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20대 과총, 국민과 함께하는 열린 과학기술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

[과학과 기술 인터뷰대담] [과학과기술 인터뷰대담] 이우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대 담> 이우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김문조 고려대학교 명예교수(과학과기술 편집위원장)

604개 회원단체의 연합체 형태인 과총은 회원 중 학회만 394개, 학술단체 소속된 회원은 40만 명에 이르는 거대 규모의 조직이다. 과총의 제20대 사령탑이 된 이우일 회장은 인터뷰를 통해 영예인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있다는 취임 소감을 전하며, 지난 1년간 차기 회장으로서 구상한 20대 과총의 비전과 세부 실천 방안을 제시하였다. ‘국민과 함께 공유하며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열린 과학기술 플랫폼’을 지향하는 과총 이우일 회장의 비전과 전략을 듣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이우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김문조 지난 2020년 2월 27일 저희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 집현실에서 과총 회장 이취임식이 있었습니다. 코로나 사태를 감안해 행사를 임직원 중심으로 간략히 치렀습니다만, 이 자리를 빌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제 20대 회장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우선 취임 소감을 간략히 들려주셨으면 합니다.

이우일 과총 제20대 회장으로 취임하게 되어 영예인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대변혁의 물결과 함께 도래한 불확실과 혼돈의 시대(Age of Bewilderment)에 있습니다. 미래에 대한 과학기술계의 역할과 사회적 소명은 점점 확장되고, 과총 역시 새로운 도전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과총은 국내 과학기술 600여 개의 단체가 속해 있으며, 학술단체의 소속된 회원만 해도 40만 명에 이르는 거대 규모의 조직입니다. 이렇게 큰 조직의 역량을 어떻게 결집하고, 이끌어 낼 것인가, 또 다양한 목소리를 어떻게 수렴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과총의 일차적 과제입니다. 이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소통’이 핵심인 것 같습니다. 저는 과총이 세대, 분야, 지역, 국가 그리고 산업 간 교류와 융합이 발생하는 열린 과학기술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고 보고 과학기술인 누구나 참여하는 마당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더 가까운 곳에서 귀를 열고 전방위적 ‘소통’을 실천하여 과학기술인을 넘어 국민과의 공감대를 만들어 가는 과총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문조 말씀 그대로 이제는 과학기술 없이 미래를 논할 수 없는 시점이 된 것 같습니다. 이 같은 전면적 변혁의 시대에 맞는 과총의 방향과 전략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이우일 20대 과총의 슬로건을 ‘국민과 함께 공유하며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열린 과학기술 플랫폼’이라고 정했습니다. 차기 회장 시절을 보내며 여러분들의 조언을 수렴하며 과총의 나아갈 길을 구상한 것은 다음 네 가지로 압축할 수 있겠습니다.

첫 번째는 과학기술 혁신 생태계의 활성화입니다. 학문 간, 분야 간, 세대 간 흩어진 혁신주체들의 소통과 협력을 촉진하여 과총을 소통, 융합, 혁신이 살아 숨 쉬는 집단지성의 플랫폼을 만들겠습니다. 이를 위해, 과학기술 각 분야가 참여하는 정례적 소통협의회를 출범 시켜 과학기술 생태계 현안과 중장기 국가정책 방향을 공동으로 논의해 나가고자 합니다. 아울러 과총의 600여 회원단체의 참여를 강화하는 상향적 방식의 사업을 적극 도입하겠습니다.

두 번째는 미래세대의 참여 강화입니다. 원로의 경륜, 시니어의 리더십과 어우러진 청년 세대의 도전정신이 과총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입니다. 젊은 인재의 창의적 도전을 지원하고,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젊은 과총으로 과감하게 변화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 문턱을 낮추고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콘텐츠들을 가능한 한 많이 과총에 도입하려고 합니다.

