ramanujan)은 인도 마드라스 빈민가에서 태어난 비운의 수학 천재다.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폰 노이만이 뼛속까지 ‘금수저’였다면 라마누잔은 ‘흙수저’였다. 그의 천재성을 알아본 천재가 바로 영국 왕립학회의 고드프리 헤럴드 하디(G.H Hardy) 케임브리지 대학교수다.
그는 진흙 속에서 진주를 캐어내듯 라마누잔의 천재성을 발견해 그를 수학자로 이끌어낸다.
라마누잔 또한 어린 시절부터 비범했다. 그는 14세에 자신의 집에서 하숙을 하던 가버먼트 대학생들과 토론을 할 정도로 수학적 재능을 보였다. 친구들과 교사들은 그의 수학적 재능에 탐복했다.
수학에만 열중하던 라마누잔은 가버먼트 대학의 장학생 자격을 박탈당하고 파사이아파스 대학에서 공부를 이어가던 중 병리학에 낙제점을 받게 되어 더 이상 파사이아파스 대학도 다닐 수 없게 된다.
돈이 문제였다. 수학적 능력이 뛰어났지만 아무도 그의 수학적 재능을 알아주지 않았다. 결혼까지 하게 되면서 더욱더 공부에만 매진하기 어려웠다. 라마누잔은 돈벌이를 위해 거리를 헤매던 중 영양실조로 쓰러지기까지 한다.
체계적으로 수학을 공부할 기회가 없던 그였지만 언제나 미지의 수학 난제를 풀어왔던 라마누잔. 마침내 5~6년 동안 석판에 지우고 쓰며 스스로 발견한 수학 공식들이 인도수학협회보에 실리게 되면서 그의 이름이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한다.
“평생 수학만 공부하고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마누잔의 소원은 일평생 수학 문제만을 푸는 것이었다. 그는 하디 케임브리지 대학의 교수에게 직접 편지를 쓴다.
당시 그의 나이는 23세. 라마누잔이 직접 발견한 수학 공식을 적은 노트는 학계에 유명세를 치르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라마누잔을 18세기 저명한 수학자 레온하르트 오일러(Leonhard Euler)나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위대한 수학자 아이작 뉴턴(Isaac Newton)에 비견하기도 했다.
하디 교수를 통해 케임브리지에 오게 된 라마누잔은 수학 문제만 하루에 20시간씩 파고들며 행복해했다. 폐결핵에 걸려 34살의 젊은 나이에 죽는 그날까지 그는 수학 문제에만 열중했다.
라마누잔이 만들어낸 이론은 수학을 넘어 화학, 컴퓨터, 의학까지 폭넓게 이어진다. 그는 죽으며 네 권의 노트를 남기는데 자신이 발견한 공식 수천 개가 빼곡히 적힌 노트였다.
라마누잔의 공식은 완벽했지만 증명이 없었다. 천재들의 속성이 그렇다. 그냥 너무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증명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그는 공식을 증명하기 위해 시간을 허비할 수 없었다고 한다. 사후 100년이 넘은 지금도 많은 수학자들이 그의 완벽한 공식을 증명하기 위해 아직도 땀을 흘리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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