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20년 후 세계 최대 ‘차드 호수’ 사라져

‘사라지는 호수’ 녹색교육 교사연구회

2012.04.18 00:00 이강봉 객원기자

중부 아프리카에 있는 차드 호수(Lake Chad)는 한 때 세계에서 가장 큰 호수였다. 약 250만 년 전에 생성돼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그런데 이 차드 호수가 급속히 작아지고 있다. 1960년대 2만6천km2에 달했던 호수 면적이 지금 5천km2로 좁아졌다.

강수량이 줄어든 데다 호수로 흘러드는 강물을 뽑아 사용하면서 호숫물의 양이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상은 지구온난화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를 말해주는 척도가 되고 있다.

▲ 사막화된 차드 호수 주변지역. 물을 얻기 위해 우물을 파야 한다. ⓒ사라지는 호수


강원도 교동초등학교의 박찬수 교사와 사북초등학교의 이상걸 교사, 경기도 포천초등학교의 박재용 교사는 국토순례 동아리에 참여하고 있는 선·후배 관계로 평소 열악한 환경교육 교재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환경교재 만들기 위해 직접 오지탐험 나서

그러던 중 지난해 10월 한국과학창의재단(이사장 강혜련)의 ‘글로벌 녹색성장교육 교사연구회’ 연구프로젝트 공모 소식을 듣게 되고, 곧 ‘사라지는 호수’란 명칭의 교사연구회를 결성한 후 차드호수 방문 계획을 세운다.

전문 탐험가도 아닌 교사들이 오지 중의 오지라고 할 수 있는 차드 호수를 방문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호수가 있는 나라 차드는 한국인 방문객이 연간 5명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여행하기 힘든 나라다.

문맹률이 90%에 이르고 어린 아이들이 수시로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세계 최빈국이다. 더구나 차드 호수는 이 나라 사람들도 방문하기 힘든 오지로 여행객들에게 항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그런데 이들 3인의 교사가 오지 탐사에 도전한 것이다.

교사들은 차드 호수와 함께 인근 지역의 킬리만자로를 함께 방문키로 했다. 킬리만자로 역시 만년설이 급속히 줄어들고 있는 환경재난 지역이다. 어려운 일이지만 만년설을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심사위원들도 이들의 용기를 높이 평가하며, 교사연구회 ‘사라지는 호수’의 차드 호수 탐사계획을 승인했다.

▲ ‘사라지는 호수’ 연구회 교사들이 차드 칼리와 초등학교에서 연구수업을 하고 있다. ⓒ사라지는 호수


3인의 교사가 여러 경로를 거쳐 차드 은자메나에 도착한 날은 지난 1월 9일이었다. 도착 직후인 1월 10일은 현지 학교에서 연구 수업을 실시했다. 이상걸 교사는 미술 수업을, 박재용 교사는 한국의 민속놀이를 소개했다.

1월 11일부터 차드 호수 주변 도시들을 순차적으로 방문했다. 첫째 날은 사막도시인 마오(Mao)를, 둘째 날에는 사막이 된 도시 리와(Riwa)를, 셋째 날에는 호숫가 도시인 볼(Bol)을 방문했으며, 마지막 날인 1월 14일에는 차드 호수를 탐사한 뒤에 은자메나로 돌아왔다.

처음 본 차드 호수의 모습은 푸른 신록이 펼쳐지고 꽃이 피어 있는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주변 마을에서는 빨래를 하는 여인들, 한가롭게 풀을 뜯는 말, 호수에서 고기를 잡아 돌아가는 어부, 외국인을 보고 신기해하는 아이들, 메카를 향해 절을 하고 있는 노인들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호수의 다른 주변을 자세히 살펴보니 풀 한 포기 나지 않은 회색빛 땅이 보였다. 더 멀리는 황량한 사막이 펼쳐졌다. 평화로운 마을이 점차 사막화되고 있었다. 현지인을 만나 그곳 상황을 직접 탐문했다.

“호수 물이 없어지는 것은 모든 것의 파괴…”

마을 주민에 의하면 현재 차드 호수의 면적은 5천km2에 불과하다고 했다. 하지만 예전에는 사막이 된 도시 리와(Riwa)까지 모두 호수였다는 것. 교사들이 방문한 도시 볼(Bol) 역시 호수였다. 전부 물로 덮여 있었다. 그러나 이곳도 물이 줄어들어 앞으로 20년 후면 차드의 모든 호수 물이 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호수가 사라지는 반면, 호수 인근지역 인구는 더 늘어나고 있다. 호수 면적이 줄어들면서 호수 가까이로 삶의 터전을 옮기고 있기 때문이다. 마을 주민은 물을 구하기 위해 차드는 물론 다른 나라에 살고 있던 종족들까지 몰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차드 호수를 이용하고 있는 나라는 차드 외에 카메룬, 나이지리아, 니제르가 있다.

▲ 킬리만자로 정상에 있는 만년설. 지구온난화로 인해 만년설이 점차 줄어들고 있어 인근 지역 주민들의 식수난이 더 심각해지고 있다.


물이 줄어들면서 호수 속의 물고기도 급격히 줄어들었다. 때문에 많은 어부들이 생계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마을 주민은 “호수의 물이 없어지는 것은 모든 것의 파괴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은 이처럼 물이 줄어들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 ‘온도 상승’을 꼽았다. “예전과 다르게 지금은 아주 더운 날씨가 나타나고, 온도 자체가 평균적으로 많이 올라갔다”는 것이다.

또한 이 곳 상황을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드의 대통령이 차드 호수 문제에 대해 수시로 이야기하고 있으며, CNN 같은 방송국에서도 직접 취재를 온다”며 “차드 한 나라에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선진국들이 차드 호수로 와서 생태계를 복구해줄 것”을 주문했다.

1월 19일에는 킬리만자로를 방문했다. 산 정상에 있는 만년설의 모습을 직접 탐사하기 위한 것으로 4일간의 등반을 통해 1월 23일 새벽 6시경 해발 5천896m인 정상에 도착했다. 그리고 이곳에서 사라져가고 있는 만년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교사연구회 ‘사라지는 호수’는 차드호수와 킬리만자로 탐방기를 편지 형식으로 상세히 기록하는 한편 동영상 촬영을 병행했다. 이 기록들은 현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의뢰한 출판사와 공동으로 도서출판 과정을 진행중이다.

영상 콘텐츠는 학교에서 활용이 가능한 비디오로 제작했는데, ▲사막도시를 가다 ▲사라진 어촌도시 리와 ▲아프리카 생명수 차드호 ▲녹아내리는 킬리만자로 만년설 ▲아프리카의 학교 ▲주 케냐 한국대사관 김찬우 대사 인터뷰 ▲UNEP 등 흥미진진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현재 연구회 교사들은 자료를 종합해 학습지도안을 만들고 있다. 이 지도안으로 과학, 사회 등 다양한 과목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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