세 번째,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과총입니다. 김명자 전임 회장님께서도 이 점을 간파하시어 미세먼지와 플라스틱 이슈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국민적 공감대를 마련하고 과학기술의 사회적 역할을 환기하셨지요. 최근 전 세계적인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신종 감염병 문제가 인류 난제로 떠올랐고 기후, 환경 등의 분야에서도 과학기술적 해법 마련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제 과학기술의 역할이 국민의 삶의 질 향상으로 보다 확장됐음을 체감합니다. 과총은 ‘사이언스 오블리주’의 소명과 사회적 책무를 실천할 수 있도록 진력해야 할 것입니다.

한편, 과총의 새 도약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사이언스플라자 건립의 성공적인 마무리에도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이곳을 시민 누구나 과학문화를 누리고 즐길 수 있는 과학문화 공간이자, 다양한 전문가와 일반 시민이 함께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는 열린 마당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끝까지 애정 어린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이우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은 과총이 세대, 분야, 지역, 국가 그리고 산업 간 교류와 융합이 발생하는 열린 과학기술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고 보고 과학기술인 누구나 참여하는 마당을 마련하고자 한다는 뜻을 전했다. ⓒ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김문조 소통할 수 있는 열린 마당, 국민과 함께 공유하는 플랫폼 등 회장님의 말씀마다 ‘소통’에 주력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소통을 각별히 강조하시는 이유가 있으신지요.

이우일 제가 학교에서 오랫동안 학생들과 또 교원들과 호흡하면서 조직의 신뢰가 소통을 통해 견고해진다는 점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과총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조직의 구성도 다양하고, 입체적입니다. 또 국민 생활과 과학기술이 밀접해지면서 소통 범위도 보다 넓어지고 있고요. 또 앞으로 다양한 사회 현안에 대해 과학기술적 해답을 찾는 일은 점점 많아질 것으로 보이고 그 가교가 돼야 하는 과총의 역할도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과학기술계 의견이 신뢰를 얻으려면 우선 국민과의 교감이 선행돼야 할 것입니다. 그동안 과학기술은 전문가 영역이라는 통념이 지배적이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19의 감염 확산에서도 알 수 있듯 과학기술은 인류의 삶과 굉장히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최근 감염병을 소재로 한 할리우드 영화를 보다 인상 깊은 장면이 있었습니다. “바이러스가 퍼지면 다 죽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주인공의 체념 섞인 말에 상대가 “걱정하지 마, 우리에겐 미국립보건원(NIH)가 있잖아”라고 대답했습니다. ‘미국인들이 NIH에 대한 신뢰도가 상당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미국 사회 내에서 NHI와 미국 국민 간의 지속적인 소통이 있었고, 그 소통에서 얻는 정보가 신뢰로 이어졌기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된 것일 테니까요.

최근 온라인상의 허위정보 생산과 유통은 범세계적으로도 중요한 사회적 현안이 되고 있습니다. 즉 가짜 뉴스(Fake news)에 대한 문제가 심각한 수준입니다. 의사이자 통계학자요 세계적 석학으로 꼽히는 한스 로슬링은 팩트풀니스(Factfulness)라는 저서에서 팩트를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사실을 정반대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최근 현상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과학기술계의 역할은 더욱 명확해집니다. 과학적 사실에 기반한 객관적 데이터를 사회에 제공하고, 거짓 정보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왜곡된 정보가 국민에게 불안을 안겨 사회적 혼란이 야기되지 않도록 ‘팩트체커’로 나서야 할 것입니다. 과학기술이 국민 삶의 질을 좌우하는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를 사회적 책무로 받아들이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다가가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따라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확한 데이터를 쌓고, 국민이 과학에 흥미와 관심을 가지고 접근 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해야 합니다.

