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장수인, 특별한 장내 세균 보유

강력한 항균 특성 지닌 2차 담즙산 생성

100세 이상 장수하는 사람들은 특정 세균의 감염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특별한 장내 세균을 지니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 7월 29일자에 발표된 이 연구 결과는 만성염증과 세균성 질환을 치료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장에 사는 세균 및 기타 미생물 집단은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면 장내 세균의 다양성이 부족한 노인들의 경우 허약함과 관련이 있다. 그런데 장내 세균의 종류 및 다양성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변한다.

100세 이상 장수하는 사람들은 특정 세균의 감염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특별한 장내 세균을 지니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일본 게이오대학과 미국 MIT·하버드 등의 공동 연구진은 100세 이상 장수하는 사람들은 건강에 기여하는 특별한 장내 세균을 지니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실제로 100세인들은 그렇지 않은 노인들에 비해 만성질환과 감염의 위험이 낮은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일본의 100세 이상 노인 160명(평균 연령 107세)으로부터 수집한 대변 샘플을 이용해 장내 미생물을 분석한 후 85~89세 112명, 21~55세 47명으로부터 수집한 샘플과 비교했다.
그 결과 연구진은 100세 이상 노인들이 다른 두 연령대에서는 볼 수 없는 뚜렷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예를 들면 특정 종의 장내 세균이 더 풍부하거나 부족했던 것이다.

나쁜 세균 성장 억제하는 물질 수치 높아

연구를 주도한 게이오대학의 케냐 혼다(Kenya Honda) 교수는 “이번 연구는 특정 장내 세균과 100세 이상 장수인 간의 연관성만 파악했을 뿐이며, 이 세균이 사람의 수명을 연장하는 데 기여한다는 사실은 증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연구진은 세 집단의 장 대사물을 분석한 결과, 100세 이상 노인은 다른 두 그룹에 비해 장내 세균의 대사에 의해 생성되는 2차 담즙산의 수치가 현저히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쓸개즙이라고도 불리는 담즙은 간에서 만들어져 담낭에 저장되는 녹갈색의 액체이며, 담즙산은 특히 지방의 소화를 돕는 담즙의 화합물이다. 간에서 생성된 담즙산은 장으로 방출되는데, 장내 세균은 이를 화학적으로 변형시켜 2차 담즙산으로 만든다.
그런데 100세 이상의 장수인들의 경우 이소알로리토콜릭산(isoalloLCA)이라고 불리는 2차 담즙산의 수치가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진은 2차 담즙산의 수치가 매우 높은 110세 노인의 세균주를 검사한 결과, 이소알로리토콜릭산을 생성하는 것은 ‘Odoribacteraceae’과에 속하는 세균임을 알아냈다.
연구진은 이소알로리토콜릭산이 장에서 나쁜 세균의 성장을 억제할 수 있는 강력한 항균 특성을 지닌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실험용 접시와 생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이소알로리토콜릭산은 인체의 장에서 상존하면서 장염을 일으키는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균(clostridium difficile)’의 성장을 늦추었던 것이다.
또한 이소알로리토콜릭산은 병원 환경에서 감염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항생제 내성균의 일종인 ‘반코마이신내성 장구균(vancomycin-resistant enterococci)’의 성장도 억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연구 결과는 이소알로리토콜릭산이 나쁜 세균의 성장을 막음으로써 장의 건강에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건강 향상시키는 프로바이오틱스 개발 가능해

이에 대해 케냐 혼다 교수는 “이러한 세균이나 담즙산이 사람들에게서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균의 감염을 치료하거나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만약 담즙산을 생성하는 세균이 장의 건강에 기여한다면, 언젠가 이 세균은 인간의 건강을 향상시키기 위한 프로바이오틱스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주장했다. 연구진은 이 세균이 독소를 생성하지 않고 항생제 내성 유전자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안전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마이크로바이옴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일본 게이오대학의 케냐 혼다 교수. ©Keio University

100세 이상의 장수인들이 어떻게 이처럼 유익한 장내 세균을 얻게 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유전과 식단 모두 인간의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는 실험 참가자들의 식습관, 운동습관, 약물 사용에 대한 정보 수집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때문에 연구진은 이런 요소 모두가 장내 미생물에 영향을 미치고 그 연관성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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