김문조 취임사에서 밝히신 구상 가운데 ‘미래 세대 참여 강화’에 대한 의지가 돋보입니다. 과총 집행부의 30%를 여성과 젊은 인재들로 채우겠다는 공약을 제시하시고, 취임 전 여러 인터뷰를 통해서도 ‘미래 세대의 참여 강화’를 강조해 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계획을 좀 상세히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이우일 인구 절벽 시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제대로 대응하려면 젊은 연구자와 여성과학기술인의 참여는 필수입니다. 그간 과총도 노력해 왔지만, 아직 취약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과총도 여성 회장님을 배출했고, 여러 영역에서 여성과학기술인, 청년과학도의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청년들이 찾아오고 싶은 과총이 되려면, 과총이 이들에게 매력과 흥미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젊은 연구자들이 토론 청중으로만 참석하거나 기획의 일부 참여로만 그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러한 탑다운 방식으로는 젊은 연구자들의 흥미를 이끌어낼 수 없습니다. 젊은 과학기술인들이 직접 사업이나 이벤트를 설계하고 중심이 돼서 활동하는 바텀업 방식의 새로운 마당을 만들겠습니다.

이를 위해, 미래세대가 직접 사업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40대 중심의 ‘(가칭)미래세대위원회’를 조직하여 젊은 과학기술인 여러분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자 합니다. 제가 최근까지 학교에 있으면서, 학생들에게 공대-미대 간 디자인 연계 전공과 음대-미대 협동의 융합 교과목을 개설해 보았습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상황에서 발휘되는 청년들의 참신한 기획력과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혁신과 융합의 시대 속에서 우리도 미래세대의 감각을 배워가야 합니다.

김문조 과총의 숙원 사업으로 여겨온 사이언스 플라자의 완공 역시 임기 내에 치르시게 될 큰 과업이라고 되리라고 봅니다. 시민과 과학기술인 모두가 더불어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고 싶으시다는 견해를 피력하셨는데, 한두 가지 대표적인 것을 좀 소개해 주셨으면 합니다.

이우일 2021년 완공 예정인 ‘사이언스 플라자’를 개방적 교류의 장으로 꾸미고 싶습니다. 과학기술계와 인문사회계가 교류하고, 젊은 연구자와 선배 연구자들이 협력하며, 과학기술인과 대중들이 모여 상호 소통하는 장으로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공간 구성에 있어서도, 회원단체와 의견을 나누며 결정해 가야 할 부분이지만 기존의 칸막이 사무실이나 정형화된 회의장보다, 협력하여 시너지를 만들 수 있는 공유 오피스 개념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한, 과학을 사랑하는 시민 누구나 찾아오고, 찾아오는 시민들은 과학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는, 그러한 시민의 삶과 함께하는 열린 과학문화의 공간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완공까지 많은 분의 지혜와 협력이 절실합니다. 모쪼록 저희 과총이 과학기술을 대표하는 공간이자 여러분 모두의 공간이라는 점을 잊지 마시고, 많은 관심과 조언 당부드립니다.

김문조 귀한 말씀 감사드립니다. 오늘 밝혀 주신 포부 못지않게 회장님에 대한 과학기술계의 기대가 큰 것 같습니다. 과총의 혁신과 재도약을 향한 회장님의 노력이 큰 결실을 맺기를 기대하면서, 과학기술계와 회원 여러분께 마지막 한 말씀 부탁 올리고자 합니다.

이우일 대외적 목표도 중요하지만 저는 기관의 비전과 미션을 내부적으로 공유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총의 회원단체, 임원진 그리고 사무처 모두 과총이 어떤 방향을 향해 나아가야 할지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향점을 향해 한마음으로 움직이려면 여러분과 제가 열린 마음으로 ‘소통’을 해야겠지요. 언제나 열린 과총으로 찾아와 조언해 주시고, 동참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국민과 함께하는 열린 과학기술 플랫폼’은 회원 여러분의 공감과 참여가 주어질 때 실현될 수 있습니다. 과총의 주인이 바로 여러분임을 항시 유념해 주셨으면 합니다.

* 이 글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에서 발간하는 ‘과학과기술’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602)

뉴스레터 구독신청
태그(Tag)

전체 댓글 (0)

과학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